“낙동강은 지금 독극물이 흐른다”

낙동강 국민 체감 녹조조사단 결과 발표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2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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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농산물·수돗물에 이어 바다에서도 녹조 독소 검출

알츠하이머 치매 유발 녹조 신경독소 다대포 해수욕장서 검출

논물에서도 고농도 발암물질 녹조 독소 검출

4대강사업 환경재난이 사회재난으로 확산

대학하천학회,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비례) 등은 25일 서울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낙동강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이번에 진행된 현장조사의 조사단장인 박창근 대한하천학회 회장은 기자회견에 참석,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의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박 회장은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은 최대 5,000ppb인데, 미국의 경우 20ppb에도 물과 접촉할 수 있는 활동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에 200배가 넘는 수치에도 큰 문제없다며, 정수하면 괜찮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의 이러한 태도로 국민들은 녹조 핀 물에서 버젓이 레저를 즐기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과 낙동강의 안전을 위해서는 이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그간 낙동강 녹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음에도 정부는 마땅한 해결방안을 실행하지 못했으며, 시행하고 있는 조사나 분석 등은 신뢰성, 정확성도 부족하고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밝혀주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은 시민사회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번 현장조사도 그러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강 대표는 “부산시민으로서 부산의 어민에게 증언을 들었는데, 낙동강을 넘어 연안 해안까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등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낙동강의 문제는 이미 강을 넘어 바다로 이어졌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시민사회가 나서서 조류독성, 농작물 독소 검출 등의 결과를 발표했음에도 정부에서는 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8월 조사 이전에도 지역 시민사회는 낙동강에 대해 자체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현재 낙동강의 녹조문제는 정말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또한 곽 위원장은 “낙동강 유역에서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예전에는 깨끗한 물, 좋은 공기를 자랑으로 삼았는데, 이제는 가장 위험한 곳에서 살아가는 당사자라고 얘기하는 것이 현실이다”며 “최근에는 몇몇 농민들이 나서서 낙동강 보의 문을 열라고 요구하기도 하는 지경이다. 그만큼 녹조 문제는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시급히 해결해야 하며, 낙동강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남세균 문제를 꾸준하게 지적해 왔음에도, 아직까지 정부의 녹조 대책은 심각하게 부족하다. 특히 상세한 모니터링 자료가 없다는 것이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류경보제, 채수 방법,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 미국 등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토탈마이크로시스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집행위원장은 “현 상황은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정부가 녹조의 위험성을 실험하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지금의 정부 시스템으로는 국민 건강을 지키지 못한다. 녹조에 대한 철저한 사전 관리를 해야 하며, 정기적이고 총체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낙동강의 문제라고 지역만 관심 가질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중앙정부, 국회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4일부터 6일까지 낙동강네트워크와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비례)은 낙동강 하굿둑부터 영주댐 상류까지 올여름 낙동강 상황을 진단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그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국민이 체감하기 힘든 정부의 현행 녹조 측정 데이터 대신 실제 녹조 독소의 영향을 반영하고, 그 영향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됐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문]

낙동강은 지금 독극물이 흐른다.

10년 곪아 터진 4대강 환경재난이 사회재난으로 확산하는 현실,

정부는 언제까지 외면할 것인가?

낙동강 녹조 문제는 정확히 2012년 낙동강에 들어선 거대한 보에 물을 채우는 바로 그 해부터 시작됐지만, 국내외 전문가, 시민사회는 수질 악화 등 이명박 정부 4대강사업의 절망적 파국을 사전에 경고했다. 녹조 현상은 지난 10년간 매년 되풀이되면서 ‘녹조라떼’라는 조어가 계속 회자하고 있다. 예견된 환경재난이 지난 10년 동안 곪아 터져 더욱 큰 환경재난이 됐고, 이제는 농산물, 수돗물에 이어 해수욕장까지 남세균 독소가 퍼져 국민 불안을 가중하는 사회재난으로 번지고 있다.

환경단체와 민간 전문가는 지난해부터 정기적으로 낙동강 물과 그 물로 기른 농작물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조사했다. 올해 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낙동강 노지 재배 농작물에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급기야 지난 7월 말 대구 수돗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 검출돼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농작물과 수돗물에 든 녹조 독소가 우리 밥상과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대표적인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은 기본적으로 발암물질이고 사람이 이를 섭취하게 되면 간과 신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최근에는 남성의 정자수를 감소시키는 생식 독성까지 보고되고 있다. 지난 8월 초 수거한 녹조와 퇴적토에서 신경독소인 아나톡신과 신장을 망치는 신린드로스퍼몹신 그리고 알츠하이머와 루게릭병 등 뇌 질환을 유발하는 BMAA란 독소까지 검출됐다. 녹조 가득한 논에서는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 물놀이 기준을 490배 넘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 녹조 독소가 쌀과 농산물에 축적돼 우리 국민의 건강을 위협한다.

녹조가 창궐한 상황에서 보 수문을 개방함에 따라 녹조는 다대포 해수욕장과 거제 지역 해수욕장 등에서 발견됐다. 다대포 해수욕장에선 남세균 신경독소인 BMAA가 검출됐다. 해수욕장 녹조 창궐에 따라 여름 휴가철 관광객은 경악했고, 주변 상인들은 매출 감소에 따라 울상을 지었다.

낙동강 남세균 독소 문제는 단지 낙동강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낙동강 농수산물은 전국으로 유통되기에 전국의 문제이자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의 문제다. 수돗물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7월 말 대구 수돗물 마이크로시스틴 검출이 아니어도 녹조로 가득한 낙동강 상황은 수돗물 신뢰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수돗물 불안에 걱정하는 국민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행히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는 오직 고도정수처리만 외치고 있다. 고도정수처리 시설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수돗물 녹조 독소 검출은 이 만병통치약이 부실하다는 걸 말해주고 있다. 더욱이 대규모 녹조 창궐은 상수원 불안이라는 국민 우려를 가중하고 있고, 다른 수계 수돗물 신뢰도에도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낙동강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녹조 문제 해결 없이는 국민 불안은 해소되지 않는다.

낙동강 대규모 녹조 창궐이라는 환경재난이 국민 불안을 야기하면서 사회·경제적 피해로 이어지는, 말 그대로 사회재난에 이르렀다. 이런 심각한 상황임에도 윤석열 정부는 4대강 보 활용론이나 흘리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좌우 이념이 아니라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여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강이 병들면 사람도 병든다’라는 건 상식이다. 대규모 녹조 창궐은 낙동강이 병들었다는 걸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증거이자 역설적으로 낙동강이 우리 인간에게 보내는 SOS 신호다. 살려달라는 애원이다. 우리 국민이 건강하려면 강을 살려야 하고, 강을 살리는 가장 확실하면서도 간단한 방법은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낙동강 8개 보의 수문을 열어야 한다.

그리고 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보를 해체하면 강은 자신의 힘으로 치유할 수 있다. 올해처럼 낙동강에 녹조가 대규모 창궐한 상황에서 수문개방은 바닷가 피해 확산이라는 점에서 녹조 발생 전부터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문제다.

4대강사업이라는 예견된 환경재난을 지난 10년 동안 국가는 방치했다. 그에 따른 재난은 규모가 커져 이제 사회재난이 돼 우리 국민을 공격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는 어디에 있는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정부와 국회는 죽어가는 낙동강이 보내는 절박한 신호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 우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걸 절대 망각해선 안 된다.

(2022년 8월 25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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