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설비 제어시스템 솔루션 제공 강한 자부심”

대한민국 'ESG-강소기업' CEO열전⑨ 정봉기 (주)세아에스에이 대표 설동본 기자l승인2023.05.0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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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자동화설비시스템 구축·소형모듈원자로 국산화에 전력

환경보호·산업안전 등 자동제어 전문회사로 ESG경영에도 심혈

한국NGO신문·시민사회신문 공동기획

세계는 지금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시대다. 유엔이 UNPRI(책임투자원칙) 프로그램을 통해 ESG 실천을 강조하고 있고, 글로벌컴팩트(지구계약) 프로그램으로 인권·노동·환경·반부패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작지만 강한기업 ‘글로벌 강소기업’이 대세다. 강소기업은 특별한 기술과 대기업 부럽지 않은 복리후생을 자랑한다.

한국NGO신문과 시민사회신문이 공동기획·취재하는 ‘ESG-강소기업 탐방’ 특별기획은 기업들이 시대 변화에 맞춰 기후·환경보호, 사회적가치추구. 사회책임경영 및 지속가능경영을 확산시켜 나가도록 하기 위한 기업성장 후원 프로젝트다.또 ‘ESG-강소기업’분야에서 모범 기업과 CEO을 찾아 청년세대 ‘인큐베이팅’ 역할과 ‘친환경·강한 기업’의 롤 모델 역할을 제시한다.

한국NGO신문-시민사회신문 특별기획, 대한민국 ‘ESG-강소기업’ CEO 열전 그 아홉번째로 경쟁력 있는 자동화설비 제어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주)세아에스에이 정봉기 대표이사(76세)를 만나본다.

▲ 자동화시스템 솔루션을 지향하고 아울러 실천에 옮기고 있는 ㈜세아에스에이 정봉기 대표이사. 그는 세아에스에이를 산업생산성 향상과 환경보호, 그리고 산업안전 등 고객 눈높이 크레인 자동화설비시스템 구축회사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동본 기자

세아제강 그룹서 계열사 분리 ‘탄탄대로’

- 우선 본인과 회사 소개를 간단하게 부탁한다.

1948년생으로 고향은 서울이다.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가족은 아내와 딸이 둘 있는데 두 딸은 모두 결혼했다. 큰딸은 싱가포르 현지 법인장이고 작은딸은 한국 부사장이다. 세아에스에이는 주식회사로 임직원 수는 20여명 이다. 연 매출은 40억 정도인데, 예전 잘 될 때는 매출이 350억까지 이르렀다. 지금은 조금 어렵지만 올해부터는 괜찮아질 것 같다. 세아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자’라는 말에서 왔고, 유망중소기업 인증과 벤처기업 인증 등을 받았다.

- 세아에스에이는 2000년 9월에 세아제강 그룹에서 계열사 분리해 법인으로 설립됐는데.

그렇다, 제강사업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세아제강은 1983년 전기사업을 만들어서 법인이 됐고 그 때 나는 사업본부장이었다. 당시 회장님은 돌아가셨고 내 직속 상사였던 전무가 지금 회장으로 있다. 세아제강은 철강회사로 매출이 크다. 우리도 분리하면서 매출이 클 줄 알았는데 잘못 판단했던 거다. 우리 같은 엔지니어링 회사는 제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클 수가 없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 IMF 이후 많은 기업이 어려워지고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축소하는 시점에 자동화시스템솔루션을 내가 제안했다.

- 크레인 자동화부터 소규모 원전시스템까지 내실화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두 개의 축으로 움직이고 있다. 주로 항만크레인-컨테이너크레인의 자동화가 한 분야고 두 번째로 키워나갈 분야는 원자력발전소로 연료이송장치인 FHE(Fuel Handling Equipment)다. 우리는 FHE를 10년 전에 개발해서 웨스팅하우스(미국의 원자력 전문기업)보다 성능이 더 개선됐다. 문재인 정권 때의 탈원전 정책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에 주력해 왔고, 지난해부터 이를 국산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산화가 현실화되면 매출액이 10년 후엔 1천억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수출용으로 생산될 것이다.

▲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세아에스에이 전경. 세아에스에이 제공

SMR 국산화되면 10년 후 매출 1천억 예상

- 소형모듈원자로 관련, 10개년 사업계획서를 직접 설계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소형모듈원자(SMR) 전체 시장이 680조다. 한국만 따져도 매년 매출액이 7조 이상은 된다. 지금 SMR은 미국이 잡고 있다. 미국이 설계 인증을 다 받아서 우리가 수출하려면 현재는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미 3년 전에 미국의 SMR 기업인 뉴스케일(NuScale)에 1천억 정도를 투자했다. 뉴스케일이 미국에 실증단지를 만든다면 실제로 SMR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만든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로를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없다. 미국은 설계 능력만 있다. 제작하고 시공하고 시운전하는 능력이 없다. 미국 사람들은 제작 능력이 없지만, 한국은 꾸준히 해왔다. 우리나라는 대형원전이든 소형원전이든 한 번 착수하면 3~4년 안으로 따라잡을 수 있다. 소형원전을 개발한 곳은 국내에서 나밖에 없다. 소형원전은 대한민국에 아직 없다. 큰 기업은 모두 대형원전을 한다. 소형원전 개발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 실증되지 않았다. 내가 지금부터 개발하겠다는 거다. 나는 대형원전에 대한 경험이 있어서 축소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가능성 있다. 목표가 3년 내 국산화하는 것이다.

- 소형모듈원자로 수출 전망은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가.

지금 가능성 있는 것은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영국이다. 그런데 관건은 미국이 자꾸 뒷목을 잡고 있다. 지금 미국이 가지고 있는 SMR 기술이 모두 우리 기술이다. 우리기술을 베껴놓고 자기들 허락 없으면 수출 못 한다고 딴지 걸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의 하나로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이라는 목표를 세웠는데 지난해 10월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자신들의 원자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됐다며 이를 수출하려면 자사와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올 1월 미국 정부가 원전을 체코에 수출하겠다는 한수원의 신고도 반려했다. 바이든도 같이 협력하자 했었는데 웨스팅하우스가 틀어버린 거다. 결국은 모두 돈 달라는 얘기다.

▲ ㈜세아에스에이의 무인 크레인 제어 시스템은 무인 PLC에서 크레인에 설치된 각종 센서 정보를 수집해 PLC내 여러 알고리즘에 의해 크레인을 무인제어 하는 시스템이다. 세아에스에이 제공

자동화시스템, 인력감축 아닌 인력이동

- 다시 크레인 예기로 돌아가 보자. 크레인은 원래 전량을 수입하지 않았는가.

84년도부터 크레인을 시작했는데 타워크레인도 그랬고 외국에서 다 통째로 가져왔다. 독일 중장비회사 립헬(Liebherr), 프랑스 포테인(POTAIN) 등에서 전체 장비를 수입해서 썼다. 그러다 대우중공업에서 국산화하려고 만들기 시작했다. 다음에 그 안에 들어가는 제어시스템을 우리한테 요청해서 우리가 국산화했다. 광양, 포항 등 제철소에 들어가는 크레인이 아주 많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당시 1988년도에 노태우 대통령 이후로 노사문제가 심했다. 그런데 강성노조들이 크레인에 올라가는 일이 많아 크레인을 무인화해 크레인 오퍼레이터를 다 없애라는 주문을 했다. 그래서 제철소에 들어가는 크레인을 80년도에 무인화했고 성공했다. 광양에 있는 무인화한 크레인은 모두 우리가 공급했다. 그런데도 상용화가 안 된 이유는 돈 없는 회사는 못 하기 때문이다. 그 당시 무인화를 할 수 있는 데는 포스코밖에 없었다.

- 회사로 보면 ‘무인화-상용화’에 아쉬움이 있겠지만, 근로자 측에서 보면 인력감축이라는 비판적인 견해도 나올 수 있는데.

적절한 지적이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 크레인을 공급했는데 크레인 중 제일 위험하고 작업자들이 숨쉬기조차 어려운, 다시 말해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크레인을 무인화하는 작업을 했다. 내가 한 것만도 150대 정도 된 것 같다. 4교대로 했으니 포스코의 크레인 오퍼레이터가 거의 600명이 없어진 거다. 그래서 포스코가 우리 회사 때문에 경쟁력이 생긴 거다. 이것만 보면 일자리를 없애 인력감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아니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동으로 작업하던 위험하고 어려운 일자리에서 자동화시스템에 인력이 투입되는 인력이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 노조에서는 이 시스템을 인력감축이라고 보는게 당연한 것 아닌가.

노조 입장에서는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아니다. 오퍼레이터가 위에 타는 것 대신에 밑에 내려와 관제센터에서 보듯이 작업하는 것이다. 올라가서 일하는 사람이 내려와서 일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도 위험하지 않다. 굉장히 획기적인데 이런 안을 내는 사람도 없고 정부도 잘 모른다. 정부에서 높이 30M 이상이 되는 것은 사람이 타라고 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크레인 무인화를 통해 자동화시스템솔루션이 되면 이런 쓸데없는 법은 안 만들어도 된다. 드론같이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 인력 감축에 방점을 찍지 말고 위험한 장소가 아닌 안전한 곳에서 일할 수 있다는 그런 이해가 필요하다는 얘기인가.

맞다. 일자리를 뺏기는 게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과 이런 제안을 하는 게 중요하다. 더 안전하고 돈도 더 받는다. 현장에 사고가 나지 않아야 돈을 더 준다. 생산성이 더 높아야 돈을 더 줄 수 있지 않나. 길은 이쪽인데 자꾸 길이 없는 쪽으로 대치하니 서로 싸우는 거다. 한국이 먹고살려면 젊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또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은 그 나이에 맞는 일을 하게끔 해야 하는데 그게 막혀있다. 정부는 현장을 모르고 현장은 얘길 해봐야 말이 안 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들다. 이것만 되면 일자리는 많이 생긴다. 프로그램, 설계, 제작, 시운전. 엔지니어 등 젊은 사람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수동 대신 자동화하면 양질의 일자리는 더 많아지고 사람들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다. 산업안전은 처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세아에스에이 직원이 현장에서 기기를 점검하고 있다. 세아에스에이 제공

타워크레인, 무선 통신 가능한 제어시스템으로

- 하지만 타워크레인 등 건설현장에서는 여전히 위험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데.

우리나라 크레인의 국산화는 1986년도부터고 타워크레인의 국산화는 90년도 중반부터다. 우리가 건설 현장의 타워크레인 국산화를 쭉 해왔는데 건설 현장을 보면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 안전은 뒷전이고 빨리 만들기 바쁘다. 건설 현장의 위험 요소로 기계가 부실한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확실한 엔지니어 없이 마구잡이로 만든 게 안전의 큰 위험이 됐을 거다.

- 이런 위험한 현장을 보며 타워크레인 무인화를 고민해 왔다는 얘기인가.

타워크레인은 위에 올라가면 많이 흔들리고 현기증이 심하게 난다. 오퍼레이터는 한 번 올라가서 몇 시간 근무하는 동안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간다. 화장실 한 번 가려면 너무 힘들다. 난간을 타고 내려와야 하는데 위험하다. 그걸 무인화한다면 타워크레인 위에서 위험하게 일하는 일자리 대신 밑에서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원격으로 작업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건설 현장의 안전도 좋아지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도 좋아질 거다. 돈만 투입되면 가능하다.

- 자율주행차 기능과 같은 프로그램과 무선으로 통신 가능한 제어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데.

자동차 자율주행시스템과 달나라도 갈 수 있는 기술력을 접목하면 가능하다. 크레인 위가 아닌 사무실 안에서 모니터로 보며 원격으로 크레인을 작동시키는 것이다. 모두 자동으로 기계가 스스로 움직이게 하고 최종 안전을 요구하는 컨테이너를 들어줄 때만 사람이 개입한다. 컨테이너를 들기 위해 잡아주는 것을 스프레더(Spreader)라고 하는데 컨테이너를 안착시켜주는 스프레더를 리모트로 원격 조정한다. ERP(전사적자원관리)에 데이터를 주고 조작하는 일이 주 작업이다. 건설 현장도 안전을 위해서라도 타워크레인의 무인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건설 현장에 있는 컨테이너에 모니터를 설치하고 작업하면 올라갈 필요도 없고 아래 공간에서 작업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또 요즘은 센서가 좋아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야간에도 3D로 다 관찰한다.

▲ 정봉기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크레인 자동화설비시스템 구축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세아에스에이 제공

싱가포르에서 통한 기술 세계로 향할 준비

- 싱가포르 현지법인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싱가포르에서 한 50개 정도를 무인화했다. 자동화시스템솔루션이다. 이건 종합엔지니어링이다. 센서만 붙여서 되는 게 아니다. 싱가포르 시장을 개척한 이유는 좋은 기술은 과감히 채택하기 때문이다. 국영기업인 싱가포르 항만청(PSA, Port of Singapore Authority)에 있는 엔지니어들은 아주 똑똑하다.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항만터미널이 굉장히 폐쇄적이다. 다시 말해 전부 끼리끼리다. 그러다 보니 좋은 기술들이 오픈되지 않았다. 그런데 싱가포르는 좋은 게 있으면 과감히 채택하려 한다.

- 싱가포르가 세아에스에이를 필요로 했던 진정한 이유가 있었을 텐데.

전기회사 만들면서 직원들과 기술제휴를 위해 프랑스에 한 1년 머물렀는데 프랑스에서 가장 큰 전기오토메이션회사와 1991년도부터 8년 동안 합작한 적이 있다. 이 회사가 거래했던 싱가포르 항만청에 우리를 소개해줬고 싱가포르 항만청에서 우리 회사를 방문했다. 우리가 작업한 것을 광양항, 부산항, 인천항에서 직접 보고 우리를 싱가포르로 초청했다. 그리고 싱가포르 쪽 사업을 하나씩 줄 테니 무인화시켜보라고 했다. 1년 동안 우리 직원을 투입해 작업하기 시작했다. 싱가포르가 우리를 필요로 했던 이유는 다국적기업의 횡포 때문이었다. 그동안 기존에 있던 다국적기업은 뭐라도 생산하려 하면 돈을 요구하고, 오래된 것을 바꾸려 해도 돈을 서너 배 달라고 했다. 또 모든 데이터를 통신으로 하는데 그 통신도 자기들이 공급한 네트워크만 쓰게끔 했다. 그걸 오픈시켜달라고 요청했고 우리 직원이 오픈소스코드로 바꿨다. 그리고 신뢰를 얻었다. 그게 일을 시작하게 된 첫 번째 계기다. 두 번째는 노태우 정권 이후로 노조가 심해지면서 인건비가 많이 올라가 한국의 대형크레인 만드는 회사들이 경쟁력을 잃어 결과적으로 다 문을 닫게 됐다.

- 우리나라 대형크레인 회사가 문 닫는 대신 90년대부터 우리가 하청줬던 중국이 일어나기 시작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데.

전 세계 항만크레인의 75%를 중국이 갖고 있다. 미국의 동부와 서부도 모두 중국 상하이진화중공업(上海振華重工業·ZPMC)의 크레인이다. 그래서 요새 미국이 중국을 죽이려고 한다. 전쟁 나면 중국이 공급한 크레인에 센서가 있어 군사 장비를 모두 모니터링해 중국 센서가 미국을 감시할 거라는 ‘잠재적 스파이 장비’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런데 이건 모두 거짓말이다. 할 수가 없다. 자국의 크레인을 살리려는 미국의 거짓말이다. 우리나라도 실태 파악 등 보안 조사에 들어갔고 이제야 국산으로 돌리려고 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는데 중국 거를 써도 상관없다. 다만 제어시스템, 즉 자동화하는 것을 국산화시키면 된다. 그것을 세아에스에이가 할 수 있다.

- 얘기를 나누다 보니 세아에스에이가 자동화설비 제어시스템 솔루션에있어서 거의 독보적 존제로 보이는데, 동종 분야 경쟁업체 상황은 어떤가.

동종업종은 한군데 있다. 그 회사는 컨테이너크레인 밖에 못 한다. 물론 이 회사도 자동화시스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원자력도 하고 컨테이너크레인도 한다. 크레인에 들어가는 핵심 전장품은 국내에는 없다. 모두 수입해서 쓴다. 경쟁회사는 지멘스 제품을 수입해서 쓰고 있고,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수입해서 쓴다. 국산화한다는 것이 모든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것이 아니다. 소프트웨어만 우리가 바꾸는 거다. 국내산이라는 것은 엔지니어링을 국산화하자는 얘기다. 껍데기는 외국에서 가져와도 안에 있는 소프트웨어는 국산으로 하자는 얘기다. 부품을 가지고 와서 우리가 설계해 전부 조립한다. 패널을 만들어 제어시스템을 우리가 생산하는 것이다.

▲ 지난 2021년 11월 30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1 세계원자력전시회(WNE)’에 참가한 정봉기 대표가 세아에스에이 부스를 방문한 당시 정재훈 한수원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아에스에이 제공

물류설비 자동시스템, 또 하나의 신기원

- 크레인도 중요하지만 물류화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자동화 솔루션도 제작하고 있는데.

물류 설비 자동화 시스템으로는 물류 자동화 Level 2 시스템, HBS 자동화솔루션, 차량 코일 상하차 시스템, 무인 크레인 제어 시스템이 있다. 물류 자동화 Level 2 시스템은 대형공간에서 소재·제품의 적재 위치(Yard 및 High Bay)의 로케이션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소재·제품의 현 적재 위치 및 위치 이동 이력을 관리하고, 크레인 및 물류 설비의 작업지시 편성 및 설비 모니터링을 통하여 소재·제품의 물류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HBS 자동화솔루션은 스택커 크레인(Stacker Crane)을 사용해 코일을 자동으로 입출고하는 시스템으로, 생산공정과 연계한 효율적인 창고관리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물류현장에서 유용하게 적용되는 차량 코일 상하차 시스템도 창고 물류 자동화시스템의 핵심 요소 기능 중의 하나로 창고 내 코일 입출고 차량 작업 시 무인크레인이 작업 가능 하도록 차량의 코일 상하차 위치를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무인크레인이 작업할 수 있도록 코일 상하차 위치를 측정해준다. 마지막으로 무인 크레인 제어시스템은 무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에서 크레인에 설치된 각종 센서 정보를 수집해 PLC 내 여러 알고리즘에 의해 크레인을 무인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 자동화 장비들은 물류 현장 뿐만 아니라 생산과 포장에도 적용된다고 알고 있는데.

정확히 본거다. 그게 바로 스틸 프로세스 라인(Steel Process Line)과 패키징 머신(Packaging Machine)이다. 스틸 프로세스 장비는 각종 파이프를 제조 가공할 수 있는데 PLC, DRIVE, PC간 통신 제어 기술이 적용돼 보다 체계적인 작업을 지원한다. 또한 고장 진단 중앙관리시스템을 통해 설비 이상 유무를 사전에 인지해 설비에 연속적인 가동으로 제품의 생산을 최적의 조건에서 가동할 수 있다. 물류도 자동화되어야 한다. 이것을 우리가 할 수 있고 시스템도 다 돼 있다.

인공지능센서·가상현실·메타버스 등에 젊은 인재 등용

- 현재 회사 규모는 어느 정도고, 인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평소 지론인 경영철학에 말씀해 달라.

회사 규모는 얼마나 내가 좋은 인재들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공장과 매출이 규모가 아니다. 난 회사를 만들 때 정말 젊은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 재밌는 회사, 그러면서 세계적인 회사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결과적으로 보면 로봇도 사람이 만들지 로봇이 만드는 게 아니다. 전문 분야의 인재가 되려면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이 아니라 선진기술을 많이 해본 사람이 잘할 수 있다. 현대 정주영 회장이 초등학교를 못 나왔어도 그 분야에선 최고가 됐듯 현장경험이 없으면 서울대 박사를 해도 소용없다. 경험이 중요하다. 그런데 그런 현장경험이 많은 사람도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센서,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 이런 기술을 접목하는 사람은 젊은 사람이 돼야 한다. 박사급의 젊은 사람과 우리가 함께 협업하면 더 클 수 있다. 실제와 경험 둘 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 작금 기업들 모두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의견이 많은데 향후 대안마련을 고민하고 있는지.

우리 회사가 서울에 없다 보니 좋은 인재가 모이지 않는다. 앞으로 R&D센터는 서울에 둘 예정이다. 2~3년 안에 서울 마곡단지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다. 요새는 태블릿이나 컴퓨터만 있으면 되니 사무실이 클 필요 없이 화상회의, 재택근무 등을 이용할 생각이다. 여성 주부 사원을 한 명 채용했는데 아이가 7살이라 주중 내내 모두 나올 수 없고 주 3일만 10시 출근으로 일하기를 요청했다.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매우 만족해한다. 일도 잘한다. 인재니까 뽑은 거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일을 하기 원치 않는다. 전문가를 키울 수 있는 그런 회사를 만들고 싶다.

▲ 인공지능센서, 가상현실, 메타버스 등의 기술에는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정봉기 대표는 회사는 이익도 중요하지만 인재양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동본 기자

대한민국, 정신적 혁명이 필요할 때

- 회사설립이 1983년으로 40년째 기업을 이끌고 있는데 오랫동안 건실경영 경쟁력은 어디에서 왔다고 보는지.

경쟁력은 결과적으로 내 물건을 사주는 고객을 정확히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그 사람한테 내가 부가가치를 많이 줄 수 있는 제품을 납품할 수 있으면 그게 경쟁력이다. 또 하나는 좋은 인재들이 계속 같이 갈 수 있다면 그게 경쟁력이다.

- CEO 정봉기,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돈보다도 인간적으로 CEO와 소통하는 방법과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공장이 시화에 있는데 시화라는 곳이 자동차 없으면 출근을 못 한다. 출근 시간에 가려면 30Km인데 2시간 걸린다. 나는 사실 22년 동안 집에서 보통 새벽 4시 이전에 나갔다. 그럼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간다는 거다. 그러면 30분밖에 안 걸린다. 반대로 올 때는 오후 3시면 나온다. 사실상 일은 더 많이 하는 거다. 그래서 그걸 우리 직원한테 적용했다. 7시 오면 금요일 같은 경우 제일 막히니 3시에 퇴근하고 평상시는 4시에 퇴근하라고 했다. 일찍 와서 일찍 나간다. 러시아워를 피해 가니 삶의 질이 높아졌다. 이런 게 중요하다. 내가 83~84년도 1년 동안 프랑스 회사에 있었는데 그때 벌써 그 회사들이 유연근무제를 하고 있었다. 공장에서 일하는 농촌 사람들은 일찍 와서 12시 이전에 일을 모두 끝내고 농사하러 간다. 또 엔지니어들은 자기 시간에 맞게끔 근무시간을 조정해서 근무한다. 대기업인데도 가족회사 같았다. 본격적 경영은 50대 초반에 시작했다. 세아제강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하다가 나왔으니 그쯤 됐다. CEO에게도 단독권한 주어진다. 단지 오너가 아니고 월급 사장일 뿐이다. 그런데 월급 사장은 오래 못 간다. 길어야 5년이다. 55세면 잘릴 것 같아 빨리 방향을 돌려 경영을 시작한 거다. 돈은 못 벌었지만 매우 보람 있다.

- 끝으로 최고경영자로서, 사회 어른으로서 같은 업계나 정부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나같이 사업하는 사람이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쉽게 얘기하면 전 국민이 초등학교 때부터 성숙할 때까지 같은 가치관으로 협력해야 한다. 가치관은 성스러운 것이고 주어진 소명이다. 조직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로 정신적인 면에서 혁명이 일어나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엔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 사람이 굉장히 영리하고 머리도 좋은데 너무 개인주의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정신적인 혁명이 필요할 때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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