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가상자산 자진신고·전수조사 의지 있나?

가상자산 관련 6개 정당 질의서 회신결과 양병철 기자l승인2023.06.1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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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회피, 민주당 무응답, 4개 소수야당만 의지 밝혀

법개정해도 실효성 의문, 거대양당 당장 전수조사 착수해야

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의혹 이후 다른 정치인들도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는 국민적 불신이 팽배해졌다. 이에 국민들은 김남국 의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징계와 함께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정치권은 가상자산 보유에 대한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김남국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가 우선이다”, “기존 공직자윤리법상 가상자산은 재산등록 기준이 아니기에 전수조사가 어렵고, 조사가 이뤄지더라도 자진신고에 기댈 수밖에 실효성을 가지기 어렵다”며 가상자산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 범죄자금 환수국민연대 준비모임이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운학도사)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 <재정넷>에서는 김남국 의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가상자산 전수조사, 관련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전수조사 없이는 법 개정 이전에 국회의원이 보유했던 가상자산 규모와 그 과정에서 부패 의혹 실태를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현행법상 가상자산에 대한 신고 내역 자체가 없기 때문에 국회의장이 국회의원의 재산등록 기관인 국회사무처로 하여금 국회의원 재산등록을 재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가지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심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부패 방지를 위한 공공기관 실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민권익위가 가상자산 보유와 관련한 부패행위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정넷>에서는 지난 5월 18일, 민주당, 국민의힘 등 6개 정당에 국회의원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전수조사, 법 개정의 입장과 계획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전수조사와 관련하여 ▲조건 없이 즉시 국회사무처에 가상자산을 재등록하도록 할 의향이 있는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재산심사에 동의하는지, ▲국민권익위원회의 가상자산 보유 관련 부패 및 이해충돌 조사에 동의하는지, ▲국회 정무위원회가 처리한 ‘국회의원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조사에 관한 결의안’을 당론으로 채택할 의향이 있는지 등을 질의했다.

또 법 개정과 관련하여 ▲등록기준 하한금액 없이 가상자산 등록에 동의하는지, ▲매수가와 신고일 기준 종가를 병기하도록 하는 데에 동의하는지, ▲즉시 법 개정하고 공포하는 데에 동의하는지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을 제외한 5개 정당에서 회신이 왔다. 전수조사와 관련하여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진보당이 모두 재정넷의 주장대로 법 개정 이전이라도 조건 없이 국회사무처에 가상자산을 등록하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심사를 받고, 국민권익위의 가상자산 보유 관련 부패 및 이해충돌 조사를 받는 것에 동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법 개정 이전에 가상자산을 자진 신고하고 전수조사를 받겠냐는 질문 의도와 무관하게, “법 개정이 되었다”며 질의에 대한 답을 회피했다.

민주당은 아예 회신을 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김남국 의원의 의혹 이후 전수조사에 자신감을 보이던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전수조사 미착수의 책임을 상대 당에 회피하며, 전수조사의 실행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기존에 보유하던 가상자산 보유 실태가 드러날 수 있도록 소속 의원들에게 가상자산 자진신고를 명령하고, 권익위에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한편 법 개정과 관련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진보당이 모두 철저한 가상자산 재산등록 법 개정에 동의했다. 등록기준 하한금액 없이 등록하고, 매수가와 신고일 기준 종가를 병기하며, 즉시 법 개정하고 공포하는 데에 동의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가액 산정에 있어 매수가와 신고일 기준 종가를 병기하는 것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묻는 질의에 대해 법 개정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해지도록 되었다며, 매수가와 신고일 기준 종가 병기에 대해 답변을 회피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즉시 법을 개정하고 공포하는 데에 동의하냐는 질의에 대해 “국민의힘은 법안 심사 당시 국회의원에 한해 작년 말 기준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6월까지 신고하는 부칙을 법률에 포함시키고자 요구하였으나, 이번 개정안에 반영이 안 되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회신을 하지 않았다.

전수조사와 마찬가지로 법 개정에 있어서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진보당 등이 투명한 가상자산 재산등록 제도개선에 의지를 드러낸 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회신을 하지 않거나 이미 개정된 법 조항을 나열하는 등 제도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 개정 이전이라도 시행 전 보유한 가상자산의 실태가 모두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자진신고 및 전수조사에 동의해야 할 것이다.

<재정넷>이 이러한 질의서를 받고 있는 도중 정치권은 지난 5월 25일 재산등록제도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었던 가상자산을 등록대상 재산에 포함시키는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 등록하여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이해충돌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하지만 공직자윤리법은 올해 12월부터 시행 예정으로 시행 이전에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 보유 실태는 여전히 수면 아래에 있다. 공직자윤리법 개정이 전수조사의 효과를 가지지 않기에, 여전히 법 시행 이전 선 전수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치권이 같은 날인 5월 22일 통과시킨 ‘국회의원 가상자산 자진신고 및 전수조사 결의안’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정치권과 관련 기관인 국회사무처는 결의안만 채택해놓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회의원 가상자산의 자진신고를 위해서는 재산등록 및 심사를 담당하는 국회사무처와 국회 감사관실 산하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국회의원에게 결의안에 따른 자진신고를 요청하고, 이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함에도 전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각 정당의 지도부도 소속 국회의원에게 자진신고를 명령하지도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자진하여 가상자산 내역을 공개한 국회의원도 없다.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는 국민권익위가 의지를 보이며 각 당에 개인정보동의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정의당과 기본소득당만 소속 국회의원의 개인정보동의서를 취합해 제출했을 뿐 다른 정당은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

재정넷(재산공개와 정보공개 제도개선 네트워크)은 12일 “현직 국회의원들이 의정활동 기간에 보유했거나,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신고와 이해충돌 여부 등을 목표로 한 전수조사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금이라도 국회의장 및 각 정당은 소속 의원에게 가상자산 내역을 재산등록 기관인 국회사무처에 등록하도록 하고, 아직까지 개인정보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민주당, 국민의힘 등은 전수조사를 위한 개인정보동의서를 제출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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