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지 12년이 지났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수습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방사성 물질로 인한 피해와 오염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일본은 후쿠시마 핵오염수 처리방식으로 해양방류를 최종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핵오염수를 자국 내에 보관할 방법과 핵오염수를 저장할 공간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비용이 싸게 드는 해양투기를 선택했다. 인류역사상 겪어본 적이 없는 엄청난 양의 오염수가 바다로 버려지는 것이다. 인류를 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일본정부의 행태에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핵오염수를 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ALPS가 방사성 물질을 제대로 제거하는지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다. 그저 일본이 일방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일 뿐이다. 그동안 알프스 운영 과정에서 누수가 발생한 사례도 많았고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해 왔다.

또한 설사 알프스로 처리한다고 하더라고 삼중수소와 같은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을 다 걸러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후쿠시마 제1원전 근처에서 붙잡힌 우럭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식품 기준치의 180배 넘게 검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우리의 걱정과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탱크에 있는 오염수를 풀지도 않았는데 상황이 이런 지경이니 오염수가 방류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는 것조차 끔찍한 일이다. 삼중수소는 체내 피폭 시에 세슘보다 2배 이상 위험하고 먹이사슬과 세대를 넘어 축적되면서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슘이나 스트론튬은 근육과 뼈, 뇌에 붙어서 암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또 방사성 물질이 먹이사슬을 따라 농축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도 없이 일본은 무조건 밀어붙이고 있다. 더군다나 한두번도 아니고 앞으로 30년 동안 매일 바다에 버리겠다는 일본은 과연 제정신을 가진 나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종검증을 한다는 IAEA 또한 신뢰하기 어렵다. IAEA는 핵발전을 진흥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기 때문에 핵발전산업의 부흥을 위해서 일본의 결정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애초 해양방류를 제안한 것도 IAEA였고, 엄청난 분담금을 내고 있는 일본의 손을 들어주는 IAEA의 검증결과를 우리가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환경운동연합이 5월 25일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핵오염수 해양투기가 시작될 경우 수산물 소비량을 줄이겠다고 답한 사람이 72.3%나 된다. 수산업으로 먹고사는 어민들과 상인 등의 생존권이 위협받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리고 세계 수산물 소비 1위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핵오염수 방류로 인한 위험을 피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밥상에 반찬으로 주로 사용되는 김, 생선, 어묵, 미역, 국물을 내는 육수, 라면, 양념, 젓갈 등등 수많은 먹거리와 가공품에 수산물이 들어간다. 소금도 안심하고 먹지 못하는데 과연 기본적인 식생활이 가능이나 할 것인가. 내가 안 먹고 우리 아이들도 안 먹이면 된다고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일본에 대해 일언반구 하지 않고 오히려 일본에게 힘을 실어주는 윤석열 정권의 행태는 한심하다 못해 경악스러울 지경이다. 지난 5월 한국정부가 파견한 후쿠시마 정부시찰단은 시료 채취도 없고 현장검증도 없이 도쿄전력이 준 자료에만 의존한 활동으로 일본 들러리만 서 준 꼴이 되어버렸다.

국민들의 불안과 걱정은 점점 커져가는데 이런 정부시찰단 활동이 정당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를 정부 여당은 ‘괴담’으로 몰아가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될 가까운 연안 국가인 한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대놓고 일본 편을 들고 있으니 일본이 기고만장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피눈물 나는 강제징용의 역사를 우리 기업의 돈으로 덮어버리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우겨도 한마디도 하지 않고, 일본 군함이 욱일기를 휘날리며 부산항에 들어와도 괜찮다고 하더니 이제 핵오염수 방류 들러리까지 서주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저자세 굴종외교가 이 모든 사단의 원인이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권리가 우리 국민이 피폭당하지 않을 권리보다 더 중요한가. 윤석열 정부가 지금과 같이 애매한 태도로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를 묵인한다면 일본 정부와 같은 핵 테러 공범이 되는 것이며, 우리 국민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바다는 한번 오염되면 다시는 되돌릴 수가 없다. 미래 세대에게서 생명의 보고 바다를 빼앗는 핵 테러를 감행하려고 하는 일본 정부의 행동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 수많은 부산시민들이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고 있는 지금,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또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우리 여성, 학부모, 생협, 풀뿌리단체들은 정부가 일본 편이 아닌 국민의 편에 서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더욱 광범위한 서명운동을 펼치며 시민들과 함께 해나갈 것이다. 바다를 잃고 바다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해양도시 부산에서부터 10만 서명운동을 반드시 달성하고 7월 8일 부산시민 총궐기를 반드시 성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우리의 요구>

- 우리는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한다!

-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포기하고 자국 내에 보관하라!

-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해양투기를 막을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실행하라!

- 윤석열 정부는 해양투기를 단호하게 반대하고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하라!

- 부산시는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에 적극 나서라!

(2023년 6월 14일)

일본 핵오염수 해양투기 반대하는 부산 여성·학부모·생협·풀뿌리단체 일동

[공동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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