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경쟁촉진? 방향성부터 틀렸다

참여연대l승인2023.07.0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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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늘(7/6) △신규 통신사업자 진입 지원 △경쟁력 있는 알뜰폰 사업자 성장 지원 △최적요금제 고지 의무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도 인정하다시피 이미 정부의 오랜 경쟁촉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3사의 독과점 체제는 20년간 더욱 공고해졌고 이로 인해 이동통신사의 영업이익은 역대급 성장세를 보인 반면, 전국민의 가계통신비 부담은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정부와 이통사들은 통신산업의 민영화를 이유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과 통제를 최소화하고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통신서비스는 주파수라는 공공자산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공공서비스 성격이 매우 강한 산업영역으로, 전국민의 실생활에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영역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기간서비스이기도 하다. 우리 전기통신사업법이 외국기업의 국내 통신시장 진출을 사실상 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통신서비스의 요금을 정할 때는 ‘이용자가 편리하고 다양한 전기통신역무를 공평하고 저렴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명시하면서 정부와 공공의 책무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통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ICT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통신의 안정성과 공공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짐에 따라 정부의 책임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정부가 공공의 역할과 책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촉진’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정부는 아무런 실효성 없는 ‘경쟁 촉진’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통신산업의 공공성과 안정성 확보,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이통3사가 저가요금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대다수 국민이 부담없이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고 △이미 기지국 투자비를 모두 회수한 LTE 요금을 반값으로 낮추는 것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 자회사를 퇴출하고 원가 수준의 도매대가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신규 통신사업자 진입을 통한 경쟁은 허언에 불과해, 이통3사의 5G LTE 요금 낮춰야

정부는 통신3사의 독과점 체제 완화를 위해 신규 통신사업자의 진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이는 이미 수차례 실패한 대책의 재탕일 뿐이다. 우리 이동통신시장은 2000년대 초반 이통3사 체제로 정리된 이후 지속적인 가입자수 확대를 통해 성장해왔지만 2010년 가입자 5천만명을 돌파한 이후 10년 넘게 5천 5백만명 선에서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LTE 서비스와 5G 서비스 등 차세대 서비스가 잇따라 출시되었지만 이통3사간 불법보조금과 공시지원금을 통한 ‘이용자 빼오기’ 경쟁만 이어지고 있을 뿐, 가격이나 서비스 품질 경쟁은 사실상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규요금을 출시할 때 사전에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한 통신요금 인가제가 존재하던 시절에도 정부가 비교적 요금인하 여력이 있는 SK텔레콤의 요금을 더 낮추지 못한 이유가 요금인하 여력이 비교적 적은 2위, 3위 사업자의 시장이탈을 막고 3사 경쟁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즉 지금의 이동통신3사 체제도 1위 사업자의 시장독점을 막기 위해 대다수 국민들이 필요 이상으로 높은 요금을 내면서 명목상 유지하고 있을 뿐 이동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이나 시장확대가 어렵다. 이 때문에 이동통신3사는 최근 저마다 ‘탈통신’을 외치며 이동통신영역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으로 다른 산업영역으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신규 통신사업자의 진입을 지원한다고 한들 수십 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감수하고 뛰어들 신규 사업자도 없을 뿐 더러 장치산업의 특성상 발생하는 선점효과를 넘기도 어렵다.

즉 정부의 신규 통신사업자 진입을 통한 ‘경쟁촉진’ 방안은 실현 불가능한 ‘허언’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3사가 독과점 시장을 더욱 공고히 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줄 뿐이다. 정부는 기약없는 신규 통신사업자의 진입만 기다리지 말고 이통3사가 저가요금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대다수 국민이 부담없이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편요금제’를 도입해야한다. 아울러 이미 기지국 투자가 완료되어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한 LTE 서비스의 요금을 대폭 낮춰야 한다.

알뜰폰 활성화 위해서는 이통3사 자회사 퇴출시키고 도매대가 원가 수준으로 제공해야

이미 이통3사 자회사가 점유율 50%를 점유하고 있는 알뜰폰 시장의 성장은 더욱 요원한 과제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들이 2-3만원대 심지어 0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것은 이통3사가 자사망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보조금을 투입하거나 도매대가를 낮춰서 제공하기 때문이지 알뜰폰 회사들이 특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서가 아니다. 즉, 지금의 이통3사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2-3만원대 심지어 0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통3사는 알뜰폰 시장의 고사를 방패막이로 내세워 5G 저가요금제 출시를 거부하고 있으며 고가요금제를 통해서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말그대로 고양이 쥐 생각한다는 표현이 딱이다. 정부가 진심으로 알뜰폰 사업자들을 성장시켜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하고자 한다면 일단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 자회사들부터 퇴출시키고 원가수준의 도매대가 제공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개선방안 없이는 알뜰폰 시장을 통한 이통3사 독과점 견제는 불가능하다.

‘중간요금제’ 표현부터 ‘고가요금제’로 바꾸고 ‘보편요금제’ 다시 추진 필요

정부가 통신요금을 낮추겠다며 내놓은 알뜰폰 요금제 출시, 해외로밍 이용부담 완화, 최적요금제 고지 등을 통한 국민 편익 제고방안도 이통3사의 막대한 영업이익과 가계통신비 부담을 낮추는 데는 역부족이다. 5G 서비스의 경우만 해도 5만원대 요금제 이용자(SKT 기준 1GB 당 2,458원)가 6만원대 요금제 이용자(1GB당 627원)에 비해 4배 비싼 요금을 내야하는 차별적인 요금제 상황을 방치한 채 최적요금제를 추천하도록 의무화한다고 한들 실효성이 있을리 만무하다.

정부가 성과라고 내세우는 중간요금제도 사실상 6만원대의 ‘고가요금제’일 뿐만 아니라 그 혜택을 받는 사람은 7만원대 이상의 고가 5G 요금제를 쓰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데이터당 단가가 5만원대 이하 요금제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6만원대 요금제로 옮겨가면서 오히려 통신비 부담은 더욱 커질 우려가 높다. 일단 월 6만원에 달하는 요금이 ‘중간요금제’라는 기만적인 표현부터 ‘고가요금제’로 수정해야 한다. 아울러 이통3사의 저가요금제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정부에서 추진했던 2-3만원대 ‘보편요금제’를 즉각 재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2020년 7월 보편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국회에 제출한만큼 1위 사업자에게 5G 서비스 기준 2-3만원에 20-30GB 수준(현재는 59,000원에 24GB)의 요금제 출시를 의무화하여 이통3사의 저가요금제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 아울러 LTE 대비 4배 빠르다고 허위과장 광고를 일삼은 5G 서비스도 과장광고로 얻은 수익을 이용자들에게 반납하고 28GHz 기지국 투자비 아낀만큼 5G 서비스 요금도 인하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다 해야 할 것이다.

(2023년 7월 6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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