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일 칼럼] 대법관 하겠다는 사람의 수준이 이래서야

서울대 교수 시절 로펌 63건의 법률의견서 작성해 총 18여억원 받아 이영일 편집 부국장l승인2023.07.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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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법관을 하겠다는 사람의 수준이 이래서야 되는가.

지난 7월 11일 열린 권영준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권 후보자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재직중 최근 5년동안 로펌들의 의뢰를 받아 63건의 법률의견서를 작성해 총 18여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후보자는 로펌과의 계약상 비밀유지 의무를 앞세워 인사청문위원회의 검증 자료제출 요구에도 법률의견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법률의견서는 대법원 판결의 공정성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임에도 검증을 회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상식적으로 권 후보자에게 법률의견서를 의뢰했던 로펌의 사건을 권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취임한 이후 공정하게 판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장담할 수 없다. 권 후보자가 최근 2년간 법률의견서를 제출했던 로펌들이 대리하는 모든 사건은 회피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말장닌이다. 그게 상식적으로 가능하겠는가는 차치하고서라도 그러면 뭐하러 대법관을 하려 하는지, 대법관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낳는다.

권 후보자는 아마도 이해충돌 방지법상 직무수행 공직자를 대체하기 어려운 경우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함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말은 그렇게했어도 자신의 대법관으로서의 업무에 크게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대법관 자리가 그런 신뢰도마저 확보할 수 없다면 권 후보자는 로펌의 로비에 휘말릴 수 있고 또 로펌의 입장에서 판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합리적 의문을 들게 한다.

경실련과 참여연대 "대법관 후보자로서 자격없다" 비판에도 검증 자료 제출 안해  

시민단체인 경실련은 “대형 로펌으로부터 고액 자문료를 받은 권 후보자는 약자와 동행하는 대법관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해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 법률의견서의 중립성 의혹 ▲ 재판부에 대한 영향력 행사 의혹 ▲ 대법관 임명 시 이해충돌 가능성 ▲ 변호사법 위반 여부 ▲ 국가공무원법 등에 따른 영리 업무 금지 규정 위반 여부 등 다수의 문제가 제기된 후보자라고 비판했다.

무엇하나 속시원하게 설명하고 공개한 것이 없다. 국립대인 서울대학교 교수는 영리 업무를 할 수 없다. 권 후보자는 당시 변호사도 아니면서 돈을 받고 법률 관련 문서를 작성해줬다. 로펌들이 왜 그런 것을 권 후보자에게 의뢰했을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권 후보자의 설명도 가관이다. '다른 법학 교수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거다. 대법관을 하겠다는 자가 '남이 다 하니까 나도 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가 공정한 대법관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

권 후보자는 왜 투명하게 자신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지 못하는가. 하나같이 자신의 흠결이 있다면서도 그 자리는 내가 해야겠다는 심리는 또 무엇일까. 대법원의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보에 자괴감이 드는 심정이다. 

▲ 이영일 편집부국장

이영일 편집 부국장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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