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은 사회안전망 걷어차기 멈추고 제대로 된 실업대책 마련해야

경실련은 17일 “윤석열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실업급여 축소 추진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실업급여 제도개선 당·정 공청회에서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는 언론 기사가 있었다.

이에 경실련은 “정부와 여당의 고용보험법상 실업급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 회의감이 든다. 노동자 등이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노동자 등의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촉진한다는 고용보험법의 목적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려는 정부와 여당의 실업급여 폐지 또는 축소 추진”을 비난했다.

고용보험에 따른 실업급여는 일종의 사회보험으로 국민이 겪을 수 있는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가 보험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흔히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을 가리켜 4대 사회보험이라고 한다. 그만큼 일상화되어 있고 국민의 실업이나 질병, 상해, 노령, 사망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함인 것이다.

실업급여 역시 고용보험료 납부의 직접적인 대가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사업자와 노동자가 각각 월정급여액의 일정 비율을 보험료로 납부하는 것을 포함하여 법에 정한 요건을 갖추면 실업급여를 받을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 수급권은 시혜적인 것이 아니다. 당연한 권리인 것이다.

<별첨의 표는 2022년 국무조종실에서 수행한 청년삶실태조사>에 나오는 청년들의 실업급여 수급 여부를 보여주고 있다. 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청년노동자들이 과거 일을 그만 둔 후 실업급여를 받은 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에 ‘예’라고 대답한 경우가 전체적으로 20%가 되지 않는 현실이다. 청년 외의 층은 상대적으로 수급요건을 충족한 경우가 더 많아 수급 여부는 오를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 (자료=경실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1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앞서 당·정 공청회에서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입장을 표명하며 실업급여제도의 근간이 훼손될 우려를 더 크게 한 바 있다. 실업급여 제도개선이 ‘취약계층 때려잡기’가 아니며 OECD의 한국에 대한 권고에서도 해당 내용이 있음을 주장했지만, 실직시 생계유지가 사실상 어려운 저임금 노동자와 청년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함을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은 사회안전망 걷어차기를 멈추고 제대로 된 실업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실업의 고통에 빠져있는 노동자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고용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업자들을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부정수급이나 실업급여 수급자의 낮은 재취업률이 문제가 된다면 고용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지 실업급여가 높아서라며 노동자들을 다그칠 것이 아니다.

경실련은 “물론 제도의 적정한 운영을 위한 개선 노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본질을 호도하려는 정부와 여당의 실업급여 폐지 축소 추진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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