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복지민영화의 신호탄인가?

경실련l승인2023.07.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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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복지민영화의 신호탄인가? 임차 노인요양시설 허용 즉각 중단하라

임차 노인요양시설 허용 즉각 중단하라

– 공공시설 확충 없이 사회서비스 시장화에 매진하나 –

– 보편적 장기요양서비스를 위해 국공립 요양기관 확충하라 –

취임 이후 윤석열정부 복지정책인 ‘사회서비스 고도화’를 두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논란이 분분했는데, 그 실체가 드러났다. 지난주(7/19) 보건복지부는 “신노년층을 위한 요양시설 서비스 활성화 방안” 공청회에서 노인요양시설 인가 시 건물의 임차를 허용해 시설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민간이 소규모 자본으로도 사회서비스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려는 것으로, 입소노인의 주거 안정성을 저해하고 시설의 과도한 이윤추구 경쟁으로 비용부담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공공 노인요양시설 1%라는 척박한 현실에서 서비스의 다양화를 핑계로 공공복지 확대를 포기하고 복지민영화를 본격화하려는 정부의 꼼수는 비난받아 마땅하며, 즉각 중단해야 한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10명 이상이 이용하는 노인요양시설을 설치하려면 사업자가 토지나 건물을 소유하거나,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공공임차를 해야 가능하다. 이는 국가를 대신해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기관의 책임성을 높여 이용자의 안정과 무분별한 시설 난립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국가가 국민의 보험료로 이용료를 지불하여 운영되는 기관이므로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럼에도 이러한 안전 장치를 허물고 임차 노인요양기관을 허용할 경우 그 피해는 입소노인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임차계약 시 요양시설의 진정한 소유주는 건물‧토지 소유자이며, 입소자는 요양시설과 계약을 하기 때문에 임차료 상승이나 임차계약 종료로 인해 기관이 문을 닫아도 어떠한 법적 대항력도 갖지 못한다.

결국 개‧폐업이 빈번한 민간 요양시설이 난립하면서 운영 주체의 재정상태가 열악해지거나 급히 파산하는 경우 시설에 입소한 노인들이 쫓겨나는 혼란이 발생한다.

민관 기관의 파산으로 국가의 역할이 강조된 외국 사례는 빈번하다. 2007년 일본에서는 대형 민간노인요양업체인 “콤슨”이 지원금을 횡령하면서 강제 폐쇄 명령을 받아 갑작스레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개호 난민’이 발생하는 콤슨 사태가 일어났다. 또한 영국의 “서던 크로스(Southen Corss)” 파산으로 인해 입소했던 총 31,000명의 노인이 갑작스레 퇴거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상당한 불안감과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던 크로스 파산 관련하여 당시 영국 감사원은 시장에서 퇴출이나 파산이 일상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가 공급자 실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노인돌봄을 포함한 사회서비스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 국가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다. 수익이 부족해 민간의 참여가 저조하거나 지역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경우, 시장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가 직접 공공요양시설을 공급하고 재정 안정성 저해로 인한 입소자의 주거 불안 위험에 대비하는 시설공급 기준을 운용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 요양기관 비율이 1%도 안 되는 실정에도, 또다시 규제를 풀어 민간을 통한 시설 공급 확대를 꾀하는 정부의 무책임함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요양기관의 임대 운영이 손해보험사 등 금융 자본시장의 오랜 염원인 것을 고려하면, 노인복지를 신규 사업 분야 정도로 인식해 민간의 수익 창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현 정부의 천박한 복지 철학만 증명할 뿐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의료·요양·돌봄 연계를 통해 지역사회 계속 거주 환경 조성”을 기대하며 “장기요양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공립요양시설 확충” 추진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뚜렷한 정책은 가시화된 것 없이 정작 물밑에서 작업한 것은 사회서비스의 시장화였다니 이율배반적 행태에 기가 막힐 노릇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역 간 시설공급 불균형 해소 효과는 불투명한 반면, 주거 불안정과 비용부담 증가라는 부작용은 뚜렷한 임차 요양기관의 허용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현재 중요한 것은 보편적 장기요양서비스 확충이며,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해서는 공공 요양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공급 취약지에 해당하는 농산어촌 등을 중심으로 공공 장기요양시설 확충해 나가는 것이 국가의 책무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2023년 7월 27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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