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상황...'빨갱이급' 전락 독립영웅 홍범도

이영일 편집 부국장l승인2023.09.0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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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일 편집부국장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가 지청천, 이범석, 김좌진 장군과 이회영 선생 흉상은 육사 교정 내 다른 장소로 옮기고 홍범도 장군 흉상은 결국 교외로 이전하겠다고 31일 밝혔다.

육사는 "각계 각층의 의견을 고려해 이전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그 "각계각층"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홍 장군에 대한 의혹이 있다면서도 역사학계 등의 의견은 묻지 않으면서 "군 내부적으로 판단해서 결론내려질 수 있으면 굳이 외부 학계와 협의는 필요없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황당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었다. 

 

홍범도 장군, 윤석열 정부 반공 이념에 따라 공산주의자로 몰려 사실상 육사서 퇴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명목은 "육사보다 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것이지만 육사 단독으로 이를 결정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실상 윤석열 정부의 과도한 반공 이념에 따라 홍 장군의 소련 공산당에 가입 이력을 문제삼아 퇴출하는 셈이다.

이전 장소로는 천안 독립기념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독립기념관을 관할하는 국가보훈부는 "육사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공산당은 6.25전쟁 당시 공산당과는 완전 다른 당인데다가 실제 공산당원으로 활동한 적도 없고 다만 독립운동의 일환이었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난 28일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홍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결국 홍 장군 흉상을 육사 외부로 이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야당 일제히 맹비난 나서, 광복회는 국방부장관 퇴진운동 전개 밝혀

더불어민주당은 홍 장군 육사 밖 이전이 결정되자 이를 '역사 쿠데타'로 규정하고 "역사를 잊은 정권에게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비난에 나섰다. 독립영웅을 이렇게 모욕하고 부관참시한 정권은 일찍이 없었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교외로 이전하겠다고 31일 밝혔다. 홍 장군은 사실상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던 이력을 문제삼아 퇴출당하는 셈이다. ⓒ 위키백과

정의당도 국회에서 입장을 내고 "오늘은 육사 치욕의 날, 국군 굴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광복회는 "홍 장군이 6·25전쟁이 벌어지기 이미 7년전에 숨졌고 북한과는 관련이 없음에도 과도한 공산당 낙인찍기로 독립영웅을 퇴출하려는 시도"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이종찬 광복회장에게 홍 장군 흉상 이전의 필요성을 담은 서한도 보냈지만 광복회는 "국방부 장관 퇴진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흥사단도 "국군의 뿌리인 독립군의 정신을 지우고 독립영웅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범도 장군 퇴출 잠수함까지 미쳐, 난데없이 분열 야기하는 준비된 이념 논쟁 비판 고조

파장은 잠수함에까지 번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홍범도함 개명 문제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의에 "우리 주적과 전투를 해야 하는 그 군함을 상징하는 하나의 이름이 소련 공산당원 자격을 가진 사람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

결국 홍범도 장군 흉상만 '콕' 집어 육사 밖으로 이전하겠다는 상황을 두고 때아닌 홍범도 장군 팩트체크와 이념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지만, 난데없는 홍범도 논쟁은 결국 분열을 야기하는 준비된 이념 논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정말 기가 막힌 상황이다. 

이영일 편집 부국장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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