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순간

따뜻한 하루l승인2023.09.06 23:4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겨울 동안 기르고 수확한 보리가
어느덧 바닥을 보이려 합니다.
이제 곧 다가올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빨리 모내기를 마쳐야 하지만,
메마른 땅에는 봄이 되어도 비가 오지 않고
논바닥은 쩍쩍 갈라지기만 합니다.

가족의 배고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농부는
말라비틀어지는 논에 계속 괭이질합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마른논을 갈고 또 갑니다.
괭이를 휘두르는 농부의 손이 부르트고
쏟아지는 땡볕에 얼굴에 주름이
더욱 깊어집니다.

누가 봐도 농부의 행동은 쓸모없어 보였습니다.
물도 없는 논을 힘들게 파헤쳐 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하지만,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쏟아져 내리면
온 식구가 뒤늦은 모를 심었습니다.
이처럼 물길이 닿지 않는 산골짜기 같은 곳에는
비가 와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있습니다.

평평하고 기름진 찰배미 논은
대지주들이 차지한 경우가 많았기에,
가난한 농부들은 소작을 부쳐 먹거나
물길이 닿지 않는 높드리, 다랑논을 경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처럼 물길이 전혀 닿지 않는 논은
비가 오지 않으면 제때 모내기를 못 하곤 합니다.
그래서 농부는 천둥이 치기만을 기다리는데
오로지 빗물에 의존해서 경작하는 논을
‘천둥지기’라 합니다.

먼지처럼 곱게 갈린 논에 비가 오면
논은 이내 곤죽이 되는데,
그러면 뒤늦게 논을 갈고 할 것도 없이
모를 꽂아나가기만 하면 됐습니다.

농부가 마른논을 갈고 또 갈았던 괭이질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때로는 절대 끝이 보이지 않는 듯한 일에
한없이 매달려 발버둥 쳐 보기도 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노력했던 일들이
풀리지 않을 때 생각합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무리야.
할 수 없어. 포기해.’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
우리들 삶에 천둥과 함께 비가 내려치는
그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노력이 적다면 얻는 것도 그만큼 적다.
인간의 재산은 그의 노고에 달렸다.
– 헤리크 –

따뜻한 하루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따뜻한 하루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