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관리 총체적 위반…“취소가 답”

시민단체,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과정 비판 양병철 기자l승인2023.10.1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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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한국환경회의는 11일 오전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4대강의 자연성 회복 역행을 졸속으로 결정한 국가물관리위원회와 환경부를 대상으로 국가물관리기본계획변경처분 취소 소송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에 참여한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는 “정책과 행정은 진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금강 및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 취소와 국가물관리계획 변경 절차 과정에서 과학과 진실을 짓밟고,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를 우롱하는 등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이번 행정소송을 통해 반지성주의의 위기에서 민주주의를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지난 1기 국가물관리위원회는 10년의 계획을 준비하기 위해서 2년 반 간 치열하게 논의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의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불과 몇 주의 시간 만에 지난 물관리 정책의 퇴보를 결정했다”며 “정말 필요한 변경이었다면 제대로 된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 금강, 영산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결정도 거쳤어야 하고 지역 주민, 국민의 의견을 들었어야 했다”며 비판했다.

염형철 전 국가물관리위원회 간사위원은 국가물관리위원회의 결정에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일개 위원 신분인 환경부 장관의 지시에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이 정부의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모양이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이 지적한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 국가물관리위원회는 보고서를 참고했을 뿐이지 이것만으로 모든 결정을 한 것이 아니다. 보고서 이후로도 위원회는 1년 5개월에 걸쳐 57번의 회의와 100건이 넘는 검토를 거치고 각 유역위원회와 지역민들의 의견에 집중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보고서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 사항만으로 1기 위원회의 결정을 뒤집는 것은 한참 잘못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보 처리 방안의 결정은 수질과 수생태 개선 방안을 큰 논의 대상으로 하고 우리나라 물 정책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발전시킬지,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 결과로써 결정한 것”이라며 1기 위원회 의결 사항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정일 법무법인동화 변호사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취소하고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을 심의, 의결하는 과정은 물관리기본법의 규정들을 총체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관리기본법은 물 정책 결정에 있어 유역민, 일반 국민, 전문가가 참여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번 계획 변경은 이러한 세부적 절차와 적절한 근거 없이 위원회가 해당 사항에 대해 심의 및 의결을 했기에 위법, 또한 이 의결을 바탕으로 한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했기에 또한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재량권 일탈 남용 행위에 해당한다.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지속해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근거로 했다 얘기하는 것은 법이 규정한 절차로는 계획 변경의 근거가 없기에 편법적으로 들먹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련해 지난 9월 21일 환경부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의 변경을 확정, 25일 공고했다. 당초 감사원은 7월 21일 발표한 ‘금강·영산강 보 해체 및 상시개방’ 공익감사 결과 해당 결정에 대해 보완할 것을 통보했으나,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 정부에서 의결한 금강·영산강의 보 처리방안을 취소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조직은 감사원의 결과 발표 이후 약 2달여의 기간 만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려 졸속적인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문]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취소,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변경

절차 생략하고 졸속으로 초법적 결정한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고발한다

오늘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과 한국환경회의는 국민적 합의로 결정된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취소하고, 초법적으로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변경한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고발한다.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 21일 감사원의 ’보완‘ 처분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사대강 사업을 옹호하고 보 처리방안을 무위로 돌리려는 목적으로 단 15일 만에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취소를 의결하고,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을 단 두 번의 토의를 거쳐 위법하게 변경, 9월 25일 공고했다.

이에 따라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는 보 처리방안 관련 내용이 삭제되고, ’자연성 회복‘ 관련 용어 ’지속가능성 제고‘ 등으로 변경됐다. 부록으로 수록되어있던 ’우리 강 자연성 회복 구상‘은 전체 삭제됐다.

이는 하천의 자연성 회복과 수질, 수생태계 보전을 중심에 두고 있는 세계적인 물관리 정책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물관리 패러다임을 수십 년 전으로 회귀시키는 결정이다. 그뿐 아니라, 수년 동안 주민 의견수렴, 국민 여론 조사, 경제 타당성 평가,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 등을 토대로 확정한 보 처리방안을 법에 명시한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강행한 위법적 정책 결정이다.

우리는 수립되고 채 2년이 지나지 않은 물관리 계획을 변경하는 데 최소한의 용역을 통한 변경 근거를 마련하고, 충분한 논의의 과정을 거칠 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졸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경찰력을 동원해 강행하고, 보 처리방안의 당사자인 금강과 영산강 유역물관리위원회의 의견을 적정하게 묻지도 않았다.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은 대한민국 물분야의 최상위 계획으로 물관리기본법에 의거하여 10년마다 수립, 5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여 변경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환경부와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계획이 수립된 2021년 이후 약 2년 만에 계획을 변경했다. 그 내용 또한 전 정부의 결정을 부정하기 위한 것으로 점철되어 있으며, 국가의 기본계획을 변경하는 데 전문가와 연구기관의 충분한 검증 절차 없이 서면 심의만으로 확정하는 등 날치기, 졸속행정에 불과하다.

이에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한국환경회의는 위법적 정책결정으로 물관리 정책을 후퇴시킨 환경부와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규탄하며 국가물관리기본계획변경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다. 오늘 우리의 소송은 맹목적으로 사대강 사업을 옹호하면서 민주적 의사결정과정의 가치를 훼손한 정부에 대한 심판의 시작이 될 것이다. 재판부의 정의로운 판단을 기대한다.

(2023년 10월 11일)

보철거를위한금강·영산강시민행동 한국환경회의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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