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 실현과 ‘리스법제’ 정비

순환경제 촉진과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리스법제 정비해야 김성천 입법정책연구원 연구소장(법학박사)l승인2023.11.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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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와 10개 자동차 렌트·리스업체가 수송부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업 보유차량을 2030년까지 무공해차(전기·수소차)로 100% 전환할 것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사진은 김효정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이 지난 2021년 3월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차량 렌트·리스업체 10개사와 함께 기업 보유 차량 등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계획인 ‘2030 무공해차 전환100’ 선언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이다. 환경부 제공

경제 패러다임이 대량생산·소비로 거대 폐기물을 발생시키는 선형경제구조에서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생산·소비·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순환경제구조로 전환되면서 관련 법제를 정비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 폐기물의 발생 억제, 순환이용 및 처분에 초점을 두고 있던 ‘자원순환기본법’을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으로 전부 개정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은 생산·소비·유통 등 전 과정에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폐기물 발생 억제, 순환이용 촉진을 도모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순환경제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

그 과정 중 하나인 유통단계에 순환이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리스거래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소비패턴의 변화 등은 물론 순환경제의 전환으로 리스(lease)나 렌털(rental)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자동차와 생활용품의 리스나 렌털은 자원의 효율적 이용, 중고제품의 순환이용촉진 등을 도모할 수 있는 거래로서 순환경제의 핵심거래 모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리스나 렌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도 현재 리스와 렌털에 관한 종합적이고 구체적인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법률이 없어 리스와 렌털의 관계, 법률구조의 차이 등에 대한 구분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거래계에서는 리스와 렌털이라는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법률에서도 각기 다른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리스라는 용어는 자동차나 의료기기 등에서 사용되고, 렌털이라는 용어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복사기, 자동차 등 생활용품에서 사용되고 있다.

국내 법률에서는 민법은 임대차, 상법은 임대업 및 금융리스업,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시설대여업,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자동차대여사업 등 각기 다른 법률용어를 사용하고 있어 사업자는 물론 소비자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리스와 장기렌털은 그 성격이 비슷한데도 다른 계약상품으로 취급되고 적용법률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선진국은 리스를 중심으로 통합적인 법률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당사자 간 계약구조, 권리와 의무, 손해배상책임 등을 명확히 규정한다. 또 리스업자의 공통적인 행위기준 및 감독체계를 단일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소비자리스제도 신설로 리스업자의 정보공개의무 등 소비자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통일상법전에서 리스를 법률구조에 따라 일반적인 리스와 금융리스로 구분하고 있고(§2A-103), 소비자신용보호법에서 소비자리스를 별도로 규율하고 있다. 호주는 소비자신용법에서, 뉴질랜드는 신용계약과 소비자금융법에서 소비자리스에 대해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2009년 유럽 사법의 공통참조기준초안(Draft Common Frame of Reference)은 물품임대차(Lease of goods)에 관해 규정했었다.

우리나라도 순환경제의 촉진을 위해 통합규율 및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리스법제를 정비해야 한다. 이는 이미 국회입법조사처의 현안보고서(2015)와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정책동향(2013)에서도 제안한 바 있다.

우선 리스와 렌털을 통합해 규제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리스와 렌털은 그 내용이 유사함에도 계약 내용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법률체계가 복잡하므로 이를 해소해야 한다. 리스와 렌털에 대한 소비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민법에 동산임대차에 관한 규정을 신설하거나 상법에 임대업과 금융리스업을 리스업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있다. 그리고 기간 등에 따라 유형을 세분화하고 그들의 명확한 법률관계를 정립한다.

둘째, 소비자리스를 중심으로 한 소비자리스법을 제정한다. 소비자리스법은 소비자리스의 정의, 리스계약의 목적, 기간, 리스료 등의 구체적인 기준, 리스사업자의 설명의무 및 계약서교부의무, 소비자의 책임 제한 등 소비자보호를 규정한다.

순환경제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범부처 연대를 강조하고 있는 시점에서 리스와 렌털의 산재된 법체계를 리스중심 법제로 정비하고, 소비자리스법을 제정해 소비자보호를 강화한다면 순환경제로의 전환에 법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 김성천 입법정책연구원 연구소장

김성천 입법정책연구원 연구소장(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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