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면적과 비슷, 골프장 더 필요한가?

제공=이용기 환경연합 생태보전팀 활동가, 정리=양병철 기자 양병철 기자l승인2023.11.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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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확보하기 위한 NGO 회의에 참여하고 돌아오는 길, 항공기에서 꾸벅거리며 졸다가 일어나 산지를 바라보고 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초록의 산지를 갉아 먹은 듯 한 골프장이 산 넘어 산마다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 끊임없이 늘어진 골프장을 항공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을 하면서 제게 골프장이란 나무와 숲을 없애고 아침과 저녁마다 제초제를 뿌려 주변 공기에 독성물질을 살포하는 오염원이었다. 골프 레저 인구가 600만명이 된다는 지금 우리 주변의 골프장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하니 놀랄 정도이다. 605㎢에 달하는 서울시 면적의 약 83.8%가 골프장이라고 생각하면 어떠실까? 우리나라 골프장의 총면적은 약 507㎢이다. 서울시에 약 1,0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출근하는 유동 인구를 고려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지만, 산지를 깎아 만든 실외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녹지로 보이는 골프장엔 엄청난 양의 농약이 사용된다. 지난 2021년 환경부에서 진행한 골프장 농약 사용실태조사에서 전국 골프장에서 총 213톤의 농약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돼 있다. 213톤의 농약을 서울시 면적의 83.8%에 해당하는 지역에 살포한 거로 생각하면 더 놀랄 수밖에 없다. 물론 사람이 모이는 지역과 외지 지역의 차이가 있겠지만, 골프장 인근엔 작은 소규모 마을부터 큰 도심까지 사람이 거주하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약 545곳의 골프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지금 현재도 골프장을 짓기 위해서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주고 있다. 이러다 최상위 보호구역인 국립공원에도 골프장을 짓겠다는 얘기가 나올 지경이다. 실제로 최근 전남 구례 지리산 국립공원 자락에 연결된 산을 밀어내고 골프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참담한 광경이 신문 기사를 통해 나왔다.

▲ 끊임없이 늘어진 골프장을 항공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거제 노자산은 전 세계 약 3천 마리가 남아있다고 알려진 천연기념물 팔색조의 보금자리로 알려져 있다. 노자산은 팔색조뿐 아니라 거제 달팽이 등 다양한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지만, 이 지역마저도 골프장으로 개발해 사용하겠다는 목적으로 낙동강환경유역청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한 상황이다. 이 지역에 개발을 원하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개발사는 약 3.8㎢에 달하는 거제 남부권 복합관광단지 중 약 2㎢에 달하는 면적을 골프장으로 이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1㎢의 보호구역을 만드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50년 이상 된 나무를 베고 산을 깎은 뒤 골프장으로 만드는 일은 너무 쉽게 이뤄진다. 2023년 협의 완료된 전략영향평가는 341건, 환경영향평가는 127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1,916건에 달한다. 이 중에도 많은 골프장이 섞여 있을 것이다.

건강과 생물다양성을 파괴하는 지속적인 골프장 건설, 이러다 우리나라 산지 전체가 골프장으로 변하는 건 아닐지 너무 걱정이 된다.

▲ GIS정보를 통해 확인한 528개 골프장의 모습. 현재 우리나라는 540여개가 넘는 골프장이 산지에 자리잡고 있다. (사진=환경운동연합)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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