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 통신비 부담 완화 어렵다

참여연대l승인2023.11.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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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대 5G 요금제 신설만으로 통신비 부담 완화 어렵다

오늘 정부가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3만원대 5G 요금제를 만들고 앞으로는 5G 휴대폰으로도 LTE 서비스에 가입하게 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통신비 부담 완화가 어렵습니다. 참여연대에서는 이통3사가 5G 허위과장광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5G 요금을 전반적으로 인하할 것을 촉구하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늘(11/8) △5G-LTE 단말기와 요금제 교차 가입 허용 △3만원대 5G 요금제 최저구간 신설 △중저가 단말 2종 출시 △위약금 제도 개선 △28GHz 신규사업자 선정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통신비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늦게나마 5G 단말기로의 LTE 가입이 가능해지고 3만원대 저가요금제 구간이 신설되는 등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들이 포함된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이미 허위과장광고와 품질에 비해 폭리에 가까운 높은 요금제를 통해 지난 4년간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둬온 이통3사가 그동안 전국민으로부터 부당하게 수취한 수익에 비하면 이번 통신비 인하 효과는 너무나도 미미한 수준이다.

또한 막대한 마케팅비와 약속했던 28GHz 기지국 투자비를 아껴 이통3사의 이익이 더욱 확대됐음을 감안하면, 최소한 약속했던 20배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책임을 지고 단순히 저가요금제 구간을 일부 확대하는 것을 넘어 기존 중고가요금제의 5G 요금도 전체적으로 인하해야 한다. 초기 투자비 확보를 위해 서비스 초기에 높은 요금제를 출시할 수 밖에 없다는 이통3사의 주장에 따르면 이미 투자비를 충분히 회수하고도 5G 서비스보다 1.5배 많은 가입자를 확보해 매년 1조원씩 이익을 내고 있는 LTE 서비스의 경우 당장 반값요금제 시행이 가능하다.

애초부터 이통3사는 5G 기지국이 부족한 상황에서 LTE와 5G 서비스가 혼용되는 NSA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유독 최신단말기를 출시할 때는 5G 서비스로만 가입할 수 있도록 강제해왔다. 그 결과 사실상 불완전 판매에 가까운 5G 서비스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은데도 울며겨자먹기로 보조금이 집중된 최신 단말기를 쓰기 위해 5G 서비스를 써왔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지난 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발표한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서도 충분히 확인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5G 이용자의 서비스 만족도는 23%로 2020년의 30%보다 더 떨어졌고 불만족 이유는 ‘LTE와 비슷한 속도(55%)’로 꼽힌 바 있다. 또한 5G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주된 이유로 ‘최신폰은 대부분 5G 단말기라서’라는 답변이 56%로 나타난 바 있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 2021년 이통3사의 최신 단말기 5G 가입강요 행위가 90%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부당한 상품 판매 조절 행위와 현저한 소비자 이익 저해행위, 부당공동행위, 부당한 거래지위상 남용행위에 해당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였지만 이후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이통3사의 독과점 갑질 행위를 방치해왔다. 이제와 정부와 이통3사가 5G 단말기로 LTE 요금제 가입이 가능하도록 허용한다면 최소한 그 전에 저질러 왔던 불공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제재와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28GHz 포기로 투자비 아껴, 허위광고 책임지고 요금 전반 손봐야 합니다
애초부터 최신단말기 LTE 가입 막은 게 문제, 제재와 보상 먼저해야 합니다

3만원대 5G 요금제 최저구간 신설 또한 빛 좋은 개살구에 그치지 않으려면 저가요금제 데이터 당 단가가 중고가 요금제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데이터 제공량을 대폭 확대하고 중고가요금제 구간의 요금도 최소 1-2만원씩 낮춰야 한다. 또한 이동통신가입자의 절반에도 해당하지 않는 선택약정 25% 할인을 마치 대다수의 소비자가 쓸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명목가격은 4만원대지만 선택약정을 적용하면 3만원대’ 같은 소비자 기만행위를 멈춰야 한다.

현재 과기부가 제시한 A 이통사의 요금제 현황만 봐도 이통3사는 월 49,000원 요금제의 데이터 1GB 당 단가가 6,125원, 월 59,000만 요금제가 2,458원, 월 69,000원 요금제가 627원으로, 불과 2만원 차이에 고가요금제 이용자에게 10배 많은 데이터를 10배 싼 가격에 제공하는 차별적 요금제를 적용해 고가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8GB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 대다수의 고가요금제 가입자들은 데이터 당 단가가 훨씬 싸다는 이유로 다 쓰지도 못하는 데이터를 구입하기 위해 고가요금제를 이용하는 셈이다.

여기에 고가요금제에 더 많이 제공되는 공시지원금과 불법보조금, 각종 혜택을 감안하면 이통3사의 요금정책은 서비스경쟁이 아니라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술에 가깝다. 만약 지금의 차별적인 요금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3만원대 요금제를 새로 출시한다고 하더라도 데이터 제공량이 월 평균 사용량에 크게 못 미치는 5GB 수준의 요금제가 나오게 될텐데 그 요금제를 과연 누가 쓰겠는가.

아무도 쓰지 않을 3만원대 요금제가 출시가 된다고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이 낮아지지도 않을 뿐 더러 정부도 그럴 듯한 정책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이통3사의 상술에 편승하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 전기통신사업법 제28조가 요금 및 이용조건 등에 따라 특정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만큼 단순히 저가요금제를 추가하는데 그치지 말고 5G 요금제 구조 전반을 손봐야 한다.

이동통신서비스는 비록 민영화를 통해 민간기업들이 제공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시장 자율에 맡겨진 다른 시장영역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이동통신서비스는 국민 모두의 공공자산인 주파수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공공서비스로서의 성격이 강할 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 필수품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산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기간서비스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사업자에게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고 사실상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도 막고 있어 이동통신 3사가 20년 넘게 독과점적인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통신사업법은 일정규모 이상의 기간통신서비스 사업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할 때 유보신고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편리하고 다양한 전기통신역무를 공평하고 저렴하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경쟁촉진을 넘어 구체적인 요금제 및 위약금·단말기 정책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다행이지만, 여전히 이동통신3사의 독과점적인 이익을 축소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없이 떨어지는 콩고물이나 챙기려 한다면 통신비 부담 완화라는 정책적인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통신산업의 공공성과 안정성 확보,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완화를 위해 △이통3사가 저가요금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대다수 국민이 부담없이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고 △이미 기지국 투자비를 모두 회수한 LTE 요금을 반값으로 낮추는 것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서 이통3사 자회사를 퇴출하고 원가 수준의 도매대가를 제공하도록 제 역할을 해야 한다.

(2023년 11월 8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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