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소비세액공제 신설, 민생고에 잘못된 처방

참여연대l승인2023.11.1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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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감면 혜택은 고소득층에게, 피해는 저소득층에게 돌아와

재벌대기업·자산가에 혜택 집중되는 조세지출 축소해야
재벌부자감세 철회하고 적극적 재정 역할 모색해야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계의 소비 여력을 확대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며 ‘임시소비세액공제’를 제시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더해 세액공제를 추가적으로 신설해 전년 대비 5% 이상 신용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면 그 증가액의 5%만큼 세액공제를 해주자는 것으로 이를 통해 침체국면의 경기를 활성화하고 경제성장률을 견인하자는 취지이다.

하지만 이미 시행하고 있는 의료비와 교육비 세액공제의 경우에도 그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된다는 비판이 있는 상황에서, 특정한 목적도 정하지 않은 채 그저 소비를 더 하면 세액을 공제한다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를 비판하는 민주당의 기존 입장과 분명히 배치된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에도 ‘서민감세’를 하겠다며 나섰지만, 근로소득자의 절반가량이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하다.

저소득 가계가 소비를 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는 일자리, 가계부채, 고물가 등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 이 점에 대한 해법없이 무분별하게 제시하는 감세정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임시소비세액공제 도입에 반대하며, 재벌부자감세 철회와 민생 예산 확충을 위한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한다.

조세지출은 정부가 거둬들여야 할 세금을 받지 않고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간접지원 방식으로 비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저율과세 등이 이에 해당한다. 2024년도 조세지출예산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 동안 중·저소득자에 대한 조세지출은 6.4% 증가한 반면, 고소득자에 대한 조세지출 증가율은 10.3%로 중·저소득자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세금을 깎아주면 모두가 좋아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근로소득자들 중에서도 세금을 내는 절반가량의 사람들, 그 중에서도 더 많은 소득을 얻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갈 뿐이다.

대중 인기 영합적인 세금감면 정책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특히나 지금과 같이 세수가 부족하고, 향후 각종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세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이에 역행해 세수 기반을 잠식하는 세금 감면 정책을 내놓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조세지출로 인한 세수감소는 정부의 지출 축소를 초래해 결국 저소득 가계의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세금 감면의 혜택은 고소득층이 보고, 그 피해는 저소득층이 보게 되는 셈이다. 비과세감면 제도를 줄이고 그 세수로 직접적으로 복지를 확대하자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비과세감면 제도가 정비되어 온 이유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가계의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요술방망이는 없다. 하지만 정부가 60조원 가까운 세수결손 상황을 방치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소극적으로 임한다면, 내수 활성화가 요원하다는 점은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0.6%인데 민간은 1.1%인 반면 정부는 -0.5%를 기록했다. 즉 정부의 소비와 투자가 줄어서 안그래도 미약한 경제성장률을 오히려 끌어내린 것이다.

따라서 국회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감세 드라이브를 막고, 재벌부자감세를 철회시키는 것이다. 작금의 불평등·양극화 문제 해결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고, 사회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세원 확충 방안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쪽에서는 부자감세를 비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감세 정책을 내놓는 더불어민주당의 갈지자 행보는 충분히 우려되고 비판받아야 한다. 그동안 거대양당은 불필요한 정쟁으로 시간만 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밀실에서 재벌대기업과 자산가들을 위해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 왔다. 그런 점에서 역대급 세수결손과 민생복지 예산 축소 위협에 더불어민주당의 책임 역시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재벌부자감세에 일조한 과오를 반성하고 이를 바로잡는데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조세정의에도 어긋나고 세수입을 줄이는 조세지출 확대를 내세울 때가 아니다.

(2023년 11월 13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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