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없이 지방교부세 23조원 삭감 의회 심의권 훼손

참여연대, 재정 예측가능성·평탄화 효과 저해로 재정건전성 악화 양병철 기자l승인2023.11.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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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결손으로 인한 지방정부 피해 외면해선 ‘안 돼’

참여연대는 13일 “추경 없이 지방교부세 23조원 삭감은 의회 심의권 훼손”이라고 밝히고 “재정 예측가능성·평탄화 효과 저해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며, 세수결손으로 인한 지방정부 피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역대급 세수결손의 여파가 지방정부 재정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9월 18일 기획재정부는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해 부족한 세수가 59.1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끝내 추경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정부는 세계잉여금, 기금 여유재원 등을 활용해 부족한 세입을 메우고, 통상적 불용까지 동원해 세수결손 상황을 넘겨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추경을 피하기 위해 사용처가 정해져 있는 기금 여유자금을 동원하고 불용을 용인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다.

▲ 10월 19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3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인사말과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더 황당한 것은 내국세의 약 40%가 자동으로 연동되어 지방정부와 교육청에 지급하는 지방교부세도 주지 않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하지만 작년에 국회 심의를 거쳐 교부하기로 한 금액을 정부가 자의적으로 준다, 못준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올해 내국세 예상 감액분을 25년도에 반영하지 않고 올해 당장 감액하면 재정의 예측가능성과 재정의 평탄화 효과가 저해되어 오히려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정부가 세수결손에 따른 추경 등과 같은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내놓을 것과 국회가 제대로 된 예산 심의를 할 것”을 촉구했다.

지방교부세는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교부하여 각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이 재정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중앙정부가 보충해주는 것이다. 지방교부세는 법률로 규모가 정해져 있는데, 내국세 총액의 19.24%와 종합부동산세 총액,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45% 등으로 이뤄진다. 국가는 해마다 이 법에 따른 교부세를 국가예산에 계상해야 하는데, 지난해 국회 예산 심의때 올해 걷힐 내국세의 40%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방정부에 주기로 확정한 바 있다.

만약 올해 세수가 부족하다면, 당장 그만큼을 교부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내년에 결산을 거쳐 내후년까지 부족분을 차감하여 교부하도록 하고 있다. 결산도 하기 전에 올해 예산안에 확정된 교부세를 차감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은 국회 심의권을 무시하는 것이고 만약 이를 추진하려면 추경을 하는것이 맞다. 정부가 역대급 세수결손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지방교부세도 ‘지급 못한다’고 버티는 것이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훼손한다고 보는 이유다.

더불어 지방교부세 미지급으로 인한 지방재정의 훼손 역시 큰 문제이다. 윤석열 정부가 6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세수결손을 인정하고도 추경 없이 버티겠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볼 때, 정해진 지출을 줄이는 것도 부담이 되고 건전 재정을 강조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추가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경을 통해 본예산을 경정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세입예산, 세출예산은 모두 본예산이 유지된다. 국회에서 확정한 본예산이 변경되지 않으면 행정부는 국회 심의 금액을 그대로 지출해야 한다. 세수결손에 따른 책임은 추경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버티는 상황에서 무너지는 지방재정과 지역의 피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방정부는 이미 중앙정부의 교부세 지급액에 맞춰 예산 편성은 물론 집행까지 상당부분 진행한 상태다. 연말 지방교부세 지급분을 중앙정부가 임의로 집행하지 않고 지방정부에 일반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지방채 발행을 추진하는데, 올해 내국세 부족분을 지방정부의 지방채 발행으로 해결하는 것은 오히려 재정건전성에 위배된다.

참여연대는 “겉으로 건전 재정을 앞세우는 윤석열 정부의 모순된 행동이 비판받는 이유다. 국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적극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바로 세우고,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감세안을 막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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