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한 환경부 규탄

전국 321개 시민·환경단체, 공동행동 진행 양병철 기자l승인2023.11.2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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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 321개 시민·환경단체가 전국 곳곳에서 환경부의 1회용품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공동 행동을 진행했다. 이번 공동행동은 가장 먼저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동상 앞에서 오전 11시에 진행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전국 18개 지역에서 기자회견 및 1인 시위가 열렸다.

▲ (제공=환경운동연합)

지난 11월 7일 환경부는 △종이컵 규제 대상 제외 △플라스틱 빨대 및 비닐봉투의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을 발표하며 1회용품 규제 철회를 발표했다. 해당 1회용품은 2022년 11월 24일 규제가 시행되었어야 했지만, 이미 1년 계도기간으로 규제를 적용받지 않은 품목들이다. 한 번 미룬 규제를 계도기간 종료 2주를 앞두고 환경부는 다시 또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1회용품 규제 철회에 대해 환경단체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고, 이날 전국에서 환경부의 규제철회를 규탄하는 공동행동이 진행됐다.

먼저 환경단체를 대표해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활동처장은 국민들은 1회용품에 대해 누구나 할 것 없이 줄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환경부가 국민들의 실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환경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특히 ‘종이컵은 세계적으로 규제하는 나라가 없다’, ‘비닐봉투는 생분해성 비닐봉투로 잘 정착되고 있다’는 환경부의 발표에 종이컵의 경우 독일 등의 나라에서 규제되고 있고,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재활용이 어렵고 매립·소각될 수 밖에 없는 일회용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마치 1회용품 규제에 있어 할 일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 분노했다. 마지막으로 1회용품 사용금지는 권장할 사항이 아니고 강력한 규제로 진행되어야 한다며 2023년 11월 24일 시행되었어야 할 1회용품 규제를 원안대로 시행하길 요구했다.

이번 규제에 대해 소비자기후행동 서울 이수진 대표는 종이컵을 규제하지 않겠다는 것은 기후위기를 가속화시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이번 환경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더욱이 환경부는 지난 1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을 유예·축소하며, 규제를 포기한 적이 있음을 다시 밝히며 시민들과 업계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환경부가 오히려 그 의지를 꺽고, 국제사회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기후위기를 해결할 골든타임은 이제 5년 6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부는 일회용품 규제 철회를 전면 수정하고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다양성재단 성민규 연구원은 야생동물을 걱정하는 단체가 이례적으로 일회용품 규제를 철회, 비판하러 나온 이유는 무분별하게 생산·소비하고 폐기한 일회용품이 야생동물들을 죽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닷새들의 목구멍에 플라스틱 조각이 들어가고 거북이의 코에 빨대가 꽂히고, 비닐봉지가 고래의 배를 채우고, 바다사자의 목을 조르고 있으며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멸종위기 해양동물, 상괭이 참돌고래 남방큰돌고래 긴수염고래 붉은바다거북 모든 개체의 몸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며 우려했다.

날벼락 같은 환경부의 갑작스런 일회용품 규제 철회는 환경부가 생명과 환경을 보호하는 길이 아닌 죽이는 길을 택한 것이며 이름만 환경부지 환경파괴부라는 오명은 이미 우스개소리가 된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이제는 반환경적인 행보를 멈추고 환경과 생명을 생각하는 시민들을 배신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청년입장을 대표해 이연주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환경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 완화 결정은 환경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을 시민의 몫으로 전가하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완화하면, 편리함을 추구하는 대다수의 카페 매장에는 컵 쓰레기가 넘쳐날 것이며, 이는 시민을 쓰레기 산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시민들은 일회용품 규제 정책으로 텀블러, 장바구니 등 다회용품에 적응해가고 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일회용품 사용을 허가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게으른 처사라고 비판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를 운영 중인 길현희 대표는 ‘처음 건물 내부 금역 제도가 시행되었을 때도 큰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의 의식은 빠르게 성숙해졌다. 규제가 잘 작동된다면 사람들은 충분히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산업이 무너지지 않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예측 가능하고 일관적이야 하는데, 계속 소상공인을 핑계로 정부가 마음을 바꾼다면 정부의 말만 믿고 산업에 투자하던 다른 산업이 무너지고야 만다’고 발언하며, 이번 규제 철회는 소상공인을 위한 결정이 아니라고 분노했다.

한편 이번 전국 공동행동을 통해 전국 321개의 환경·시민단체와 제로웨이스트 모임은 환경부에게 1회용품 규제를 원안대로 시행할 것을 함께 요구했다. 이번 공동행동에 이어 한국환경회의는 범국민이 동참한 철회 서명지를 환경부에 전달하는 등 1회용품 규제 정상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 이순신동상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환경부 가면을 쓴 사신과 1회용품으로 죽어가는 동물·사람의 영정사진이 시민들이 모아준 1회용품 쓰레기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구현했다.
▲ 1회용컵 보증금제 선도지역인 제주에서 제주시민사회단체는 1회용품 사용 규제를 요구했다.
▲ 충남, 충북, 대전, 세종의 시민단체는 환경부 앞에서 1회용품 규제 완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매장 내에서 사용할 다회용컵을 준비했지만 일회용품을 쓰라는 환경부의 지침에 대한 비판을 담은 모습을 구현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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