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감세 맞서 사회연대세·횡재세 도입해야

참여연대l승인2023.11.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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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치금융’ 기업 겁주기 아닌 법률로 세원 확충해야

불평등·양극화·기후위기 대응 위한 재정소요 충당 시급
민주당, 제대로 된 초과이윤세 도입 위해 횡재세 법안 보완해야

최근(11/20)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장단과 간담회를 통해 최소 1조원 이상의 상생금융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은행 종노릇’과 같은 강경 발언이 대통령 입에서 나온 뒤에 나온 조치로 은행 팔 비틀기 방식에 그친다면 관치금융과 다를 바 없다. 물론 올해 3분기까지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이 44조2천억원을 기록하는 반면, 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은 다중채무자가 450만 명에 육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안한 민생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 아래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는 금융사들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법률과 제도를 통해야지 기업들 팔을 비틀어서 할 일이 아니다. 게다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무분별한 감세 드라이브를 막고, 복합적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세원을 확보하는 일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조속한 부자감세 철회와 함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횡재세, 사회연대세 등과 같은 목적세, 누진증세 구조를 가진 고소득, 고자산 위주의 증세 논의에 정부와 국회가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위기, 고금리 등 대다수 시민의 삶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고수익, 고소득을 누리는 계층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의 공식 종식 이후 취약계층의 삶은 오히려 더욱 어려워졌는데, 위기를 틈타 그야말로 횡재를 얻는 기업들이 업종을 바꿔가며 등장하고 있다. 최근 해외주요국이 글로벌 법인세 최저한세와 횡재세 도입, 부자 증세 등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민간주도 성장’, ‘긴축재정’ 기조 하에 ‘부자 감세’를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는 침체일로에 빠지고 세수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높은 물가는 잡히지 않고 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모면하기 위해 특정 산업과 기업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 대통령까지 나서서 날 선 언어로 비판을 이어가고 있지만,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한 구조적 문제 해결에는 정작 손을 놓고 있다. 효과는 제한적이었지만, 가계소득을 높이겠다며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내놓았던 박근혜 정부보다도 못한 정권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금리인상 등의 호재를 만나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경제주체에 대해 과세하여 재분배하는 것은 정부의 마땅한 노력이나 이는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진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지난 2021년 참여연대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사회 연대의 원칙을 함께 경험하자는 취지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는 계층에 대해 한시적인 증세를 실시하는 ‘사회연대세‘를 제안했다. 또한 올해 3월에는 석유사업자와 시중은행의 초과이윤에 대해 법인세 과세특례 형태로 초과이윤세를 신설하여 과세표준을 정하고 이에 걸맞는 과세표준 세율을 정하여 특별법 형태로 한시적으로 진행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횡재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점은 긍적적으로 평가한다. 특히,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에너지기업과 은행에 횡재세를 걷고 있다는 점에서 여당이 법인세와의 이중과세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것은 기업 편향적 정당임을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횡재세 법안을 제출하였다. 이제라도 더불어민주당이 횡재세를 제안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우려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횡재세는 초과 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횡재세 성격의 ‘부담금’을 징수하도록 명시하였는데 하한선을 정하지 않은 채 구체적인 징수 방안은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여당이 횡재세에 반대하고 있어서, 법안이 도입되더라도 의미있는 수준의 횡재세를 걷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사회 양극화 상황에서 기업이 과도하게 초과이윤을 누리는 폐해를 시정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허점을 보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다가오는 기후위기와 인구위기 그리고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 마련을 위한 세원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와 국회가 확실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은 횡재세 도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추후 법인세, 소득세 최고구간의 인상과 같은 누진증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마치 민생을 위하고 기득권을 척결하는 양 이야기하지만 실상은 친재벌, 친부자 편향적인 정책, 기득권층을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조와 정책은 민생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다. 경기침체와 불평등이 심화되고 세수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횡재세 도입이 아니면 이에 준하는 어떤 대책이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2023년 11월 22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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