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서비스기본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참여연대l승인2023.12.1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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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사회서비스를 시장에 맡기겠다는 사회서비스기본계획 전면 재검토하라

사회서비스를 돈벌이 수단으로 바라보는 정부의 편협한 철학 반영
서비스 차등화·금융 자본 진입 허용 등 시장화 가속화할 내용만 담아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가의 공공 돌봄 체계 기조 전환 시급

보건복지부는 오늘(12/12) 제 31차 사회보장위원회를 개최해 제3차 사회보장 기본계획(안)과 제1차 사회서비스 기본계획(안)(이하 ‘사회서비스기본계획’)을 심의했다. 사회서비스기본계획은 사회서비스원법에 따라 수립되는 5개년 기본계획으로 사회서비스 분야의 최상위 계획으로 처음 마련된 내용이다. 따라서 사회서비스기본계획 수립의 법적 근거인 사회서비스원법의 취지에 걸맞게 사회서비스 인프라 확충, 공공부문 지원 내용이 담겨야 마땅하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사회서비스기본계획을 살펴보면 공공성 강화라는 법제정 취지와는 동떨어진 사회서비스 고도화 명목의 사회서비스를 시장화 정책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미 시장화되어 있는 사회서비스 영역의 시장화, 산업화를 가속화하고 서비스를 차등화하겠다는 이번 사회서비스기본계획으로는 양질의 서비스 공급을 위한 혁신도 질 높은 사회서비스도 담보할 수 없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는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공공 책임성 강화 방안은 없이, 사회서비스를 돈벌이 수단으로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반영된 사회서비스기본계획을 비판하며 국가 책임 사회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한 인프라 확충과 돌봄종사자 처우개선안 마련을 촉구한다.

정부는 사회서비스기본계획의 중점 추진 과제를 ▲다양한 서비스 확충 ▲질 높은 서비스 제공 ▲공급혁신 기반 조성 등 세 가지로 설정했다. 먼저 정부는 서비스 내용과 수준에 따라 가격탄력제를 도입하고 소득 수준별로 본인부담을 차등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미 돌봄 등 다수의 서비스는 많은 돈을 내면 더 좋은 서비스가 제공되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반면, ‘사회’서비스란 국민의 보편적 욕구에 사회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사회보장급여이다. 게다가 더 많은 돈을 내면 더 좋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추후 경제력에 따른 서비스 수준 격차와 차별만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더해 정부는 서비스 질 제고를 핑계로 금융 자본이 사회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합리화하고 공급자들 간의 서비스 경쟁을 통해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공급혁신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펀드 조성을 위해 거대 자본을 끌어들여 시장을 개편하는 것은 결국 사회서비스 고도화로 포장된 사회서비스 시장화를 추진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국가가 사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여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제정된 사회서비스원법 기본계획의 실상은 지불능력에 따라 서비스 이용자를 양극화하고, 금융자본의 진출을 늘려 지역사회 소규모 공급기관을 퇴출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결국 국가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정부는 이번 사회서비스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길 바란다. 기본계획에는 긴급돌봄 확대, 돌봄 노동자의 보수 적정화 및 권익보호 강화 등 일부 긍정적인 내용이 담겨있긴 하다. 그러나 시민사회의 지속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부는 돌봄의 국가책임 강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굳건히 사회서비스 시장화 기반 다지기에 불과한 기본계획 내용을 발표하였다. 향후 5년간 사회서비스 정책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기본계획이 온통 시장화의 길을 열어주도록 추진된다면 계층 간 사회서비스 격차는 심화되고 취약계층은 최소 수준의 질 낮은 서비스만 제공받을 것이 불 보듯 뻔 하다.

기본계획은 적어도 저출생고령화, 1인가구화, 지방소멸 등 인구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른 돌봄 수요 예측, 이에 따른 중장기 공급대책으로 지역별 인프라 확충과 돌봄종사자 인력양성, 돌봄공백을 방지하는 지역사회 전달체계,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분담 등 사회서비스 정책의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진정으로 시민이 원하고 초고령사회에 조응하는 사회서비스가 무엇인지 정부는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2023년 12월 12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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