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혁신방안 재고해야

참여연대l승인2023.12.1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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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사업의 공공성 크게 훼손하는 LH 혁신방안 재고해야

경쟁시스템 도입, 공공주택사업 민영화하려는 황당한 해법
분양주택 가격 상승, 공공임대주택 사업 위축, 재정 악화 우려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어제(12/12)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의 후속대책으로 ‘LH 혁신방안’과 ‘건설 카르텔 혁파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LH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건설산업 전반에 고착화된 카르텔을 혁파할 강력한 방안을 이번 대책에 포함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LH 공공주택 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부실 공사를 방지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인지 의문이다.

이번 LH 혁신방안의 가장 큰 문제는 공공택지 및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LH와 민간의 경쟁시스템 도입이다. 정부 계획은 이를 통해 민간건설사에 공공택지 조성 사업 및 공공주택 분양 사업을 할 수 있게 하고, 민간 건설사에 주택도시기금 지원, 미분양 주택 매입 확약 등을 공공이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LH가 공공택지 및 공공주택사업을 과도하게 많이 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면 지방공기업에 대한 재정 및 자금 지원을 강화시키고 지방 자치단체의 권한과 지방공기업의 역할을 제고해 공공성을 강화하면서도 지방자치단체의 감독 기능 제고, 공기업간 경쟁체제 또는 지방공기업 사업 지분 비율의 제고 등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거꾸로 공공과 민간 경쟁체제라는 해법을 들고 나와 공공성을 우선으로 해야 할 공공주택사업을 민영화하려는 황당한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는 공공택지 및 공공주택 사업의 공공성을 크게 훼손하고, 분양 주택 가격의 상승, LH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위축 및 임대료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공공임대주택 사업은 그 손실로 인해 수도권 공공택지 및 공공분양사업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LH 공공임대주택 사업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런데 LH 사업의 본령 중 하나인 공공택지 사업을 민간에 넘겨주면 LH의 재무상태는 지금보다 더 악화되지 않겠는가?

민간이 대규모 택지공급사업을 할 수 있는 택지개발촉진법과 그 관련 법령 등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건설사는 막대한 자금 투입에 따른 부담 및 손실을 우려해 이 법에 의한 택지 조성 사업을 하지 않고 수익성 있는 일부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택지조성에 참여하는 실정이다. 특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공공택지 및 공공주택사업은 더욱 어렵다. 지방균형 발전을 위해서라도 LH 및 지방공공주택사업자의 역할이 제고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만약 민간이 사업을 할 경우 사업지는 당연히 노른자위에 해당하는 수도권 택지 사업 또는 광역시나 인구 100만 이상의 대도시 혹은 그 주변을 선택할 것이다. 손실사업은 공공이 하고, 수익 사업은 민간이 한다면, 부담 가능한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공공택지 및 공공주택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겠는가? 특히 언론 보도에 의하면, 민간 건설사 수익 보전을 위해 감정가 이하의 공공택지 분양까지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과도한 특혜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 분명하다. 공공주택사업에 쓰여야 할 수익을 민간에 퍼주고 분양주택 미분양이 발생하면 매입확약까지 해주면서 민간건설사를 공공택지와 공공주택사업에 참여하도록 할 이유는 전혀 없다.

공공주택사업을 민간 건설사가 단독으로 한다는 방안도 불합리하다. 지금도 민간주택사업자가 공공택지를 공급받아 분양사업하는 것이 가능한데, 공공주택사업까지 민간 건설사에게 시행하도록 할 이유가 없다. 아울러 현재도 민간 건설사가 공공주택 건설을 도급받거나 공공주택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하여 공동사업자로 공공주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저렴하고 질 좋은 공공주택을 공급하면서 주택 공급사업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공공택지 분양주택의 분양가상한 심사 단계에서 민간시행자들이 각종 건설 항목의 자재 고급화, 가격 부풀리기 등을 통해 분양가격 인상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공공주택특별법에서 공공주택사업을 민간 단독으로 하지 않도록 한 것은 공공주택사업 원가를 잘 알고 있는 공공주택사업자가 함께 하도록 함으로써 과도한 분양가 부풀리기를 차단하고 수분양자들이 부담할 수 있는 가격에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공공주택사업의 공공성아 훼손될 우려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예를 들어 정부는 청년, 무주택자들에게 지분 분양형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분양 완료하는데 십수년 이상 걸릴 그런 사업을 민간 건설사가 할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공공임대주택 사업과 같이 건설·유지·보수까지 지속적으로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을 민간이 할리가 없다.

즉, 분양수익이 발생하는 주택 분양사업만 민간건설사가 하려고 할 것이다. 결국 노른자위 땅의 사업 수익을 민간에게 넘기고 공공주택사업자는 손해가 나는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사업을 하라는 것 아닌가? 정부의 이번 계획은 공공주택의 부실시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공공주택의 가격 인상을 촉발하고 LH 재정은 더욱 어렵게 만들어 공공주택사업의 공공성을 현저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

(2023년 12월 13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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