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학생 강제출국 사건 철저히 조사를”

시민단체, 관계자 및 당국자 책임규명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3.12.2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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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한신대학교가 자교 어학당에서 공부하던 22명의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유학생들을 수업기간 및 체류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 출국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이 공개되자 한신대학교 측은 이 사건이 출입국의 요구사항을 지키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되어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는 유학생을 위해 학교가 선제적인 조치를 한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 21일 오전 한신대학교 우즈벡 학생 강제출국 사건 책임규명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이 사건은 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바라본 대학교의 운영과 특정 국적의 학생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규정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으로 인한 결과로, 해당 유학생들은 잠재적 범죄자가 아닌 명백한 피해자이다.

대한민국 법무부는 ‘외국인 유학생 사증발급 및 체류관리 지침’을 통해 유학생들에게 은행잔고 증명서 등 재정능력을 입증할 서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 중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 단 두 국가 출신의 학생들에게만 ‘3개월 이상 1천만원 이상 잔액 유지 필수’라는 조건을 특별히 추가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학생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차별적인 지침이다. 이러한 관점이 외국인 유학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결과를 낳았고, 체류기간이 도과하지도 않은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강제 출국되는 사건을 낳은 것이다.

한신대학교는 이 사건에 대해 ‘변명의 여지없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강제출국 과정에서 ‘관계기관의 공식협조’를 받았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출입국 등 공권력의 개입 없이 학교가 22명의 학생들을 일사분란하게 강제 퇴거하는 것이 가능했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저출산의 대책으로 이민정책을 제시하면서 대한민국 내 외국인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이민청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 차례에 걸쳐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외국인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불법체류 등 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한 인간을 필요에 따라 구분하고, 경제적 필요가 다하면 내친다는 이민정책의 방향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정책은 대한민국에서 외국인의 인권은 경시되어도 좋다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뿐 아니라, 특정 국가 또는 특정 체류자격의 외국인은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이주민 혐오 분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130개 이주인권단체 일동은 현행 출입국관리법과 차별적 관행에 따른 출입국·외국인 정책의 문제를 확인하며, 한신대학교의 강제출국 사건 관계자 및 당국의 책임규명을 촉구하고자 21일 오전 11시 서울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한신대 우즈벡 학생 강제출국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규명 촉구

[기자회견문]

지난 11월 27일 한신대가 자교 어학당에서 공부하던 22명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을 학교 수업기간과 체류기간이 모두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리 강제 출국시킨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전말을 고발하는 기사가 처음 공개되자, 한신대학교는 이 사건의 본질을 “유학생들이 출입국 당국의 요구사항을 지키지 못해 불법체류자가 되어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을 받기 전에 (학교가) 선제적인 조치를 한 것”이라고 입장표명을 하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의 진정한 본질은 “특정 국가의 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는 차별적인 법무부 출입국 정책과, 외국인 유학생을 돈벌이 도구로만 바라본 대학교 운영”이라고 보고, 이 자리를 빌려 철저한 조사와 책임규명을 촉구한다.

법무부의 특정국가 학생 대상 잔고유지 정책 및 대학 인증제 규탄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외국인 유학생 사증발급 및 체류관리 지침’에 따르면, 한국에서 유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은행 잔고 증명서’ 등과 같은 재정능력을 입증할 서류를 요구한다. 그런데 유학생들 중에서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두 특정 국가의 학생들의 경우에는 “3개월 이상 1천만 원 이상 잔액 유지 필수”라는 조건을 특별히 추가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이 두 나라 출신의 유학생들은 유학의 의도가 특히 의심된다는 것이다. 두 나라에 대해서만 특별히 추가적인 조건을 부과하는 방식의 출입국 행정은 이번 사건처럼 실무상 혼선을 남겨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을 잠재적 범법자로 보는 심각하게 차별적인 지침이다.

법무부 차원에서 이런 노골적으로 차별적인 지침에 따라 유학생 체류를 관리하는 상황에서 대학교가 외국인 유학생들을 돈벌이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법무부의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도’에 따르면 외국인 유학생의 이탈률, 즉 미등록 체류 비율에 따라 각 대학은 ‘우수인증대학’이 되어 외국학생 초청에 각종 혜택을 누리거나, ‘비자제한 대학’이 되어 외국학생 초청이 어려워지는 갈림길에 서있게 된다.

학생들의 체류상황에 따라 학교의 수입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학교가 자교 학생을 007작전처럼 강제 출국시켜버리는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한신대 총장이 ‘변명의 여지없이 사과’한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렇게 한신대의 사과만으로 마무리될 일이 아니다. 한신대는 분명 강제출국 과정에서 ‘관계기관의 공식협조’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22명의 학생들의 동의 없이 비행기티켓을 구매하고,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짐도 챙기지 못한 이들을 일사분란하게 비행기에 태워 출국시키는 과정이 출입국의 도움 없이 가능했을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금번 한신대 사건에 공권력이 개입되었는지 여부가 철저히 조사되기를 요구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6일 국민의힘 정책의총에서 ‘우리나라의 정해진 미래는 인구재앙’이라고 하며, 그 해결책 중 하나로 이민정책을 제시하면서 이민자들을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도구로서 이민청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또한 14일 전국 출입국기관장 회의에서“우수인재나 숙련인력 등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외국인에 대해서는 선별적으로 받아 들이되, 불법체류 등 법 위반자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는 등 국익에 부합하는 균형 잡힌 출입국‧이민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인간을 필요에 따라 구분하고 철저히 취할 것만 취하겠다는 생각. 경제적 필요가 다하면 가차 없이 내치겠다는 국가의 이민정책은 계속해서 이민자들의 인권은 경시되어도 상관없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특정국가에서 온 유학생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지목하는 대대적인 이주민혐오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주단체 요구사항

한신대는 자신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간을 한신대에 믿고 맡긴 유학생들에게 협박과 감금 등 학교로서 상상할 수 없는 불법행위를 행한 점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고 학생들에게 사과 및 필요한 배상을 해야 한다. 또한 금번 사건에 공적 기관의 협조가 있었는지에 대한 진상규명에 협조할 것을 요구한다.

법무부는 체류 관리의 모든 책임을 대학 측에 전가하여 결국 유학생 강제 출국을 유발시킨 1차적인 원인 제공자다. 이에 우리는 한신대 강제출국 사건에 법무부의 직간접적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규명을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다시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지침을 개선하고, 유학생들을 포함한 이주민을 철저히 체류 관리 대상으로만 여기는 법무부 정책에 전향적인 변화를 촉구한다.

(2023년 12월 21일)

이주인권단체 일동 (총130개 단체)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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