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퇴하라

참여연대l승인2023.12.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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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통위 파행, 김건희 명품 수수, 류희림 ‘민원사주’ 의혹 회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전문성, 공직윤리 모두 갖추지 못해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어제(27일) 열린 인사청문회를 통해 위원장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지난 22일 국민권익위원장에서 물러난 김 후보자는 이동관 전 위원장의 파행적 방통위 운영,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 관련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서 사실상 두둔하거나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김 후보자는 가뜩이나 방송통신분야 관련 전문성도 갖추지 못한 검사 출신이라 비판받고 있다. 청문회 답변 등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가 방통위를 대통령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최소한의 기대조차도 하기 어렵다. 방통위원장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김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야 마땅하다.

청탁금지법 위반행위 신고 · 처리기관장인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았던 김 후보자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 사건과 관련해 “권익위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김 후보자가 위원장 재임 중이던 지난 11월 21일 권익위가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에 대해 속전속결로 청탁금지법 위반과 배임 혐의를 공표하면서 경찰청에 수사 의뢰하고 방통위로 이첩한 바 있다. 김 후보자의 답변 회피로, 오히려 방통위원장으로서 방통위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인됐다.

이동관 전 위원장의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한 상임위원인 이상인 부위원장과 단 둘이서 KBS, MBC(방송문화진흥회), EBS 이사들을 교체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법적 근거도 없는 인터넷 뉴스의 심의를 요구하는 등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을 장악하기 위해 위법적 의사 결정도 서슴지 않았다. 김홍일 권익위의 결정은 이동관 방통위의 의사 결정에 주요한 근거가 됐다.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통위의 파행적 의사 결정과 운영에 대해, 김 후보자도 책임이 있다고 보는 이유다.

그런데도 김 후보자는 “꼭 바람직하냐의 여부는 차치하고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이동관 방통위의 파행을 정당화했다. 이는 권태선 이사장이 자신의 해임과 후임 보궐이사 임명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 달라고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법원이 이동관 방통위에서 “2명의 위원들이 내린 결정을 유지하는 건 방통위의 입법 목적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힌 판단과도 배치된다.

최근 불거진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과 공익제보자 공격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사실관계가 맞다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가, “방심위 민원은 방심위원장의 지인을 포함해 누구든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여야 의원의 질의에 따라 답변이 오락가락했다. 후보자가 위원장을 맡았던 권익위는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위반한 혐의로 신고된 이해충돌방지법, 방심위의 임직원 행동강령, 임직원 이해충돌 방지 규칙 등의 신고 · 처리기관이자, 공익제보자 보호 주무기관이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이 사건의 제보자를 공격한 데 이어, 류 위원장과 방심위는 비실명 대리신고한 제보자들을 색출하겠다며 서울남부지검에 수사 의뢰하고 내부 감사까지 착수한 상황이다. 김 후보자는 더욱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했다. 방심위와 같은 ‘민간 독립기구’의 운영은 물론, 이해충돌방지법과 공익제보자 보호 법령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 김홍일 방통위의 독립성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오리온 그룹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면서 오너 일가인 이화경 부회장이 200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에 변호인단으로 참여한 사실로 이해충돌 논란도 빚고 있다. 이 대목에 이르면, 김 후보자가 국민권익위원장과 방송통신위원장은커녕 최소한의 직업윤리조차 갖추지 못해 공직자로서도 자격이 없는 인사임을 확인케 된다. 전직 검사인 법률가 김홍일의 ‘법’은 윤 대통령의 ‘법치’만큼이나 공허하다.

그래선지 청문회 내내 “열심히 하겠다”는 김 후보자의 답변이 외려 윤 대통령을 위해 방송 장악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으로만 들린다. 방송통신분야 전문성도,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도,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윤리의식도 그 무엇 하나 갖추지 못한 김 후보자는 자격이 없다. 김 후보자에 촉구한다. 방통위원장 후보자에서 당장 사퇴하라.

(2023년 12월 28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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