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죽음, 누구의 잘못인가

한 배우를 죽음으로 몬 잔인한 한국사회 단면 비판 이영일 편집부국장l승인2023.12.30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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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일 시민사회신문 편집부국장

천생 배우였던 고 이선균(48)씨의 발인식이 서울 종로구 소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그의 마지막길엔 가족과 동료들이 함께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의 죽음은 많은 이들의 슬픔과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SNS상에는 그의 죽음과 관련, 경찰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내사 중인 정보를 흘린 경찰들, 선정적인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루머를 기반으로 함부로 떠드는 댓글들, 어떻게 유출됐는지도 모르겠는 통화내역들에 말초적으로 반응하는 시민들, 우리 모두가 그를 사지로 내몬 것 같아 슬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미안하고 안타깝기도 하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윤석열 정부에서 극장식 수사 잦아져” 비판

사실 그에 대한 마약 투약 혐의 증거는 확실한 증거는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입건전임에도 내사 상황이 공개되면서 피의사실공표 논란도 일었다. 그가 사망하자 피의사실공표는 사건관계인의 명예와 인권을 저버린 것이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이하 민변 사법센터)는 29일 “피의사실공표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혐의사실과 수사상황이 그대로 드러나는 '극장식 수사'가 잦아졌다”고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민변 사법센터는 “사건관계인을 포토라인에 세우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경찰 수사공보 규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사건관계인의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방기한 것”이라며 피의사실공표죄 적용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피의사실이 공표된 경우 당사자가 법원에 해당 피의사실의 삭제와 공표 등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방안(법원의 피의사실공표금지명령 제도 도입), 위법하게 공표된 증거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의 확장) 등이 이미 학계와 국회에서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분별한 선정성 기사로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언론의 책임도 분명하다

언론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고인은 지난 10월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 형사 입건된 이후 간이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3차례의 경찰 소환 조사가 이어지면서 언론들의 선정성 기사는 계속 이어졌다.

간이검사가 음성으로 나오자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는 기사, 정밀검사가 음성으로 나오자 다리의 털로 다시 검사해야 한다는 기사가 나왔다. 다리털 검사가 음성으로 나왔지만 무게 논란이 일었고 추가 검사에도 음성이 나오자 신종마약은 검출이 안된다는 기사가 나오는 모양새였다.

그가 수사를 받을때마다 과도할 정도로 포토라인에 서야 했다. 그의 사생활 기사는 마약 논란 기사와 함께 떠돌았다. 경찰과 언론이 그의 죽음을 떠밀었다는 비난이 여기서 나온다.

이선균씨는 졸곧 유흥업소 실장이 자신을 속이고 약을 줬으며 마약인 줄 몰랐다고 주장해 왔다.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먼저 제의하기도 했다.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 증거가 마약 전과 6범인 유흥업소 실장의 진술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그의 억울함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가 사망하자 한국 언론들은 앞다퉈 “마약혐의 배우 이선균 숨진채 발견”등으로 헤드라인을 뽑았다. 하지만 외국의 다수 언론들은 “오스카상을 수상했던 기생충의 배우 이선균 숨진채 발견”, “한국의 스타배우 이선균 사망”등으로 보도했다.

그의 사망으로 공소권은 사라졌다. 그는 정말 마약을 투약한 것일까는 이제 의미가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또다른 질문은 남는다.

과연 그의 죽음은 누구의 잘못인가.

이영일 편집부국장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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