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동영상 삭제… “국민우롱 처사”

지난 5일 발족한 ‘4대강 기획단’이 국토해양부 블로그 등을 통해 배포한 ‘4대강 살리기’ 동영상이 심각한 왜곡으로 채워져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명박 정부의 숙원 과제가 대국민 홍보에서부터 거짓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0일부터 공개된 3분짜리 문제의 동영상은 현재 우리나라 강을 심각한 오염상태라고 규정한다. 이를 분석한 운하백지화국민행동(국민행동)은 “동영상 확인 결과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일관했다”며 “이는 국토해양부와 4대강 기획단이 4대강 정비를 강행하기 위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영상은 4대강은 습지가 전무하고 철새가 찾지 않으며 낙동강·영산강 수질이 매우 낮고 홍수피해 극복비가 많이 들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행동은 “4대강은 유역 면적만 72,533㎞에 달하는, 그 자체가 습지”라며 “철새는 매년 수십만 마리가 도래하고 있어 동아시아 최대 철새도래지로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낙동강과 영산강 하류의 수질등급은 각 지역 환경유역청에 확인 결과, 2008년 이후 2, 4등급으로 관측됨에도 5등급으로 표현하고 있다”며 “심지어 물고기가 죽어가는 강을 표현하기 위해 4대강에 회귀하지도 않는 연어를 대표 종으로 삽입했다”고 지적했다.

환경연합 박종학

지난달 21일 환경부 멸종위기 2급인 큰고니가 인천시 영종도 신공항 확장공사로 매립 중인 한 유수지에서 동해안 석호에서나 볼 수 있었던 혹고니와 함께 월동하고 있다.

국민행동은 “4대강 정비사업은 타당성과 기대 효과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아 지난해 좌초된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마찬가지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는 사업”이라며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하고, 거짓선전을 자행하는 것은 개발 독재 시대에나 가능했던 일”이라고 비난했다.

국민행동은 국민을 대상으로 거짓정보를 생산, 전달한 것은 심각한 사안이라며 부처책임자인 국토해양부장관과 동영상을 제작한 담당 공무원들에게 직무유기 및 허위사실 유포 책임을 추궁하는 한편 법적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 동영상을 즉각 삭제하고,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국민행동은 촉구했다.

국토해양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하천오염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라고 밝히며 현재 동영상을 블로그에서 삭제한 상태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