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대 기지국 구축, 자본조달, 대국민 서비스 등 우려 여전

과기정통부는 철저한 관리감독 통해 제4통신사 안착에 주력해야

스테이지엑스는 통신시장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이뤄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지난 1월 31일 진행한 5세대(5G)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주파수에 대한 입찰 결과,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4,301억원에 낙찰받아 제4이동통신 사업자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으로 최종 결정됐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의 낙찰금액인 4,301억은 2018년 기존 이동통신3사가 제시한 금액(SK텔레콤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보다 2.06배 많다.

스테이지엑스는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 개인보다는 기업 간 거래(B2B)에 초점을 맞추어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기업과 단체 내 구축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정부가 애초 이동통신3사의 과점체제를 깨고, 소비자들에게 통신서비스 가격인하 효과를 주기 위해 제4이통사 선정을 추진했던 취지와는 다소 어긋난다. 또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 동안 전국에 의무 기지국 6천대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으로만 2천억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자본 조달이 순조롭게 이뤄질지 의문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스테이지엑스가 제4통신사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우려사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 동안 전국에 28㎓ 대역에 필요한 의무 기지국 6천대를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등 의무 조치를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8㎓ 대역은 초고속·저지연으로 더 빠른 속도와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진짜 5G’로 불린다. 그러나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성(전파의 꺾임성)과 투과성(물질을 관통하는 성질)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고층 건물과 산악지형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전국망을 구축하려면 기지국을 촘촘하게 세워야 하는 단점 때문에 더 많은 투자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둘째, 신규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28㎓ 대역의 대국민 서비스(B2C)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기존 이동통신3사가 28㎓ 기지국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2,000억원대의 낙찰금액을 포기하고 주파수를 반납한 것도 막대한 투자비 대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통신시장에서의 기술과 경험, 자본이 빈약한 신규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28㎓ 대역의 대국민 서비스제공에 성공할지 의문이 든다. 따라서 기존 이동통신 3사마저 포기한 28㎓ 주파수 대역으로 신규 사업자가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한 광범위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많은 투자비와 시간이 소요된다.

셋째, 천문학적으로 소요되는 자본 조달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통신시장은 초기 엄청난 투자비용에 비해 회수율이 극히 낮은 사업이다. 이동통신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력과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신규 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 통신망을 구축하고 가입자가 모일 때까지 운영비를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스테이지엑스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 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에 따라 28㎓ 주파수 대역을 포함한 중저가 단말의 자체 라인업 확대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는 망 구축 의무(3년간 6,000대 구축)는 지키면서 28㎓ 생태계가 활성화될 때까지 다른 수익 모델로 사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넷째, 28㎓ 대역을 지원하는 전용 단말기 보급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현재까지 해당 주파수를 지원하는 단말기조차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 실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8㎓ 수요층이 많지 않은 시장에서 제조사가 많은 비용을 투입해서 전용 단말기를 개발・생산・보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삼성, 애플, 구글, 폭스콘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를 해결한다고 하지만, 기업 간 거래(B2B)에 초점 맞추고 기업 간 개인(B2C)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층이 많지 않은 통신시장에서 엄청난 개발비를 투여해 전용 단말기를 공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다섯째, 현재 이동통신3사들과의 형평성 문제이다. 정부가 아무리 신규 사업자의 안착을 위해 지원을 적극적으로 한다 해도 기존의 이동통신사들과의 어느 정도 차별성을 두고 지원을 할지 미지수다. 정부는 신규사업자의 시장 안착을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향후 주요 통신경쟁정책 초점은 신규사업자 지원에 맞춰질 전망이지만, 이는 이동통신사의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정부가 언제까지 계속하여 신규 이동통신사를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섯째 기존의 이동통신3사들의 5G주파수 활용에 대한 관계에서도 상당한 논쟁이 있을 것이다. 정부는 기존 이동통신사의 3.5㎓망을 빌려쓰는 공동이용(로밍) 서비스 의무제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세부 고시 제정을 추진한다고 하나, 경쟁 관계에 있는 신규 이동통신사에게 기존 이동통신사들이 어느 정도로 호응하며 이에 따른 고객들이 반응할지도 미지수이다.

위와 같은 우려사항을 바탕으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제4통신사 선정과 관련해 정부와 신규 사업자에게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안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제4통신사 안착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제4통신사가 선정된 만큼 지금까지의 28㎓ 대역 서비스 실패로 소비자에게 혼란만 주고 그로 인한 손해가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음을 주파수 취소를 통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과기정통부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탄생하는 제4통신사에 대해 서비스 안착을 위한 특혜만을 줄 것이 아니라,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통해 다시는 이런 대국민적 혼란을 초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신규 사업자인 제4통신사 스테이지엑스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자신들이 제시한 3대 서비스 목표달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제4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충분한 자금 여력이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각종 특혜와 함께 국민들의 혈세인 4,000억원이라는 정책지원금까지 지원받게 되었다. 따라서 스테이지엑스는 과거 이동통신3사의 5G 28㎓ 서비스 실패를 거울삼아 본인들이 약속한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차질없이 이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28㎓ 5G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정부로부터 역대 가장 강력한 지원책을 확보하며 출발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4,300억원이라는 거대한 주파수 낙찰 금액과 천문학적인 투자금액을 어떻게 마련하면서 기존 이동통신3사도 손을 놓은 28㎓ 대역으로 경쟁을 뚫고 거대 통신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따라서 스테이지엑스는 기존 이동통신3사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통신 소비자들의 복리후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며 이동통신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한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향후 스테이지엑스가 제4통신사로서의 역할 수행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철저하게 지켜보며 감시 역할을 다할 것이다.

(2024년 2월 2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