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강 연구단' 조사결과 홍수예방위한 준설도 ‘거짓’

정부가 4대강 정비 사업 강행의 한 근거로 들었던 썩은 퇴적토로 인한 수질 오염, 홍수방지를 위한 준설 목적 등이 최소한 낙동강에서는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 등 4대강 정비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등 반대활동을 가속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4대강 정비를 반대하는 ‘생명의 강 연구단’이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이 사업의 쟁점지역인 낙동강의 전 구간에 대한 수심, 수질, 유속, 하천바닥 퇴적물 등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낙동강 대부분 구간의 상태가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대단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환경연합

낙동강 현장조사에 참가한 환경단체 회원들이 강살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하천바닥의 경우 조사 지역 중 11곳의 퇴적물을 조사한 결과, 하구언 앞쪽 지점에서만 검고 썩은 퇴적물을 채취했고, 나머지 지점에서는 생태적으로 건강한 양질의 모래를 육안으로 볼 수 있었다. 용존산소(DO) 역시 조사구간에서 약 13ppm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사단 측은 “이는 낙동강 대부분의 구간이 좋은 하상과 수질 상태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낙동강 하구둑이 하천바닥 퇴적토와 수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수의 예방을 위해 준설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낙동강은 지난 10년 동안 이미 많은 준설작업이 이루어져 대부분의 구간에서 오히려 강 본래의 수심보다 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단의 수심 측정 결과에 따르면, 낙동강 하구언에서 삼랑교까지 수심이 낮은 곳은 4m, 깊은 곳은 11m에까지 이르렀는데, 이는 2천t 급의 배가 충분히 다닐 수 있는 깊이라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대구환경운동연합 구태우 사무국장은 “정부는 낙동강이 퇴적토가 많아 강이 썩었다고 했지만 실제 조사를 해보니 하구둑에서 10km정도만 올라오면 그 때부터는 퇴적토 상태가 대단히 양호한 등 정부 주장과는 많이 달랐다. 따라서 이번 조사는 우리에게는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생명의 강 연구단’이 낙동강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정비사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현장성 있는 대안을 위한 현장자료 축적 때문. 이를 위해 이 분야 전문가인 관동대 박창근 교수팀, 인제대 백재현 교수팀 등이 직접 조사에 나섰다.

생명의 강 연구단을 비롯,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는 낙동강 하구둑에서 출발, 289km를 거슬러 올라오며, 낙동강 수심, 퇴적토, 수질, 하천주변의 토지이용, 하천의 문화유적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아울러 저녁시간에는 낙동강 주변지역 환경단체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세미나도 열었다. 세미나에서는 부산환경운동연합,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의 발제와 함께 4대강 정비사업에 대한 지역별 대처방안, 공동 대응방안 등에 대한 의견교환과 토론이 이뤄졌다.

생명의 강 연구단은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시민사회경제연구소, 시민환경연구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태용 기자

김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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