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훼손 혐의 사건에서 체포와 압수수색은 전례가 없는 수사방식이다. 여당 일각에서 조차 YTN과 PD수첩 문제는 이미 마무리된 사안인데 검찰이 너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따라서 검찰이 명예훼손 운운하며 수사에 나선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주의에서는 보기 드문 언론탄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노종면 위원장 구속과 관련 국제앰네스티는 유엔에 인권침해 의혹조사를 요구했고,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언론상황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내기로 하는 등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모름지기 언론은 정부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에 막중한 책무가 있다. 민주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특히 PD수첩이 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래서 PD수첩 수사의 본질이 ‘정권 차원의 비판 프로그램 탄압’이라는 언론단체의 지적이 옳다. 정부 정책을 비판한 시사프로그램을 두고 명예훼손 운운하는 사실 자체가 낯뜨겁다.
우리는 지난해 PD수첩 수사를 맡았던 검사가 기소를 포기한 사실을 알고 있다.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은 “PD수첩 보도에 일부 오역과 과장이 있었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에 비춰 처벌이 어렵다”고 말하고 옷을 벗었다. PD수첩의 보도내용이 정부 비판에 맞춰져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기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수사 담당 검사조차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하는 마당에 검찰이 새로운 수사팀을 조직해 수사를 강행하고 체포까지 한 것은 이명박 정권의 정치적 의도 개연성을 잘 말해준다.
시민사회는 지금 공분하고 있다. 시민사회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을 여러 각도에서 지켜보고 있다. 그 하나가 언론통제 없이는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등장한 정권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무능함 그 자체로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부자 세금 감면, 복지 축소, 재벌 규제 완화로 일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더욱이 시대착오적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으로 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사교육 부채질과 공교육 파괴 정책을 밀어붙이고, 공권력을 남용해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 정권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언론을 탄압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시민사회는 진단한다.
시민사회의 이러한 비판이 아니더라도 이번 현직 언론인 구속과 체포는 분명 민주주의 유린이다. 혹자는 이명박 정권이 연일 언론탄압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혹평한다. 검찰이 권의 시녀가 아니고서야 이러한 무모한 행위를 할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역사는 진실을 거부하지 않는다. 비록 가진자의 역사라고 말하지만 이젠 한국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대다수 국민들이 역사를 기록한다. 벌써부터 제 2의 촛불이 켜지는 조짐과 함께 저항의 움직임이 보인다. 현 정권은 민주주의와 민생 없는 역주행을 멈춰야 한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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