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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달넘세놀이는 울진지방의 후포, 거일, 직산, 오산, 산포, 나곡, 고포리 등 연안 해촌에서 전승되는 ‘여성 대동 놀이’이다. 특히 달넘세는 해촌의 큰 명절인 ‘영등(음력 이월 초하루~보름 기간)’세시에 여성들을 중심으로 ‘불(백사장)’에서 행해진 전통놀이로서 ‘해촌 여성들의 달 축제’이다. |
갯마을 할머니들이 봄 바다를 후끈 달궜다. 60여년 가슴 속에 응어리진 삶의 곡절을 후포항 앞 바다에 풀어냈다.
꽃 다운 열여섯 나이에 갯마을로 시집 온 할머니들이 한바탕 신명을 풀어냈다. 그것도 자신들이 꽃 다운 새 각시 시절 보름달 밤 아래서 자지러지게 풀어내던 전통놀이를 60여 년 만에 스스로의 몸짓으로 되살려냈다.
울진대게국제축제 두째 날인 지난 4일, 전국 최고의 대게 생산지인 울진 후포항 한마음 광장에 6~70대 할머니들이 검정치마 흰저고리 차림으로 등장했다.
울진 해촌 지역에서 전승되어 온 여성대동놀이인 ‘달넘세’를 복원한 ‘울진 달넘세 놀이단(단장 권종례, 울진군 후포어머니 생활체육협의회장)’이다. 달넘세 놀이단은 모두 33명의 할머니들로 구성되어 있다. 단원 중 가장 어린(?) 이가 쉰 여섯 살이다. 칠순의 할머니들도 4~5명이 있다.
이들 놀이단 할머니들은 축제 20여 일 전부터 매일 2시간씩 연습을 치러냈다. 3월의 칼칼한 바닷바람이 귓불과 얼굴을 훝는 날에도 할머니들은 어김없이 마당을 뛰며 ‘달넘세 놀이’를 복원키위해 안감힘을 모았다.
달넘세 놀이와 노랫말과 가락은 한양명(안동대 국학부 민속학)교수팀이 10여 년 전 울진 평해 거일리 마을에서 채록했다. 거일마을은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울진대게 원조마을’이다. 푸른 동해를 이마에 이고 있는 거일마을의 본 이름은 ‘기알’, ‘게알’이다. 글자 그대로 ‘게가 많이 나는 마을’, ‘게가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을 뜻한다.
달넘세놀이는 울진지방의 후포, 거일, 직산, 오산, 산포, 나곡, 고포리 등 연안 해촌에서 전승되는 ‘여성 대동 놀이’이다. 특히 달넘세는 해촌의 큰 명절인 ‘영등(음력 이월 초하루~보름 기간)’세시에 여성들을 중심으로 ‘불(백사장)’에서 행해진 전통놀이로서 ‘해촌 여성들의 달 축제’이다.
달은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우주 자연의 원리이다. 울진지방 해촌의 주요 생업인 미역채취의 성패는 ‘달의 차고 기움’과 ‘바람’이 결정한다. 때문에 해촌의 어민들은 달의 생성과 바람의 성격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달넘세놀이는 ‘여성노동해방축제’
울진 연안 해촌에서 전승....여성집단놀이
해촌 사람들은 이월 초하룻날 하늘에서 내려온다고 믿는 영등신을 ‘바람의 신’으로 여겼으며 바람의 신을 맞이하는 영등제를 성대하게 치러왔다. 바람의 신인 ‘영등할마이’를 잘 모셔야 한 해의 미역농사가 대풍이 든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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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갯마을 할머니들이 봄 바다를 후끈 달궜다. 60여년 가슴 속에 응어리진 삶의 곡절을 후포항 앞 바다에 풀어냈다. 꽃 다운 열여섯 나이에 갯마을로 시집 온 할머니들이 한바탕 신명을 풀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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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달넘세는 울진지방 해촌의 미역생산 노동을 반영한 전통놀이이자 음력 이월 보름 이후부터 시작되는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여성 노동해방 축제’이기도 하다. |
달넘세는 이처럼 울진지방 해촌의 미역생산 노동을 반영한 전통놀이이자 음력 이월 보름 이후부터 시작되는 여성들의 고된 노동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여성 노동해방 축제’이기도 하다.
울진 해촌에서 전승되는 달넘세 놀이는 ‘달넘세’, ‘대문열기’, ‘산지띠기’, ‘기줄댕기기’, ‘난장’ 등 다섯 개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정월 보름과 이월 영등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여성들의 달 축제’는, 울진지방에서는 ‘달넘세’로, 영덕지방에서는 ‘월월이청청’으로, 남해안 지역에서는 ‘강강수월래’로 전승되었으며, 각기 독특한 놀이구조를 띠고 있다.
노랫가락 또한 ‘빠른 자진모리’양식이어서 숨이 턱까지 찰만큼매우 격동적이며 빠른 몸짓으로 펼쳐진다.
놀이단 할머니들이 달넘세 노래에 맞춰 광장으로 ‘강강수월래’ 형국으로 빙 돌아 나오자 대게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놀이단을 둘러싸며 어깨춤을 들썩인다.
달넘세 놀이는 ‘산지(송아지떼기)띠기’에서 절정에 다다른다. 네 명의 술래를 마주보며 서른여명의 할머니들이 치마끈을 두 손으로 움켜잡고 긴 뱀처럼 꼬리를 물고 태극문양을 그리며 광장을 돈다. 박수를 치며 어깨춤을 흔들던 관중들도 함께 숨이 차 오른다. 강물처럼 빙 돌던 할머니들은 일제히소리를 지르며 마침내 하늘을 내달아 달을 뛰어 넘는다.
달을 타고 넘은 할머니들이 두 사람씩 엉덩이를 마주대고 ‘기(게)줄’을 사타구니 사이로 빼내 어깨에 걸고 댕긴다. ‘게가 불(백사장)을 기는 형국'을 재현하자 관중들 사이에서 박수와 함께 폭소가 터진다. 이어 놀이단과 관중이 하나되어 신명의 난장을 펼쳤다.
권종례 놀이단 단장은 “50여 년 전 갓 시집와서 동네 언니들과 함께 불가에서 뛰놀던 기억이 새롭다. 처음에는 나이들어 숨도 차고 못 할 줄 알았는데 정말 신명이 저절로 난다. 그 때도 이월 영등 무렵 불가에서 달넘세를 뛰면 고된 시집살이도 봄바람에 연기 날리듯 날아갔는데... 나이들어 다시 뛰어보니 옛날 생각이 새롭다”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활짝 웃는다.
이번 울진대게국제축제에서 복원, 시연한 달넘세 놀이는 울진대게의 원조마을인 울진군 평해읍 기알(거일리)마을과후리포(후포) 일원에서 전승되는 양상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였다.
| ‘삼굿’으로 대게 찌고 후리포항서 한판 놀아보세! 삼굿 체험 재현..... 관광객 직접 물 나르며 대게, 가자미 시식
이번 축제에서 달넘세 놀이와 함께 시선을 끈 것이 ‘삼굿’ 체험 프로그램이다. ‘삼굿’은 삼을 쪄내는 구덩이를 뜻한다. 삼굿은 삼을 쌓아두는 ‘삼구덩이(찜통)’와 불을 지피는 ‘불구덩이(고로)’로 구성되어 있다. 전통사회의 울진지방 농촌에서 농사일 다음으로 중요한 생업은 ‘길쌈(삼 삼기)노동’이다. 특히 길쌈은 농한기인 겨울철에 여성들에 의해 수행된 고된 일감이었다. 때문에 농촌의 부녀자들은 겨울 내내 ‘삼 바구니’를 끼고 살며, 고된 삼 삼기를 수월하게 치루기 위해 이웃들과 함께 삼을 삼는, 이른바 ‘둘게삼’이라는 탁월한 협업노동 관행인 ‘두레 노동’을 뿌리내렸다. 길쌈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삼 껍질’을 확보해야 한다. 삼 껍질은 삼(대마)을 수증기로 쪄서 마련하는데, 이처럼 삼을 찌는 일을 ‘삼굿한다’고 한다.
삼을 찌는 과정은 ‘불구덩이’의 작업과 ‘삼구덩이’의 작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삼구덩이에는 밑바닥에 굵은 돌을 촘촘히 깔고 ‘귀태’라 부르는 통나무를 놓은 다음, 그 위에 삼을 층층이 놓는다. 위에는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흙으로 단단히 덮는다. 불구덩이는 장작더미를 쌓고 그 위에 작은 돌을 촘촘히 깔고 그 위에 생솔가지를 얹은 뒤 흙으로 덮는다. 불구덩이에 쌓은 장작을 태워서 그 위에 깔린 작은 돌 무더기를 달군 뒤, 물구멍에 물을 부우면 달아 오른 돌무더기에서 생긴 수증기가 삼구덩이로 밀려들어가 삼을 익힌다. 삼굿은 반드시 ‘거랑(개울)’ 곁에 만드는데, 삼을 찌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굿하는 일은 흡사 동네 축제처럼 치러지는데, 물을 한꺼번에 나르기 위해서는 마을 사람 모두의 일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삼굿하기가 끝나면 마을사람들은 음식을 나누고 풍물을 치며 한바탕 놀이판을 펼쳤다. 길쌈 과정은 삼(대마) 심기- 삼 베기- 삼굿 만들기- 삼굿하기 -삼 훑기- 삼 째기-삼 삼기-삼 꾸리 만들기-베 날기- 베 매기- 베 짜기 의 순으로 치러진다. 이날 삼굿체험에서는후포번영회 팀이 직접 제작한‘이동식 삼굿’에서 장작을 피워 대게, 붉은대게, 가자미, 고구마, 감자, 계란 등을 직접 쪄,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광객들과 함께 나눠 먹으며 풍물을 앞세워 한바탕 신나는 놀이판을 연출했다. 삼굿체험 프로그램은 후포번영회(회장 김용득)가 재현했다. |
한편 올해로 아홉 번째로 열린 ‘울진대게국제축제’는 울진대게 원조마을인 ‘평해 거일마을’에 조성된 ‘울진대게 원조마을 상징조형 공원’에서 가진 기원제를 시작으로 사흘 간 후포항을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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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울진대게축제집행위원회(위원장 강정웅)는 “이번 울진대게국제축제를 통해 외국인 관람객 2천명을 포함하여 전국 각지에서 총 28만여명의 관광객이 참가했다”며 “대게 본고장으로서의 위상제고와 함께 대게 및 수산물판매로 50여억원을 비롯 온천,숙박 등 간접적인 효과 20여억원을 더해 총 70여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외국 6개국의 요리사가 참여한 ‘대게요리 전시 경영대회’와 관광객 수 천 명이 함께 만들어 시식한 ‘대게김밥말이 시연’은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축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는 평가이다.
또 이번 축제를 통해 두 번째로 선 보인 ‘영등할마이 달넘세’와 ‘월송큰줄 당기기’, ‘삼굿’체험놀이는 해촌의 독특한 전통문화를 복원, 이를 통해 지역문화의 탁월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았다. 또 관광객이 직접 승선하여 함께 참여하는 ‘대게잡이 참관 및 선상일출’, ‘바다의 보물을 찾아라’, ‘선박 해상퍼레이드’ 등 일찍이 많은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았던 행사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이 우리 어촌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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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울진지방의 대표적인 대동민속놀이인 '월송큰줄댕기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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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효선 |
| 대게축제장을 찾은 관광객 수 천명이 속이 꽉찬 울진대게로 100미터에 달하는 '대게김밥'을 말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또한 김용수 울진군수는 축제 전에 축제장 종합점검을 갖고 수협마트 등 판매부스에 대부분 외지산 농수산물이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 긴급 간부회의를 통해 울진산 농수산물의 판매촉진과 친절한 손님맞이 그리고 관광지 및 숙박안내, 원산지 표시 및 가격 정찰제 확행 등으로 울진대게의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함께 민관 합동의 축제준비위원회가 구성되어 축제를 운영했지만 여전히 축제 운영, 기획의 전문성 부족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를위해 울진군에 축제나 엑스포 등 대규모 행사를 위한 T/F팀 등 한시적인 전문기획단 운영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울진대게축제집행위원회(위원장 강정웅)는 “이번 울진대게국제축제를 통해 외국인 관람객 2천명을 포함하여 전국 각지에서 총 28만여명의 관광객이 참가했다”며 “대게 본고장으로서의 위상제고와 함께 대게 및 수산물판매로 50여억원을 비롯 온천,숙박 등 간접적인 효과 20여억원을 더해 총 70여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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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사하갑 이성권·이갑준 ‘부정선거 혐의’ 고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