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심각한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하는 독재적인 발상에서 나오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 날은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국민 앞에 현 정권에게서는 아무 기대도 하지 말라고 선포한 날 인 것과 다름없다.
올해 초 부터 등록금과 청년실업으로 인해 자기 목숨을 버리는 대학생들에 대한 언론보도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소위 일류 대학이라 불리는 고려대에 들어가 휴학과 아르바이트를 반복하다가 결국엔 자기인생에 좌절 느껴 자살을 선택한 학생의 이야기, 어렵게 모은 수 백만원의 등록금을 보이스 피싱 사기로 날려버려 결국 15층 아파트에서 몸을 던진 학생이야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썼다 갚지 못해 결국 성매매까지 해오다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고 결국 그 아버지마저 목숨을 끊는 끔찍한 이야기.
이것은 몇몇 대학생들의 모습이 아니라 현재 대학생들의 현실이며 대한민국의 전체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이야기들 속에 이 나라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절망감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더욱 더 절망스러운 것은 현 정권의 모습이다. 대학생들이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더니 반값등록금 공약은 자신이 한 적은 없다고 발뺌하고, 수퍼추경예산 29조원 중에 고작 2천72억을 책정했지만 집권초기 강행한 부자감세 세수 부족분으로 20조를 쓴다는 사실을 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정권인가가 분명해지고 있다.
또한 IMF 이후의 최대 실업률과 청년실업 100만을 앞두고 있는 시기에 마치 이런 사태가 대학생들에게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눈이 높아서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다’, ‘에어컨 바람 맞으면서 쌓는 경력만이 경력이 아니다’고 말은 하지만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대안이라고 내놓는 단기 인턴은 시작과 동시에 폐해가 드러났고, 대졸초임 삭감으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던 말은 단 한군데에서도 일자리를 확충하지 않는 현실에서 고통분담이란 말은 결국에는 대학생들에 고통을 전가시키는 것임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일 49명의 대학생들을 연행한 것으로 현 정권이 대학생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냈다. 밟을수록 수그러들고, 요구쯤은 쉽게 무시해도 되는 집단이라 생각하지 않고 서는 이 같은 태도를 보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정권에서 과연 대학생들은 무엇을 기대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게 비단 대학생들만에게만 그러겠나? 집권 이후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놓은 민주주의를 20년 전으로 돌려놓고 말았으며 1% 특권층만을 위한 정책으로 민중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나라의 대통령인 것이다. 어쩌면 이런 정권 아래서 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의 요구는 무의미했던 일이었는지 모른다.
지난 10일 이후로 대학생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요구하지도 기대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현실은 이명박 대통령의 심판 없이는 대학생들의 생존권과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5월 1일 전국의 대학생들이 짓밟히는 생존권을 되찾기 위해 서울로, 거리로 나서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 날은 대학생들도 사회의 구성원이며 주인이다는 것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똑똑히 보여주는 날이 될 것이며 이런 대학생들의 요구를 짓밟는 정권에게 심판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날이 될 것이다.
대학생들의 이런 활동에 국민들이 전폭적 지지를 보내는 것은 이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모두의 마음속에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라도, 역사의 고비마다 대학생다운 기개로 역경을 뚫고 나갔던 것처럼 국민의 열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도 대학생들의 힘으로 5월 1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심판을 선언하는 날이 될 것이다. 작년 광우병 촛불집회는 여중고생들로 부터 나와 상대적으로 대학생들의 주도적 역할이 적었다면 앞으로의 제2의 촛불항쟁은 5월 1일 대학생들의 분출로 시작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다시 한번 거대한 촛불이 일어난다면 작년처럼 회생 할 수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이명박 대통령 심판이 될 것이다.
홍기웅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연대사업부장
홍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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