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철거의 쟁점

[시민운동 2.0] 김대인l승인2009.05.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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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이 되면 광주는 5·18민중항쟁의 뜨거운 열기로 전 국민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다. 올해도 정치인들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와 옛 전남도청 별관 원형보존 논란으로 광주는 여전히 뉴스의 중심이다.

하지만 올해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객은 근래 들어 최저의 수준이고, 5월 18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치러지는 기념식에 참석한 이들은 준비한 좌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5·18민중항쟁 29주기를 기념하는 모든 행사가 예년의 열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기념식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모든 문제를 옛 전남도청 별관 원형보존을 둘러싼 광주의 갈등 때문이라고 몰아붙이는 사람들도 있다. 광주의 갈등을 모두 도청 별관 원형보존을 요구하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의 농성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오월은 오월단체들의 전유물이 아니라고도 한다. 맞는 말이다. 오월은 오월단체들의 소유물이 아니라 광주시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의 자랑스런 민주주의 역사이다. 그러나 도청 별관이 헐릴 뻔 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오월 단체가 농성을 시작으로 별관철거에 제동을 걸지 않았다면 옛 전남도청 별관은 몇 달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옛 전남도청 별관의 문제를 오월단체들의 기득권 싸움 정도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를 수수방관하게 하여 역사에 오점을 남기게 하는 짓이다.

지금 우리 시민사회단체들은 옛 전남도청 별관의 역사적 유물로써의 가치를 시민들과 국민들에게 알리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추진단)을 설득해 옛 전남도청 별관을 원형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우리의 힘을 집중해야 한다.

옛 전남도청 별관은 5·18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이 죽음으로 저항하며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도청 전면부의 60%를 차지하는 곳으로 대부분의 시민들이 볼 때면 본관 자체로 알고 있는 부분이다. 추진단은 철거하려는 부분을 옛 도청 별관이라는 생소한 명칭으로 별도의 구석에 있는 건물인양 착각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문제제기를 늦게 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지금도 광주 시민 대다수는 본관은 보존되고 별관이 철거된다는 말에 정확한 별관의 위치를 모르면서 별관철거에 찬성하고 있다. 추진단은 정확한 시민들의 여론을 알려면 옛 전남도청 본관의 일부가 철거 대상이라고 정정당당하게 알리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옛 전남도청은 5·18민중항쟁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적지다. 5월 27일 새벽 광주시내에 울려 퍼진 ‘광주시민 여러분 지금 계엄군이 쳐들어오고 있습니다. 도청을 지켜주십시오’라는 가녀린 여성의 목소리를 광주시민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5·18민중항쟁 기간 동안 항쟁의 상징적 장소였고, 마지막까지 시민들이 죽음을 감수하면서 지키고자 했던 옛 전남도청은 우리에게 5·18민중항쟁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5월 27일 새벽 도청을 함께 지키지 못했다는 부채감은 이후 헌신적인 투쟁을 통해 ‘폭동’이라는 오명을 벗고 ‘민주화운동’으로 명예회복을 하는 중요한 에너지가 되었다. 5·18민중항쟁 기념행사 때마다 도청 옥상 위에 희생자들을 위한 조기를 게양하라고 요구했던 시민들의 외침과, 5·18민중항쟁의 진상규명과 민주화를 요구하며 투쟁하면서 옛 전남도청을 향했던 시민들의 가슴속의 옛 전남도청은 단순한 건물 이상의 역사적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의 추진단은 옛 전남도청의 원형보존을 바라는 시민들의 주장에 귀를 막고 있다. 아시아문화전당의 출입구를 만들기 위해서 철거를 강행할 태세다. 모든 행정적 절차가 합법적으로 진행되었고, 이미 설계안을 변경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한다. 그때 문제를 제기했어야지 지금은 시기가 지났고 설계안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꿈쩍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적지는 한번 허물어지면 원형을 복원할 수 없기에 지금이 옛 전남도청 별관 원형보존을 논의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추진단은 설계안 변경에 들어가는 시간과 돈보다 더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의견을 무시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과연 성공할 수 있겠는가? 추진단은 당장 강제철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해결 방안을 위한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 옛 전남도청은 5·18민중항쟁 사적지 중 유일하게 원형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광주와 5·18민중항쟁 상징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유물인 옛 전남도청은 원형대로 보존되어 후대에 민주주의의 산교육장이 되어야 한다.


김대인 참여자치21 지방자치팀장

김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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