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최근 서울, 부산, 광주지역 조선, 중앙, 동아일보 90개 지국 신문고시 위반실태를 조사한 결과 단 한 지국도 신문고시를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의 경우 무가지를 4개월에서 1년까지 제공하고, 경품을 추가로 제공하는 지국의 비율이 83.3%에 달하는 등 서울의 46.7%를 크게 넘어섰다.
민언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가지 3개월 이상 판촉’은 동아일보 3곳, 조선일보 3곳이었으며 ‘4개월 이상 판촉’은 동아 8곳, 조선 7곳, 중앙 9곳, ‘무가지 3개월+경품’은 동아 2곳, 조선 1곳, 중앙 1곳, ‘무가지 4~12개월+경품’은 동아 16곳, 조선 19곳, 중앙 18곳이었다.
민언련은 “지국들의 불법판촉이 판치는 핵심 원인은 공정위의 직무유기 때문”이라며 “이명박 정부 들어 공정위는 신문시장 정상화를 사실상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민언련은 “신문시장 정상화의 책임을 진 정호열 위원장은 지난 9월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본문을 망각한 채 ‘정치적 고려 때문에 신문고시를 유지했다’며 지하철 입구 등에서 뿌려지는 무료신문과 유료일간지를 비교해 ‘신문고시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니 신문고시를 유지한다고 한들 일선 지국에서 콧방귀나 뀌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정위원장의 발언은 공정위의 신문고시 유지 결정이 발표된 지 한달여만에 나왔다”며 “마지못해 신문고시를 살려뒀지만 실제로는 불법판촉 행위를 방치하겠다는 메시지와 다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이어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공정위의 직무유기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박상돈 자유선진당 의원은 “공정위가 2008년도에 이어 2009년에도 신문고시 위반에 대한 직권조사를 단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단체는 “공정위는 독자들이 불법경품을 신고해도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경미한 처벌을 내려 일선 지국의 불법판촉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신문고시 위반 신고자에게 주는 포상금도 2007년엔 354건 5억265만원이 지급된 반면 2008년엔 285건 3억611만으로, 올해 8월까지는 182건에 1억5천175만원으로 지속적인 급감을 보였다”고 지목했다.
민언련은 “신문시장의 불법판촉은 날로 기승을 부리는데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불법판촉에 날개를 달아주고 신문고시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며 “공정거래를 걸고 불법판촉을 방조하는 공정위의 행태는 한마디로 국민기만”이라고 주장했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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