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국토부의 4대강 사업 예산의 최종 자료마저 부실 흔적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이 ‘2010년도 국가하천정비사업 추가 참고자료’ 가운데 ‘낙동강살리기 38공구’에 사업개요로 언급하지 않은 생태하천 조성비를 배정했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자료에는 사업개요로 ‘준설 9.1㎞, 자전거도로 12.3㎞’를 명시했으나, 공사 종류별 사업비에는 준설 247억원, 자전거도로 15억원과 함께 사업개요에 언급하지 않은 생태하천 조성비 181억원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문서 작업을 하다가 벌어진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하지만 정부 해명치곤 구차해 보일 수밖에 없다.
예산안과는 별도로 정부의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난다. 논란에 논란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러한 논란을 무시하고 강행되고 있는 4대강사업이 1만명에 이르는 국민소송단의 이름으로 마침내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국가재정법과 하천법, 환경법, 그리고 문화재법을 위반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국민들이 직접 나서 국토 유린과 법치 훼손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다. 국민소송단은 국토해양부장관이 지난 9월 발표한 소위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정부기본계획으로 하여 취소하고, 각 강 유역별로 고시된 지방국토관리청의 하천공사시행계획 및 국토해양부장관이 수자원공사에 대하여 한 실시계획처분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4대강 정비사업은 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하고 매우 짧은 기간 내에 준비, 착공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발생될 수 있는 환경적 악영향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저감대책 마련이 준비돼 있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도 문제지만, 입법부가 정한 법률 취지를 무시하고 오직 임기내 치적으로 삼기위한 정부의 급조된 사업착공은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이다.
절차적 위법성에 대해서는 정부가 더욱 귀를 기울여 할 대목이다. 500억 이상 드는 국가정책사업은 반드시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4대강사업 핵심인 보와 준설의 경우 재해예방, 복구지원을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해 버렸다. 바로 국가재정법 위반이다. 또 정부기본계획은 사실상 하천법상 상위계획으로 하천법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데 하천법상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고, 환경영향평가서는 약 3개월 정도의 기간 안에 작성 제출되었고 현지조사도 부실했다. 수중지표조사 없이 진행되는 4대강 정비 사업은 문화재 보호법상 건설공사 시 문화재보호규정 및 문화재 지표조사 실시의무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예산안 제출도 부실하고 법 위반을 서슴지 않는 4대강 사업을 강행할 이유는 없다. 협치마저 사라지고 국민에게 동의를 얻지 못하는 4대강 사업 추진은 철회돼야 한다. 자연하천 상실, 수자원 오염, 하천생태계 인위적 변형은 환경재앙을 불러 올 뿐이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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