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기습 점거…"우리의 미래와 강의 생명지키기위해 보를 올랐다"
국회 검증특위 구성 요구…야권 ‘4대강 공조대응’ 가속도 주목

환경운동연합

22일 새벽, 서울,경기, 경남, 부산지역 환경활동가들이 4대강 사업 현장인 여주 이포보와 경남 함안보 현장의 타워크레인을 기습 점거,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국민의 79%가 ‘4대강 사업 추진 전환’을 요구함에도 정부가 공사를 강행하자 환경활동가들이 보를 기습 점거하는 등 마침내 현장 투쟁을 본격화 했다.

22일 새벽, 서울, 경기, 경남지역 환경활동가들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낙동강 보 건설 현장의 보와 타워크레인을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이날 새벽 3시30분 경, 환경운동연합 소속 활동가 20여명은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천서리 일대 이포보 건설현장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고 이포보 교각 상판을 점거하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같은 날 새벽 5시 경,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4대강사업 18공구 공사현장에 환경운동연합 소속 활동가 2명이 타워크레인을 기습 점거하고 '4대강 사업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무기한 고공 농성에 들어갔다.

이번 환경활동가들의 기습 점거농성이 야권의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한 공조체제 출범’에 맞춰 나온 것이어서 ‘국회 내 4대강사업 검증특위 구성’ 등 국회 차원의 대응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국장과 고양환경운동연합 박평수 집행위원장, 수원환경운동연합 장동빈 사무국장등 3명은 20미터 높이의 이포보 교각 상판 위에서 '4대강사업 즉각 중단' 등을 담은 펼침막을 걸고 무기한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새벽,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국장, 고양환경운동연합 박평수 집행위원장, 수원환경운동연합 장동빈 사무국장 등활동가 20여명은 은 여주 4대강 사업 한강 제3공구 이포대교 옆에 설치 중인 20미터 높이의 이포보 상판에 올라 '4대강을 그대로 두라' 'SOS 4 RIVERS' 라고 적힌 펼침막 2개를 내걸고 무기한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 활동가들은 무기한 농성을 위해 이포보 상판에 천막을 설치했다.

염홍철 국장 등 3명을 제외한 나머지 활동가들은 생필품을 운반한 뒤 모두 내려왔다.

이포보 점거농성 과정에서 시공사 측인 대림산업 측 관계자들과 가벼운 마찰이 발생했으며, 대림산업 측은 취재기자들의 카메라를 손으로 막고,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등 취재를 방해하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이라고 밝힌 2명의 남성이 "여기 주민들은 다 찬성하는데, 왜 딴 사람들이 새벽부터 와서 뭐하는 거냐"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오전 6시 경,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에앞서 활동가들이 경찰의 접근을 막기 위해 교각 사이를 연결한 임시 통로를 제거해, 이포보의 접근이 차단됐으며, 현재 이포보 상판에서 점거농성 중인 활동가들은 완전히 고립된 상태다.

부산. 진주환경련 소속 활동가 2명, 함안보 현장 크레인 점거 농성

같은 날 새벽 5시경,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 경남환경운동연합 이환문 사무처장 등 2명의 활동가는 미리 준비한 고무보트를 이용,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 4대강 사업 18공구 현장에 세워진 30m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점거하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 2명의 활동가는'4대강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 낙동강은 그냥 흘러가야 한다'라는 펼침막을 내걸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환경운동연합

22일 새벽 부산, 경남지역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2명이 경남 창녕군 낙동강 18공구 함안보 공사장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4대강 사업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현재 고공 농성 중인 함안보 공사현장 일대는 지난 17일 집중호우로 물이 가득 찬 상태며 수자원공사 측이 현장 출입을 봉쇄하고 있다. 환경활동가들이 현장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수자원공사 측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창녕소방서 119구조대가 타워크레인 주변에 에어백을 설치하는 등 출동한 경찰은 추락 등 안전사고를 우려해 상황을 살피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기습 시위에 참여한 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사무총장은 "법정 홍수기에는 4대강 공사를 중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의 엄청난 반대 여론을 무시한 채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그간 숱한 사람들이 이 사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를 계속 외면해온 정부에 다시 한 번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자 점거 농성을 시작한다"고 점거 농성 배경을 밝혔다.

김 총장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국민과의 대화에 나설 때까지 농성은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 △국민적인 대화 기구 마련 △국회 내 '4대강 사업 검증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 등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환경련, 점거 농성에 앞서 성명 발표
“4대강 사업 중단 · 국민적 대화기구 마련 · 국회 4대강 검증특위 구성” 촉구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은 점거농성에 앞서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에 4대강 공사 전면 중단과 지방선거에서의 민심 수용을 촉구하고, 4대강공사의 합리적인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또한 국회에도 4대강 검증 특위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기습 점거 농성에 앞서 환경운동연합은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4대강 공사현장 보에 오르며’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더 늦기 전에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대안 모색을 위한 사회적 기구와 국회 4대강 검증특위를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련은 “국민으로서 비이성적이고 반생태적이며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4대강 사업의 강행을 맥없이 보고만 있을 수 없어 4대강 보에 올랐다”며 “시민사회와의 진정한 소통을 통한 4대강 사업의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구를 구성할 것”을 이명박대통령께 촉구했다.

또 환경련은 “국민들이 6 ·2지방선거를 통해 4대강 사업 중단을 선택했다”고 강조하고 “그럼에도 정부의 4대강 사업 속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련은 또 성명에서 “법정홍수기간임에도 홍수대비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정부가 사업의 속도에만 혈안이 돼 급기야 함안보, 합천보가 수몰되고, 농경지가 침수돼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과 농민에게 돌아갔다”고 비난했다.

환경련은 또 “오늘 보에 오른 것은 청와대, 정부, 국회와 국민에게 울림이 되어 국민 피해와 국가재정 낭비를 막고 4대강의 생명과 지역공동체,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환경련은 “우리는 대통령이 우리의 제안에 화답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히고 “4대강 사업의 중단과 대안 모색을 위한 국민 기구가 탄생하고 시민사회와 종교인, 전문가들이 함께 대안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강의 친구로, 지역민의 친구로 남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이어 환경련은 이명박 대통령의 시민사회 소통을 통한 4대강 사업 대안 마련 기구 구성, 국회의 4대강 사업 검증 특위 구성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또 환경련은 ‘4대강 추진세력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국민에게 호소했다.

“우리는 대통령이 우리의 제안에 화답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의 중단과 대안 모색을 위한 국민 기구가 탄생하고 시민사회와 종교인, 전문가들이 함께 대안을 만들 수 있을 때까지 강의 친구로, 지역민의 친구로 남겠습니다. 강은 흘러야 합니다.”

환경활동가들이 기어코 4대강 건설 현장의 보와 크레인을 점거하면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절박한 심정이자 결연한 의지이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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