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대통합, 시민사회 역량 기대”

내년에 있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 대통합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왜 진보대통합을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야권에서 이미 필요와 당위성은 논의가 끝난 시점이다. MB 후계정권은 막아야 한다, 한나라당을 패배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연합밖에 길이 없다는 절박한 심사가 진보진영이 공통적으로 가진 전제 틀이다.

4.27 재보궐선거서 대안정권임을 보여줘야

한국 정치상황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정당과 정당이 속한 진영은 모든 것을 얻거나 모든 것을 잃는다. 때문에 한나라당을 상대로 하는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은 모든 것을 걸고 준비하고 연대하고 연합해야 한다라고 돼 있다. 1년여정도 남았다.

그럼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정당끼리 정당연합과 정책연대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풀어내기 위한 각 정당들의 고민과 연구, 노력이 강하게 요구된다. 국민들의 요구와 입맛에 맞을 만한 정책과 새롭게 바뀐 정당연합의 모습들을 홍보하고 설득해나가야 할 시간과 노력도 요구된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4.27 재보궐선거에서 야권은 MB 정권의 확실한 대안정권임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민은 이번 선거뿐 아니라 다음선거도 외면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진보진영차원에서는 더 중요하다. 말로는 연합해야 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실제로 선거에 나와서는 연합도 못하고 연대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면 그런 세력을 누가 믿겠는가.

정치조직화에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축적· 확산시켜야

MB정권 출범 후 3년여동안 광우병 촛불시위에 따른 공안탄압 때문에 정치영역은 줄고 그만큼 시민사회운동 진영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그래서 역으로 시민운동의 위기도 역시 고조됐던 시기였다. 이 기간 동안 전문 분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창의적 시민운동 개발을 위한 각고의 훈련, 직접 민주주의를 통한 시민들의 주체적 자발적 운동역량의 발전은 시민사회 진영에게는 다양하고 새로운 지향점과 도약대를 찾도록 요구했다. 시민사회운동의 기회가 더욱 넓어진 것이다. 진보대통합 시기에 그동안 준비해온 역량을 펼쳐나갈 새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난해 6.2선거는 시민운동의 위기속 기회를 만들고 엿볼 수 있는 계기였다. 각 지역에서 들불처럼 퍼져나간 무상급식 아젠다 하나가 자생력과 전파력, 자강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30여년의 시민운동 저변 확산의 전범(典範)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생활정치의 시작이라고도 하지만 시민사회 차원에서 보자면 시민사회 정치세력화의 힘과 인터넷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의 활성화를 적극 활용해 시민 정치참여가 최대한 활성화했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지난해 6월 경험한 시민 참여와 시민운동 정치조직화에 대한 지식 정보와 인적 물적 자원을 최대한 축적하고 확산시키는 노하우를 개발하고 강화, 혁신할 필요가 있다.

정당의 강한 색깔을 조정 중재할 코디네이터 역할 요구

진보진영 대통합을 위해 발 빠른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보편적복지, 역동적 복지를 정책 아젠다로 주장하고 있는 복지국가 소사이어티같은 단체는 진보진영이 과거 모습을 버리고 새롭게 바뀔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야당간 통합, 연합-연대에 있어 일종의 제3자 역할이 가능한 시민사회단체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복지 아젠다의 경우 사회민주주의 성격이 강해 각 정당의 강한 색깔을 조정 중재할 시민사회단체의 코디네이터 역할이 요구된다.

시민사회단체의 선도적 역할은 결국 진보진영 통합노력과 열정, 통합에 걸리는 시간과 통합효율성을 높이는데 절대적이고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같은 시민사회단체의 코디네이터 역할에 대해 진보진영은 기한과 일정부분의 권한에 대해 유보적이고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현명하고 합리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4대강 건설 반대운동 연합단체의 정권반대 투쟁도 진보진영 통합에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선도역할은 권력감시 기능과 비판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민주주의 회복과 시민권, 환경권을 지키고 보호하는 기본권 지킴이의 성격이 강하다.

역사의 변곡점 반드시 인식해야

올해는 진보진영의 대통합을 위한 역사의 변곡점의 해이다. 시민사회단체로서는 전문역량을 강화해 진보 대통합에 있어 전문 아젠다를 제시, 국민 의제화할 수 있는 기회의 해이기도 하다.

어떤 연구자는 올해를 두 마리 토끼의 해라고 한다. 창의적 전문역량 강화와 진보 대통합을 이뤄 정권 연장을 막아서는 역사의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기회를 둘 다 취할 수 있는 시기다. 시민사회단체의 희망과 연대, 지혜의 역량이 맘껏 발휘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