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싸게 기름 줄래?

천정부지 기름 값 내리는 비법-상식의 힘<시즌1> 강상헌l승인2011.02.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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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눈 가리고 아웅’이 심하다. 상식에 맞지 않는 것을 상식적으로 뭐라고 하는가? ‘억지’다. 오차(誤差)는 있겠지만 상식은 ‘대체적인 표준’이다. 요즘 늘 하는 말로 스탠더드다.

대통령의 ‘기름 값이 이상하다.’는 말씀에 당국자들 모두 야단이다. 기름 만들어 파는 정유업자를 옥죈다. 또 정유업자와 주유소의 거래에서 더 쥐어짤 것은 없나 한껏 째려본다. ‘진정’ 기름 값을 내리고 싶은 것일까? 그냥 해본 소리인가?

기름 값, 정말 이상하다. 세금이 그 비싼 기름 값의 절반이다. 나라가 소비자를 ‘착취(搾取)’한다. 모두를 붙잡고 물어보라, 상식에도 물어보라. 말이 되는지. 이거 억지다.

상식은 이미 방법을 가지고 있다. 쉽다. 그런데 모두 눈만 깜박거리고 말은 안한다. 왜 그럴까? 꿀 먹었나?

#기름 값 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 1번-세금을 줄일 것.

아마 대통령도 알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름 값이 이상하다.’며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면 이는 ‘착한 마음’이 아니다. 어쩌라고? 청와대에서 ‘함께 고생하는 분들’의 공동 작품인가?

당국에서는 뭔가 복잡한 수치 들먹일 것이다. 국민을 헷갈리게 하는 유식한 이들의 ‘장난’이다. 이러저러하니 세금 내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럼 대통령은 왜 그런 소리를 했는가. 국민은 무엇인가? 말을 말던지. 세금은 당장 내리는 것이 옳다, 상식에 얻어맞기 전에.

#기름 값 내리는 방법 2번-정유회사 마진 팍 줄이게 할 것.

남는 것이 없단다. 굶주려 피골(皮骨)이 상접할 지경이라고 엄살을 부린다. 언론은 생각 없이 받아쓰기 선수다. 아니면 공모(共謀)를 했던지.

정유업자(에너지 어쩌고 하는 일부 업자 포함)가 연봉 가장 많이 준다고 폼 잡을 때는 언제였지?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업종이나 회사 발표할 때 정유업자들 꼴등이었나? 아니다, 늘 1등 수준이었다. 내 주머니는 우선 두둑하게 챙기고, 마진이니 뭐니 복잡한 수치만 내놓나? 그렇다면 회계의 장난이다. 혹 수사해 볼 필요는 없을까?

#기름 값 내리는 방법 3번-정유업자 홍보 마케팅 비용 검토할 것.

홍보라는 탈 뒤에서 언론 등의 넋을 빼기 위해 들이는 막대한 비용이 과연 적당한 것인지, 그것을 ‘비용’으로 모두 인정할 수 있을지, 곰곰 들여다보라. 광고, 마케팅, 언론사와 협찬, 드라마 돈대기 등등 다 아는 것들이다.

물론, 요즘은 ‘완전히’ 없어졌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공무원 언론인 등 중요한 인사들 참석하는 ‘룸살롱 회의(會議)’에 우리가 낸 기름 값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도 볼 것. 다른 부문과의 비교도 물론 필요하다. 기준은 복잡한 회계 원리 말고 ‘상식’이 돼야 한다.

기름 광고 홍수에 서민가계가 익사(溺死)할 지경이라는 사실, 전문가 아니라도, 신문과 방송 보는 서민들 다 느낀다. 정유사 광고에 예쁜 여배우 나와 ‘부자 만들어주는 장미향 마술 기름’인 것처럼 애교 섞어 눈웃음치면 우리 서민들, 그냥 씩 웃어주고 만다. 착하기는.

#기름 값 내리는 방법 4번-국회의원들 차 기름 값의 지출 방법을 바꿀 것.

여의도 기름 값이 왜 ‘엄청나게’ 비싼가? 국회 일꾼들 다 알고 쉬쉬하는 얘기다. 정식 지급되는 유류비는 현금, 나머지는 ‘정치자금’으로 기름을 산다. 이 돈도 결국 국민의 돈. 그런데 국회의원(사무실)은 기름 값 비쌀수록 좋다.

왜? 리베이트나 다름없는 마일리지 혜택을 듬뿍 받으니까. 또 회계 정리에 편하다. 시내 가격과 여의도 기름 값 차이가 15% 이상이라고 한다. 성수동에서 2000원 한다면 여의도는 2300원, 훨씬 비싼 곳도 있단다.

주유소는 마일리지(리베이트) 더 팍팍 준다. 대체로, 또는 거의, 국민의 돈 아끼려고 싼 기름 찾는 이 없다. 경제운전? 딴 나라 얘기다. 그래서 더 비싸진다. 마일리지 많이 줄려고 값 높게 매긴다고도 한다. 판(유류 계산 기준) 바꿔서 기름을 아끼도록 해야 한다.

차량 1대당 몇 리터 하는 식의 정량제까지는 무리겠다. 그러나 합리적으로 기름 값을 지출하는지 점검하는 장치가 없으니 국회 차량 중심인 여의도의 기름 값은 이렇게 단독 고공비행이다. 고래심줄, 우리의 세금이 새는 것이다.

이런 관행이 우리나라 ‘간판 기름 값’을 매긴다. 이 수치는 전국 기름 값에 큰 심리적 자극을 준다. ‘누가 얼마나 싸게 기름 줄래?’하는 역경매를 시켜보라. 금방 시중 수준으로 떨어질 터다.

최근 장관 청문회 나온 한 국회의원의 엄청난 기름 값 내역을 보고 모두 감탄했다. 저렇게 열심히 많이 다녀야 좋은 정치인이겠다. 그런데 일부 의원이나 언론이 제기한 ‘카드 깡’ 의혹이 개운하게 해소된 것 같지는 않다. 주머닛돈이 쌈짓돈, 회계 방식의 문제다.

상식이다. 그런데 입을 여는 이 없는 것은 이해관계 때문이다. 특히 정유업자 대변인 같은 언론의 얘기는 광고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독자 시청자는 모르겠지, 아마?

‘상황윤리’ ‘상황논리’라는 말처럼 ‘상황상식’이라는 개념도 가능한가? 모두들 요즘 그렇게 한다고? 그러나 ‘억지’다. ‘세상 바뀌면’ 그런 당신, 웃음거리 된다. 당신도 체면과 명예가 있는 ‘사람’ 아니던가? 상식은 힘이 세다.


강상헌 논설주간

강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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