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과 새로운 정치

사설 시민사회신문l승인2011.10.3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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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권력을 이겼다.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 상식과 원칙이 이겼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당선자가 10.26 선거결과가 승리로 끝날 즈음인 27일 새벽 0시5분쯤 안국동선거사무소에서 서면으로 배포한 당선소감이다.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를 만들고 운영했던 시민운동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번선거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강했다. 박근혜·문재인·손학규·안철수 등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선거판이 커졌다. 지면 끝장나는 선거판에서 정치초보인 박원순 변호사가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시민지지 무소속 후보이면서 범야권 단일후보로 승리했다.

박원순 시장당선은 결과적으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등 기존 정당들에게 혁신과 재편의 숙제를 던져줬다. 안철수 바람이 몰고 온 정당정치 불신과 정당정치 혁신요구는 결국 박원순 시장으로 귀결됐다. 정당정치의 변화와 혁신이 국민들의 요구사항임을 투표로 드러낸 선거가 이번 선거를 통해 배워야 한다.

정치는 믿음과 소통이다. 민주적 의견 논의를 무시하고 일방향 지시와 불소통의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자는(정권심판론) 박원순 당선자에게 표를 몰아준 20~40대 젊은층의 투표참여가 세상을 바꿀수 있음을 확인해준 선거였다. 박원순 시장은 27일부터 시장업무에 들어갔다. 남은 2년8개월 동안 1000만 서울시민을 위해 시민운동가로서가 아니라 유능한 행정가로 변신해야 하는게 박시장의 숙제다.

소통은 활성화하겠지만 믿음은 약속을 실천하는데서 생긴다. 선거기간동안 내놓은 고약을 실천하는 행정가로서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 오세훈 전시장이 저질러놓은 ‘욕심과 겉치레’의 사업과 적자재정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일이 박시장에게 남았다. 서민복지를 위해 쏟아놓은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서 해야 한다.

우선 서민복지 정책. 서울시가 정해놓은 공공임대주택 6만호 공급을 임기내 8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한 공약을 우선 풀어야 믿음이 생길 것이다. 이 밖에 그는 시유지를 활용한 주택협동조합형 주택, 대학 주변 재정비지구를 활용한 공공 원룸텔도 공급할 계획이다. 무상급식도 2014년까지 전체 중학생으로 확대된다.

지금은 초등학교 1~3학년은 서울 전역에서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고, 4학년은 21개구에서 무상급식 중이다. 박 시장은 단계적으로 5~6학년과 중학생에 대해서도 전면 무상급식을 할 계획이다. ‘반값 등록금’ 실현에도 나선다. 2013년부터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낮추고 내년부터 서울 시내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이자를 지원한다.

한나라당 시장 10년과의 단절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약속했다. 서해뱃길 사업과 한강예술섬 사업 등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중단된다. 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양화대교에 대해선 애초 “현 상태에서 중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선거운동 기간 중 정책본부장을 통해 “완공이 불가피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소통 부재는 주민참여 예산제, 시민옴부즈맨제도 등을 통해 바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원순표’ 사업중 하나인 마을공동체 복원 종합계획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을 경제 활성화는 마을기업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은 주민 주도형 재개발 사업인 두꺼비 하우징을 통해 하는 식이다. 공동체 돌봄센터, 착한 소비지원센터 등 새로운 시도가 줄줄이 이어진다.

아이디어 뱅크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민 반에 가까운 지지층이 여당 성향이라는 점을 감안, 박시장이 내놓은 공약과는 차이가 큰 여권 정책-공약을 조율하는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조직 혁신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경영리더십도 발휘될수 있을지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시민단체 출신이 시장이 됐다고 해서, ‘우리편이니까 눈감아줘야 한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아야 한다. 권력은 긴장상태에서 건강하게 유지되고 발전한다. 애정어린 지도 편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보수언론의 분별없는 비난과 비판에 대해서는 대응하고 막아낼 필요는 있겠지만 잘못된 행정과 정책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질책을 가해야 한다.

이번 박원순 시장당선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출발점이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는 범야권 대통합과 함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에 더 깊은 반성과 대안을 창조해내는 숙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절차와 합의를 거쳐 완성된 내용을 만들려면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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