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치 100년을 맞아 지난해 8월 15일 일본 간 나오토 총리 담화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최소한의 요구사항인 식민지배의 강제성과 침략전쟁의 불법성조차도 일본정부는 불인정했다. 우리 요구가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2001년. 아프리카 더반에서 개최된 UN이 주최한 인종차별국제회의에서 ‘인종차별주의’는 전쟁범죄이고, 그 주요원인으로 식민주의를 꼽았다. 이처럼 식민주의는 시제법(時際法)상 18~19세기 당시에 유효했다고 강변하더라도 그 유효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현재 국제 흐름이다. 그래서 일본의 양심적인 학자조차도 식민주의를 ‘전쟁범죄’라고 정의 내린다.

일본의 한반도 강점기간에 식민주의 전쟁범죄의 법적 기초가 1910년 한일병합조약이다. 우선 용어부터 한국내에서 강제병탄조약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학문적 면에서 한일병합조약이라는 중립용어를 우선 사용하고, 철저한 학문적 고증을 통해 강제성, 불법성을 규명하는 것이 객관적이라는 것이다.

학술서 <1910년 ‘한일병합조약’의 역사적·국제법적 재조명>은 바로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불법성과 무효성에 대해 역사적·국제법적으로 규명하고 나아가 국제법상 국가책임을 조명하고 있다. 이 책은 또 한일 두 나라의 학자들이 공동으로 관여한 점, 국제법학자와 역사학자간의 학제간 연구와 평가를 서술하고 있다.

대표집필자인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의 <1910년 ‘한일합병조약’의 법적무효성>, 이상찬 서울대교수의 <한국 황제는 통치권 양여 조약안을 재가하였는가?>, 야마모토 일본 동경대교수의 <한일합방의 역사적 배경>, 도시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의 <1910년 ‘한일합병조약’의 국제법적 재조명>, 이토 나리히코 일본중앙대 명예교수의 <1910년 ‘한일합병조약’은 합법인가?> 등이 한일간의 역사화해와 그 법적 책임을 명백히 규명하기 위한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刊 20000원)

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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