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남북관계에 대하는 국내외사회의 반응을 모면 온통 북한규탄 대회일색이다. 하기야 일면 수긍이 간다. 북한이 2010년 3월 천안함사태, 이어 같은 해 11월 연평도무력충돌사건의 원죄인으로 명백히 지목된 터라 다른 변명이 불필요하다. 실제로 북한은 현재의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조성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 특히 지난 해 12월 17일 김정일 사망이후 출범한 김정은 체제의 태도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매우 위협하는 발언과 또 핵무기 발사로 오인되는 인공위성발사를 예정대로 취해온 것이라 당연한 결과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이 발사한 인공위성은 2.29 북미합의와 안보리 결의 1874호를 위반한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강한 저항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4월 13일 광명성 제3호를 발사했다. 광명성 제3호 발사는 2009년 UN안보리 결의 1874호 위반이라는 강한 비판을 담은 UN 안보리 의장 성명서 채택으로 확대되었다. UN안보리 결의 1874호 제2항은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다.”( DPRK not conduct ... any launch using ballistic missile technology)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다는 것이다. 비록 위성발사 또는 우주발사체로 그 성격을 규정하더라도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안 된다는 것이다. 4월 16일 UN안보리 의장성명도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2012년 4월 13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나 한편 곰곰히 생각해 보면, 국내외사회가 보여준 대북 규탄 일색의 국제여론 몰이식 행태에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 행태를 비판만 할 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도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북한의 주장의 목소리를 무조건 잘못한다고만 하지 말고, 옥석을 구분해서 정당한 것은 인정하고, 잘못된 것은 그 시정을 강하게 요구하는 변별력있는 인식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야 객관적으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정확하게 찾을수 있다.

한 예로 광명성 제3호에 대한 북측의 주장은 이러하다. 첫째 광명성 제3호는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한다. 둘째, 인공위성발사는 국제법상 우주의, 평화적 이용 조약(1967)에 따라 모든 국가에 허용된다는 점이다. 또 실제로 이에 따라 북한은 인공 위성발사 사전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CO)에도 통고했기 때문에 국제민간항공조약(시카코조약)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한다. 셋째, 광명성 발사는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이 되는 2012년 4월 15일 전후로 김정일 위원장 생존시에 이미 예정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국제법으로는 북한은 영공 100km 이상에서 발사했으므로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제항공법상으로는 ICAO와 IMO에 사전 통보했으므로 시카코조약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주법상으로는 미사일 발사에 관한 사전 통고를 했으므로 우주조약 제9조 및 제11조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UN의 우주조약과 우주등록조약을 2009년 3월 12일에 가입했다.

그래서 북한을 제외한 여타 국가들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 조약에 따라 자유로이 인공위성발사를 하는 것이 국제법상 일반적으로 허용되고 있다. 그런데 왜 유독 북한이 발사하는 인공위성은 허용되지 않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우리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이번 북한의 인공발사는 UN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의 어떠한 주장도 한반도 및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마찬기지로 미국도 2.29조치 위반으로서 영양지원 중단과 더불어 UN 결의 1718호 명백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2.29 북미합의란 북한은 농축우랴늄 시설 중단,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중단, 대신에 미국은 영양지원 24만톤 지원이 주요 합의 내용이다.

국제법적 관점에서 볼 때 UN결의 1718호를 더 우선시하는 미국과 한국측, 우주법 등 일반국제법을 중시하는 북한측의 주장이 맞서 있다.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주장하고, 미국과 한국측은 안보리 결의가 일반국제법에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1992년 국제사법재판소(ICJ) 판결은 미국측 손들어 주었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를 너무 일반화하면 다른 모든 국가에게 우주의 평화적 이용권을 개방한 조약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 더구나 국제사법재판소 판결은 선례구속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ICJ 규정 제59조), 국제법상 법원성(法源性)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북한의 국제법적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을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것은 문제의 최선책이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

이장희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