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참사법 통과 후, 피해자들 왜 국회 앞에?

“피해자 의견 반영된 특조위 구성하라”…1인 시위 양병철 기자l승인2018.01.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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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뜻 반영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촉구 국회앞 1인 시위를 매일 12시에 진행하고 있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체감온도만 영하 20도 살을 에는 추위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또다시 국회 앞에 섰다. 피해자들은 지난주 16일부터 1인 시위를 시작한 지 23일로 딱 일주일 째이다. 그들은 또 왜 차가운 길에 서야 했을까.

지난해 말 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두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 특별법’이 통과됐다. 향후 이 법을 근거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를 구성해 두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특조위 위원 구성부터 삐그덕 소리가 나고 있다. 특조위는 국회 추천 인사로 9명이 구성되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4명, 야당인 자유한국당 3명, 국민의당이 1명, 국회의장이 1명을 추천할 수 있다.

특조위 구성 시한이 지난 10일까지였지만 여야 모두 결국 시한을 넘기고서야 발표했다. 국민의당은 12일에 특조위원 1명을 추천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틀 전(22일)에 4명의 위원을 추천했다. 국회의장도 이미 1명을 확정한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추천 인사에 대해 언급조차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조위 구성 시한을 넘긴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참사 특별법’이 통과한 이후 피해자들은 몇날며칠을 각 정당의 대표를 만나며, 두 참사의 피해자 가족들이 추천하는 인사에게 역할을 줄 것을 호소했다. 

▲ 피해자들은 “국민의당이 상임위원으로 당직자인 양순필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추천 인사인 양순필은 현재 당수석부대변인이자 광명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왜냐하면 특조위에 대한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세월호 1기 특조위 때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추천 위원이었던 석동현, 황전원 2명이 총선 출마를 위해 중도 사퇴한 바 있고 정치인 출신 위원들의 조직적 방해와 파행을 거듭하다 결국 특조위는 강제·종료됐다.

그러나 최근 여당의 움직임을 보면서 피해자 가족들은 또다시 지난 특조위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난 12일 국민의당은 특조위 상임위원으로 양순필을 추천했다. 국민의당은 추천이유에 대해 “첫째, 언론인으로 약 10년의 경력을 갖고 있으며, 둘째, 세월호 피해자 지원을 위한 경기도교육청의 ‘단원고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셋째. 또한 청와대, 교육청, 정당 등의 경력을 통해 법제도 개혁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자 가족들은 즉각 반발했다. 피해자들은 “국민의당이 상임위원으로 당직자인 양순필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추천 인사인 양순필은 현재 당수석부대변인이자 광명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피해자들은 “국민의당이 양 수석부대변인이 과거 ‘경기도교육청 단원고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경력을 제시하고 있지만 직업 정치인으로의 활동 중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경력일 뿐”이라며 “당시 단원고 기억교실 문제 등으로 큰 갈등과 난항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이 문제의 원만한 해결에 집중하는 대신 20대 총선에 출마했다”고 꼬집어 말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국민의당에 다른 위원으로 인사교체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과 4.16가족협의회에는 지난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의 사회적참사 특조위 상임위원에 양순필 당내 수석부대변인 추천을 강력히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피해자 가족들은 자유한국당 또한 특조위원 발표를 마냥 늦추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 세월호 1기 특조위의 경험으로 자유한국당도 피해자들의 요청을 무시하고 당관계자를 추천하려 하지 않을까 말이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특조위원을 추천할 때까지 특조위 구성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일 특조위 위원으로 유가족의 추천을 받아 상임위원으로 문호승(감사원 사무차장), 최예용(가습기살균제전국네트워크 공동운영위원장)을, 비상임위원으로 황필규(생명안전특위 간사), 안종주(구제계정운영위원회 위원장)를 추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12일 공포된 사회적참사법이 공포된 후 30일 이내에 대통령이 국회가 추천한 특조위원을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특조위 구성 9명이 다 정해지지 않으면 6명의 위원으로 특조위를 구성해 활동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특조위 구성부터 차질이 빚게 되면서 본격적인 특조위 활동까지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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