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자·토건세력과 정면 대결하라”

시민사회, 문재인 정부 1년 부동산 정책 평가 토론회 양병철 기자l승인2018.05.1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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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안정 위한 근본 대책 마련 촉구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을 맞이하여 주택공급, 주거복지, 세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진행됐다. 크게 ▲주거세제 정책 ▲주거복지 정책 ▲주택 공급 및 세입자 정책으로 나눠 진행된 행사에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발제를 맡았다.

▲ <사진=경실련>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 정책위원은 토론자로 참여했다. 서순탁 교수(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는 10일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의실에서 열렸다.

발제자로는 이태경 헨리조지포럼 사무처장,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팀장이 나섰다. 이어진 토론 시간에는 김제동 바른미래당 정책위원, 김건호 정의당 정책연구위원, 이재호 민주평화당 정책실장 토론자로 참여했다.

8‧2 부동산종합대책 후한 평가…“보유세 강화는 불로소득 환수 위해 꼭 필요”

이태경 사무처장은 대한민국이 부동산 지주의 나라로 회귀했다고 잘라 말했다. 이승만 정권 시절, 농지개혁을 통해 대한민국이 지주의 나라에서 자영농의 나라로 변신했지만,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부동산 불로소득의 천국’이 됐다고 했다.

부동산 자산이 국부의 압도적 부분을 차지하고 부동산 소유 편중도가 극심하다고 했다. 2014년 토지 소유자 중 상위 10%가 전체 개인 소유지의 64.7%를 보유했고 법인 토지 소유자 중 상위 1%가 전체 법인 소유지의 75.2를 소유(가액 기준)한 것을 증거로 제시했다. 부동산 소유의 극심한 불평등은 다시 소득의 불평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 이 사무처장은 8‧2 부동산종합대책을 통해 투기심을 무디게 했고 10‧24 가계부채대책을 통해 과잉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걸 관리했다고 했다. 11‧29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서는 서민주거 안정을 위한 발판을 만들었다고 봤다.

세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유보했다.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이제 막 시작된 단계이기 때문에 정책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재정특위에서 논의 중인 보유세 강화는 조세의 패러다임 전환이란 측면에서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보유세는 좋은 세금이다. OECD 국가 가운데 GDP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과 재산과세(보유세+거래세)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OECD 평균인 1% 수준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안을 단기적으로 추진하고 IMF에서 권고하는 GDP 2%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보유세 강화는 불로소득 환수에 방점을 두고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신혼부부 지원 정책 편중…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이익 집단과 관료·정치 엘리트 결탁물”

주거 복지 정책 분야는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는 주제로 발제한 최 소장 역시 문재인 정부의 8‧2 부동산종합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계상으로는 2017년 집값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8‧2대책 발표 이후인 하반기에는 집값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8‧2대책은 박근혜 정부 시절, ‘빚내서 집 사라’ 정책의 응급처치 성격이 강하다며, 중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주거복지로드맵이 취약계층이 아닌 신혼부부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모두를 위한 주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취약계층이 최우선 정책 대상이 돼야 한다. 하지만 주거복지로드맵은 신혼부부 지원 정책이 최우선 순위에 놓였다. 신혼부부 소득 제한을 도시근로가구 월평균 소득의 130%(월 약 650만원)로 완화된 건 문제가 있다. 스스로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청년계층 등 저소득가구는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서 배제됐다”고 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 정책의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이 결국 대기업 및 부동산 부자의 배만 불려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 ▲시장임대료와 유사한 가격으로 시행되는 점 ▲임대료 규제가 없는 점 ▲그린벨트 해제 후 토지수용권 부여 ▲기금 출자 및 저리 융자 ▲용적률 상향 등을 들었다. 실효성 없는 사업으로 인해 공공임대주택 예산이 감소하고 기업은 각종 특혜를 얻는다고 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은 대기업을 통한 고가 임대주택 공급 사업이라며, 이는 이익 집단과 관료, 정치 엘리트 간 결탁의 산물이라고 했다.

근본 대책 부재, 토건세력 이익 대변 급급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 팀장은 문재인 정부의 주택 공급 및 세입자 정책을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주거안정 공약 이행 현황을 중심으로 삼았다. 경실련이 발표한 공약 이행 현황을 살펴보면, 세부 공약 32개 중 이행은 1개, 부분이행은 20개, 미이행은 10개였다.

▲ <사진=경실련>

김 팀장 역시 최은영 소장과 마찬가지로 신혼부부 관련 정책은 많이 이행된 데 반해 청년 및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은 부분 이행이 많다고 했다. 또한,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전월세상한제 및 갱신청구권 보장 등 핵심 공약은 모두 빠져있다고 꼬집었다.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르면 강제수용한 공공택지 내 43만 호의 아파트 용지를 민간에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실련 분석 결과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입주 10년 만에 택지를 분양받은 민간건설사 등은 5조9천억원, 입주자는 7조원의 개발이익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공공이 직접 보유했더라면 불로소득 사유화를 막을 수 있었다.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모두 공공이 직접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진전없는 분양원가 공개 확대와 후분양제 시행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팀장은 건설 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분양원가 공개 확대, 후분양제 시행 등 서민주거안정책에 대해 정부는 모두 부정적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는 법안 통과 여부와 별개로 국토부가 공공아파트에 대해 시행할 수 있다. 후분양제도 역시 LH 등 공공기관에서 먼저 시행하면 집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발제 후 토론에 참여한 김제동 바른미래당 전문위원은 문재인 정부 1년간 집값안정, 주거복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근본대책은 유보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결국 성패는 후분양제 시행과 보유세 강화에서 판가름 날거라며 조속한 시행을 촉구했다.

이재호 민주평화당 정책실장은 부동산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역시 ▲후분양제 도입, 분양원가 공개 ▲임대주택 확충 ▲보유세 정상화를 강조했다. 김건호 정의당 정책연구위원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집 없는 서민을 위해서는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꼭 시행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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