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에게 책임을 묻는다”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국회토론회 양병철 기자l승인2018.09.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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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참여연대(공동대표 법인·정강자·하태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김호철), 민주주의법학연구회(회장 조승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주민·백혜련,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채이배, 민주평화당 국회의원 천정배·박지원, 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윤소하·이정미, 민중당 국회의원 김종훈이 공동주최하고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주관한 <법관에게 책임을 묻다-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헌법 제65조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들에 의한 헌법위반이나 법률위반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가능성을 규정하고 있다. 즉 검찰 수사와 형사처벌과 더불어 입법부가 사법부를 견제하는 것은 헌법 상 입법부에 부여된 책무이자 사법농단사태 책임자 처벌의 실질적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토론회 주최 측은 이에 “‘사법농단’이라 불리는 행위를 자행한 법관들의 위법성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방법을 논하기 위해 이와 같은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27일 <법관에게 책임을 묻다-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 토론회가 국회에서 개최됐다.

첫번째 발제자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는 ‘법관의 탄핵-절차와 실체’라는 주제로 법관탄핵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공직자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헌법을 위반한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탄핵심판절차의 목적과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탄핵제도는 행정 및 사법권력에 대하여 의회가 행사하는 일종의 국정통제권이며, 민주적 정당성에 기반한 의회가 권력을 가진 행정부 또는 신분이 보장되는 법관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써 의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탄핵제도의 변천, 탄핵의 요건, 절차,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법관 탄핵 사례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두번째 발제자 서기호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농단TF)는 ‘사법농단 사태에서 드러난 중대한 헌법, 법률 위반’에 대해 발표했다. 서 변호사는 이번 사법농단의 특징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조직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특히 서 변호사는 “이미 퇴직한 고위 대법관들을 제외한 현직 법관들에게만 탄핵소추하는 것이 형평성 원칙에 위배되어 부당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이들은 단순히 양승태 대법원장과 차한성, 박병대, 고영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지시에 따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나아가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사법농단에 가담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미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는 판사들은 국민들의 신임을 잃어 정상적인 재판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와 파면은 무너진 국민의 재판에 대한 신뢰를 가속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뢰를 조금씩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송기춘 교수(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민주주의법학연구회), 윤진희 기자(뉴스1),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박판규 변호사(전 판사)가 참여하여 학자, 언론인, 시민단체, 법조인 등의 관점에서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송기춘 교수는 “상당히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된 몇 명의 법관을 대상으로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하여 직무집행을 정지시키는 것만으로도 법원에 대해, 헌법이 부과하는 의무에 대해 각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진희 기자는 “법원이 현행법상 죄의 성립 여부에만 방점을 두고 있으며, 이와 같은 논리를 토대로 사법농단 사건 수사가 법원과 검찰의 대립구도라는 ‘외관’이 형성되어 사법농단 사건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나쁜 판사들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탄핵’이 논의돼야 소모적이고 정략적인 법원-검찰 대립구도라는 프레임을 타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은 사무처장은 “양승태 사법농단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과 더불어 중요한 것이 선출되지 않는 권력을 어떻게 감시, 통제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 시작은 “초유의 재판거래 의혹과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에 대한 발본색원과 그에 따른 처벌이며, 행정부와 입법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법원 개혁 논의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판규 변호사는 “그동안 사법행정이 실질적으로 담당했던 징계나 재임용 탈락과 같은 법관에 대한 탄핵기능이 앞으로는 실질적인 탄핵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이번 사법농단 사건을 계기로 사문화된 탄핵을 실질적인 제도로서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국회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를 제재하고 감시하는 일을 강화해야 한다”며 법관 탄핵 뿐 아니라 특별재판부 설치와 국정조사 추진을 촉구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법원의 연이은 영장기각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사법부 스스로 시간을 끌면서 증거인멸을 방조,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삼권 중 유일하게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는 감시와 견제의 사각지대에서 사법농단을 넘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유린한 사법 쿠데타를 시도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연루된 법관의 형사 책임과는 별개로 민주주의 유린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국회가 역할임을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피해자 구제와 재발방지를 위해 특별재판부 설치, ‘법 왜곡죄 처벌법’도입, 법원행정처 개혁 등 근본적인 사법개혁을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우리는 이미 부정한 권력을 탄핵한 적이 있다”며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사법농단 법관들에 대한 탄핵과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를 공동주최·주관한 단체들과 국회의원들은 “토론회를 계기로 양승태 사법농단 해결을 위해 국회내에서 힘을 모으겠다”고 밝히고 이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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