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 논란 책임…국토부 차관 사퇴 촉구

경실련 “개발계획, 과세기준 심의 과정 이해충돌 여부 수사를” 양병철 기자l승인2020.09.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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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방지법안 입법화에 나설 것”

시민단체가 “박선호 국토교통부 차관은 이해충돌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밝히고 “특히 개발계획, 과세기준 심의 과정에 이해충돌 여부를 수사해야 한다”고 8일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 6일 박선호 차관에 대한 이해충돌 의혹을 SBS가 보도했다. 박 차관이 직접 나서 5.6대책에서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를 통한 공급확대책을 발표했는데, 정작 본인과 가족이 준공업지역 내 수십억(시세는 수백억 추정)원대의 공장을 소유하고 있어 이해충돌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 경실련은 “박선호 국토부 차관은 이해충돌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미 박선호 차관은 과천에 보유한 수억원대 토지가 3기 신도시에 포함되는 것으로 밝혀져 한차례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경실련은 “공직자가 과다한 부동산을 보유한 채 정부 개발계획과 정책 수립에 직접 관여하며, 이해충돌 의혹이 발생한 것에 대해 박선호 차관 스스로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는 “공직자는 자신이 수행하는 직무가 자신의 재산상 이해와 관련해 공정한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직무수행의 적정성을 확보하여 공익을 우선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2조의2 제2항 이해충돌방지의무).

관련 법대로라면 박선호 차관이 투기를 염두에 두고 부동산을 매입, 매도하지 않았더라도 보유한 부동산이 정부의 주택정책과 개발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당연히 주택정책 또는 개발정책 수립 업무에서 제척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박 차관은 지난 1988년 행정고시에 합격 이후 공직에 진출, 2005년부터 현재까지 주택과 도시정책을 주도해온 정책 중심에 있었다. 문재인 정부 이후 주택토지실장, 차관으로 승진하며, 정부 주택과 도시정책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신도시 정책, 구도시의 준공업지 규제 완화 등의 중요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본인이 소유한 과천 땅과 등촌동 공장이 잠재적 이해충돌에 해당될 수 있는 상황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박 차관은 2013년에도 준공업지역 공장 이전지 개발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를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또 차관의 직무는 장관을 보좌하는 2인자 역할이며, 주요 업무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자리이다(차관직무가이드).

그런데도 해명자료를 통해 ‘준공업지역 주택공급계획 관련, 대책의 세부내용에 대한 입안작업은 실무진에 의해 이루어진다, 계획을 주도적으로 입안하거나 구체적 지시를 한 바 없다, 본인 가족 보유 부동산에 영향을 미칠 부분이 없다’ 등 책임 회피성 해명으로 일관하며,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이해충돌의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애초 부친이 보유했던 등촌동 공장토지 1/3지분을 배우자에게 증여한 것은 절세를 위한 꼼수증여로 이 역시 공직자로서 적절한 처신이라 볼 수 없다. 차관은 ‘본인은 현직 공무원으로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겸직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부친의 공장관리 업무를 도와왔던 배우자가 증여받았다’라고 해명했지만, 본인 또는 가족의 종합소득세를 줄이기 위한 꼼수증여 의혹이 짙다. 하지만 부모 재산을 모두 고지 거부, 의혹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선호 차관은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로 본인 소유 땅값을 올리는데 그치지 않고, 과세기준인 공시지가 책정에도 관여했다. 시세의 40%에 불과한 공시지가 책정을 방치 막대한 세금 특혜를 가족에게 제공한 것이다. 현재 박 차관의 배우자가 소유한 등촌동 공장(560.5 ㎡)의 신고가액은 26억(평당 1,500만)원이고, 언론에 보도된 시세는 평당 4~5천만원(약 70억)으로 시세반영률이 40%도 안 된다.

신고가액 기준인 공시지가가 시세를 제대로 반영못하기 때문이다. 개별지 공시지가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표준지 공시지가는 ‘중앙부동산평가위원회’에서 최종심의하고 위원장은 국토부 차관이다. 즉 박선호 차관은 본인 소유 토지의 과세기준이 조작·왜곡 없이 적정하게 책정됐는지 여부를 심의하는 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오히려 수년간 공시지가 상승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고 조작하는 불공정 업무를 조장해 온 것이다.

경실련은 “이처럼 수십억(개발추진시 수백억)대 부동산을 과천, 등촌동 등 개발지에 보유한 채 개발계획과 과세기준을 최종 심의하는 공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투기세력 근절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신설하겠다는 부동산 거래 금융원의 수장으로 박선호 차관이 거론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박선호 차관은 지금의 논란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또 검찰 등은 공직자로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본인의 재산상 이해와 관련해 공정한 직무수행이 이루어졌는지, 부당한 재산증식을 위해 불공정한 업무를 수행한 점이 있는지 등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실련은 “박선호 차관 논란은 다시 한번 고장난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을 보여주는 만큼,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다시 고위공직자의 부동산보유실태와 이해충돌 여부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국민에게 공개하기 바란다”고 요구하고 “경실련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검찰 고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며, 이해충돌방지법안 입법화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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