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사회적합의' 환영

노동자성 인정과 노조 권리 보장도 향후 중요한 과제 양병철 기자l승인2021.01.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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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환영합니다.” 21일 오후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이다.

이날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논의하는 노사정 사회적 합의기구가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을 발표했다.

▲ 21일 오후 2시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이번 합의문이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실질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에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원인인 ‘분류작업 업무’가 택배사 책임임을 명문화하고, △주 최대 노동시간을 60시간으로, 하루 최대 노동시간을 12시간으로 규정하였으며, △저녁 9시 이후 심야배송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택배비·택배요금 거래구조 개선방안 연구와 택배운임 현실화를 추진하고, △설 명절 성수기 특별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이 제대로 이행된다면 택배현장의 장시간 노동은 상당 부분 근절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시민들의 응원과 지지 덕분에 마련될 수 있었다. 다만 소중한 합의문의 감격과 함께, 왜 이제야 의미 있는 대책이 나오는 건지 통탄스럽기도 하다.

지난해에만 16명의 택배 노동자가 명을 달리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파악하지 못한 과로사는 분명 더 많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과로사에 이를 정도의, 살인적인 노동을 하며 택배노동자가 택배물품을 배송하고 있다.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들이 진작 마련됐더라면, 택배 과로사 대책위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사회적 합의기구가 조금만 더 일찍 구성됐더라면, 한 명이라도 더 많은 택배노동자를 죽음으로부터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의미 있는 합의에도 우려의 마음도 크다. 기억하고 있다. 작년 10월 과로사 문제가 반복되자 택배사들이 사과와 함께 잇따라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국민과 했던 약속을 택배사들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던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택배사가 꼼수를 부려 노조가 있는 영업점에만 분류인력을 일부 투입하고, 노조가 없는 영업점에는 약속된 분류인력을 투입하지 않았던 일들도 잊을 수 없다.

택배사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겨우내 돌아가고 쓰러진 택배노동자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남은 과제도 많다. 1차 합의문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감시하고,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2차 합의를 통해 택배 거래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택배운임도 현실화해야 한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노조할 권리도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택배노동자들의 많은 노력 끝에 택배연대노조가 설립됐지만, 원청인 택배사들은 우리는 사장이 아니라며 교섭을 회피해왔다. 법제도 개선을 통해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이들은 “우리의 택배물건이, 누군가를 착취하며 배송되기를 원치 않는다. 이번 사회적 합의로, 택배물건을 배송하는 노동자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길 간절히 바란다. 사회적 합의의 차질 없는 이행, 남은 과제들의 이행을 위해, 택배노동 현장의 문제들을 바꾸어나가기 위해, 시민 여러분께서 지금처럼 택배노동자를 끝까지 응원하고 함께해 주시기를 꼭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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