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의적인 해지사유·즉시해지절차, 쿠팡이츠에 일방적 유리한 조항

점주에겐 불리·쿠팡이츠 책임은 면책 등 부당한 조항, 환불규정 미비

1년째 쿠팡 약관 심사 중인 공정위의 늑장 심사 문제 지적

쿠팡이츠 등 배달앱의 경우, 리뷰·별점을 매장 평가의 절대적 지표로 삼다 보니, 소비자의 과도한 요구, 허위 및 악의적인 후기 등에 따른 점주 피해가 계속되어 왔다. 또한 최근 쿠팡이츠 점주 사망 사건은 시스템 부재의 문제도 있지만, 이후에 쿠팡이츠가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 없이 일방적으로 블랙컨슈머 측을 대변해 점주에게 사과와 전액환불을 독촉한 부분의 문제도 있다.

▲ 28일 ‘새우튀김 갑질 방조’한 쿠팡이츠 불공정약관심사 청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이는 개별 소비자, 고객센터 직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소비자의 무리한 환불요구와 악의적 리뷰·별점에 대한 정책 및 시스템의 부재로 발생한 안타까운 결과이다. 이밖에도 쿠팡이츠의 ‘한번에 한집배달’의 일방적 운영 문제, 배달 수수료 문제 등 불공정행위 문제가 지적되어 왔다.

약관(約款)은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약관이 계약서의 역할을 한다.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은 사업자가 그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을 작성·통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을 규제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다.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에 대한 중소상인, 자영업자 등의 종속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쿠팡이츠의 불공정한 약관과 부당한 요구, 정책 등은 점주가 수용할 수 밖에 없고, 일부 약관조항은 이들의 대응력을 약화시키는데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는 “이러한 리뷰·별점 제도 문제와 환불규정 미비 등으로 점주 대응력을 약화시켜 피해를 초래한 쿠팡이츠 서비스 이용 약관의 약관규제법 위반, 즉 약관의 불공정성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약관심사를 청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점주는 쿠팡이츠의 불공정한 약관조항으로 불안정한 계약상 지위에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속하고 엄정한 심사로 쿠팡이츠 판매자용 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쿠팡이츠의 자의적인 해지사유와 즉시해지절차는 점주의 종속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부추긴다. 약관에 따르면 쿠팡이츠가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점주는 고객들의 무리한 환불요구 등 부당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의 성장을 위해 점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밖에 현재 쿠팡이츠 판매자용 약관에는 무리한 환불요구 등에 대한 점주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약관이나 부속약관을 통해 무리한 환불요구, 소비자와 점주 간 분쟁 시 쿠팡이츠의 역할 강화 등에 대한 보완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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