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산외대 부지 공영개발 촉구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시에 공영개발 촉구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1.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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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외대 부지 대규모 아파트 추진…공영개발 무산위기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20일 오전 부산광역시청 앞 광장에서 ‘옛 부산외대 부지(남구 우암동 일원)의 공영개발을 부산시에 강력히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 ‘옛 부산외대 부지의 공영개발을 촉구하는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입장’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 (사진=부산경실련)

옛 부산외대 부지는 지난 2021년 6월에 민간사업자에게 매각됐고, 그해 12월 20일 민간사업자는 이 부지에 대한 개발 계획안을 부산시에 제출했다.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사업계획안은 주로 아파트 단지 조성사업으로 공공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29층 높이 10개 동 1,359가구의 공동주택, 비즈니스 파크·업무시설을 담고 있으며, 또한 공공기여금으로 시에 현금이나 대지 등 현금 약 84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민간사업자의 사업계획안에는 총 부지 12만9,259㎡ 중 원래 자연녹지지역 8만9,189㎡(69%)를 3만1,355㎡(24.3%)로 줄이고, 2종 일반주거지역 4만70㎡(31%)를 용적률이 높은 3종 일반주거지역 9만7,904㎡(75.7%)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앞서 부산시와 LH는 2019년 12월 ‘옛 부산외대 부지의 공영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주택과 공공복합타운 등을 건립하기로 하고, LH는 2년 안에 용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그리고 부산시는 이와는 별도로 LH로부터 공공복합타운 부지 7,500㎡를 무상양도 받아 이곳에 정부 연구기관인 국가과학기술연구원(NST), 정부와 시 출연기관 등 공공기관을 유치하여 지역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이후 협약에 따라 LH는 부산외대 측과 실무협의를 몇 차례 진행했지만, 토지매각 금액에 대해 입장 차이를 보여 답보상태에 이어지다, 결국 지난해 6월 서울에 있는 민간사업자에게 부지가 매각됐다.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사업계획은 2019년 부산시와 LH가 협의한 계획보다 퇴보했다. 이 계획안은 공공적 가치보다 민간사업자의 이윤 창출에 맞춰져 있다. 민간사업자의 계획안대로 개발된다면 우리는 자연녹지는 없어지고 아파트 단지로 전락한 옛 부산외대 부지를 보게 될 것이다.

부산시와 LH는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데 대해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부산시와 LH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지 않았다면, 두 기관이 공영개발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다면 상황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부산시는 줄곧 공영개발을 주장해 왔지만, 그에 걸맞는 노력을 했는가, 부산시는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으로 민간사업자에게 일정 금액의 공공기여금을 받고 이 사업을 허가하려고 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LH는 이 부지가 민간사업자에게 매각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했는지 되묻고 싶다. 부산외대는 어떠한가. 정상적 매각 절차를 밟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매각 이익을 더 얻자고 공영개발 방식을 외면한 꼴이다. 대학이 지역사회와의 상생 노력이 부족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부산외대 부지는 도시계획상 ‘학교 시설’, 용도상 자연녹지 69%, 제2종 주거지역 31%로 되어있다. 자연녹지는 공동주택 건립이 불가할 뿐만 아니라 시민 공동의 재산이며, 제2종 주거지역엔 15층 이하 공공주택 건립이 가능할 뿐이다. 이 부지는 지난 2017년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 대상 예정지로 포함되어 있어 민간사업자는 사전협상제 방식으로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 (부산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국어대학교 부지)

그렇지만 과연 이 부지를 사전협상형 지구단위계획 사업으로 추진하는 게 맞는지 의문스럽다. 사전협상형 사업방식은 기본적으로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고려하기 때문에 공공성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다. 애초 부산시는 이 부지를 공영개발을 염두에 두고 진행해 왔기에 이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현재 부산시는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사업계획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민간사업자의 아파트 위주 사업계획안을 검토할 가치가 있는지조차 의문스럽다. 부산시는 공공기여금 840억원에 옛 부산외대 부지를 아파트 단지로 바꿀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부산시는 민간사업자의 사업계획안을 즉각 반려하고 공공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개발 계획안을 내놓아야 한다.

부산시는 부산외대 이전으로 인해 남구 우암동 상권과 주변이 공동화되고 붕괴되면서 지역 주민들이 그동안 겪는 고통을 헤아려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균형적 발전에 부합되는 공영개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에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옛 부산외대 부지가 가능하면 원래의 용도대로 시민이 공유하는 자연 자본으로 유지, 관리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개발되더라도 공공적 가치가 실현되는 개발이 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부산시는 민간사업자가 제시한 계획안을 즉각 반려하라. ▲부산시는 옛 부산외대 부지를 사전협상제 개발 방식이 아닌 공영개발 방식으로 진행하라. 등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회는 이동일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이, 인사말은 김종기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공동대표가, 발언은 도한영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운영위원장 겸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이, 기자회견문 낭독은 김정환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공동대표 겸 부산YWCA 사무총장이 맡아 진행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부산민예총,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부산생명의숲, 부산생명의전화, 부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부산흥사단, 부산YMCA, 부산YWCA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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