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영국 본사에 투자금액 늘린 국민연금 규탄

시민단체 “ ‘ESG, 사회책임투자’ 준수하고 국민연금법 개정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22.08.1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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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금융정의연대·민변민생위·환경보건위·참여연대경제금융센터·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환경단체들은 8일 “옥시 영국 본사에 투자금액을 늘려 국민을 기만한 국민연금을 규탄한다”고 밝히고 “국민연금은 ‘ESG, 사회책임투자’를 준수하고 국회는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기업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옥시 본사의 주식은 약 3,600억원으로, 0.5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수많은 국민들이 자신과 가족들의 목숨을 잃었음에도, 참사 이후 국민의 돈으로 살인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을 늘린 국민연금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행태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국민연금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국내 관련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을 줄이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 있으나, 유독 옥시 영국 본사에 대해서만 투자금액을 늘렸다. 결국 국민연금의 약속은 거짓이었던 셈이다. 국민연금이 투자처에 대한 자율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만큼 살인을 저지른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금액을 늘린 이유를 충실하게 해명하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개별 종목에 대해서는 설명해줄 수 없다”라면서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8월 4일 국민연금은 JTBC보도에 대하여 “전체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증가했고, 그에 따른 옥시에 대한 투자 비중이 줄어들었다”라고 해명하였는데, 이해할 수 없는 해괴한 설명이다. 국민연금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체 해외주식 투자 규모만 증가(200% 증가)한 것이 아니라, 옥시에 대한 투자 규모(129% 증가)도 늘어났으며, 전체 투자 규모와 옥시 자체에 대한 투자금액이 증가한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왜 국민들을 살해한 살인기업에 투자 규모를 늘렸는지를 물었는데, 국민연금은 엉뚱한 해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답변을 회피하지 말고, 국민들의 질문에 대해 성실하게 제대로 답변해야 한다.

현행 「국민연금법」제102조 제4항은 “기금을 관리운용하는 경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하여 투자 대상과 관련한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서 ‘책임투자’를 고려할 것을 권고하는 조항이다. 즉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에서 있어서 ‘ESG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를 자율적으로 준수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조항 자체가 강제력이 없어서 국민연금은 이를 준수치 않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는 악덕기업들에 거액의 투자를 해온 바 있다. 국민연금의 운용기준은 오로지 ‘수익성과 안정성’에만 있었던 것이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국민연금의 사회적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가 강제되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국민들의 재산인 만큼 올바른 투자·운용은 국민들의 당연한 요구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고 ESG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하였지만,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수익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윤리적 투자를 추구하는 세계적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며, 미국과 노르웨이 등 선진국들의 경우 환경파괴나 국민들의 건강에 문제를 입힌 기업들을 투자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해외 연기금이 화석연료 에너지 사용에 대해서도 문제 삼는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의 행태는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ESG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은 ‘나쁜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제 중단해야 한다. 국회 역시 국민연금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ESG투자’를 강제하는 제도적 정비에 즉각 나서야 하고, 국민연금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가 국민연금에게 ESG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제하는 수밖에 없다.

이들은 “국민들의 세금을 걷어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국민들의 상식에 반한다. 지난 7월 31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768명이고 사망자는 1,784명이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피해자들이 옥시가 판매한 제품을 사용했으며, 옥시는 대표적인 살인기업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민연금의 이번 행태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투자하는 비상식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오로지 수익성에 기반한 무책임한 투자가 아닌 원칙과 국민의 뜻에 따른 윤리적‧사회적 책임 투자를 통해 국민들의 신뢰를 지키는 연기금으로 거듭날 것”을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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