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요금’ 심각한 지역축제

이동상인 상술·높은 부스 임대 가격이 바가지요금 주원인 양병철 기자l승인2023.06.1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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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주권시민회의 “지방자치단체, 대책 마련해 소비자피해 근절해야”

“지자체, 판매가격 사전 공시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지역축제 ‘바가지요금’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지역축제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일부 상인들의 도를 넘는 요금 책정으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바가지요금’ 피해가 계속되면 지역 이미지 하락, 지역축제 관광객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방자치단체는 소비자피해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자체들은 ‘바가지요금’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올해 들어 ‘바가지요금’ 논란이 불거진 축제만 5건이다. KBS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에서는 경북 영양 산나물축제장을 방문한 출연자들에게 옛날 과자 세 봉지를 14만원에 판매해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과자 단가는 100g에 4499원. 한 봉지(1.5㎏)에 6만8745원에 달할 정도였다. 결국 영양군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5월 말 열린 전북 남원 춘향제에서도 바비큐, 해물파전 등이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부실하게 나와 논란이 됐다. 6월 초에는 전남 함평 나비대축제장을 방문한 일본인 유튜버가 인근 노점상에서 파는 어묵 한 그릇이 1만원에 달한다는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가장 최근인 6월 8일부터 11일까지 경기도 수원 화성행궁광장에서 열린 ‘2023 환경사랑축제’에서도 바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올라온 글에 따르면 주문한 소주를 생수병에 담아서 주고 돼지 바비큐 아래에 양배추를 깔아 눈속임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한 채 수익 올리기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곳곳 지역축제에서 ‘바가지요금’이 성행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이동상인의 상술이 대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상인들은 지역축제에서 부스 또는 푸드트럭 등으로 영업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 일시영업신고를 하고 일시영업허가증을 발급받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축제를 주최·주관하는 조직은 지자체가 아니라, 지역의 협회나 상인연합회로 구성된 조직위원회나 지역연합회다. 이 위원회나 연합회 측에 일정 부분 참가비를 지불하면 축제기간 동안 영업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조직위원회(지역연합회)에서 책정한 비싼 장소 임대료(부스 참가비)가 ‘바가지요금’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직위원회(지역연합회)에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거나, 중간 대행업체까지 끼어들면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많은 참가비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상인들은 짧은 축제기간 동안 적자를 내지 않기 위해 상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자체가 직접 축제를 관리·감독하기에는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지역상인연합회와의 마찰도 불가피하다. 상인들의 부스 단속도 쉽지 않다. 현행법상 숙박업이나 음식업의 경우, 자율가격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행정기관이 단속할 수 없다. 계도를 하지만 권고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결국 얽히고설킨 고질적인 문제에 소비자피해만 커지는 상황이다.

‘바가지요금’이 계속되면 관광객들의 거부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역축제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이미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행사라면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임대료, 수수료에 대한 투명하고 명확한 기준 마련, 참여 업체와 사전가격 협의를 통한 판매가격 사전 공시제, 이동상인에 대한 명확한 영업 기준 마련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쇄신해야 한다.

지자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6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무주 지남공원에서 열린 ‘무주 산골 영화제’는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음식 단가를 1만원 이하로 책정하고 음료 및 주류 가격도 통일했다. 환경을 위해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축제 이후 참여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장학금을 기부하는 등 지역축제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19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자체들은 ‘바가지요금’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책임 있게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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