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국민연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삼성 불법합병과 엘리엇 손해배상과 관련 노동시민사회단체 좌담회 양병철 기자l승인2023.07.1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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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ISDS 결정은 삼성물산 불법합병과 정경유착에서 비롯돼

막대한 국고지출, 이재용·박근혜 등에게 구상권·손해배상청구 필요

공적연금강화행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는 19일 오전 민변 대회의실에서 <삼성 불법합병과 엘리엇 손해배상, 정부와 국민연금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 (사진=참여연대)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016년에 삼성물산과 맺은 비밀합의에 따라 세금을 제외하고 659억263만원을 받았음에도 삼성물산 부당비율 합병에 따른 손실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이하 ISDS)를 제기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정부는 총 13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고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에 18일 법무부가 불복 절차를 밟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이 부당하게 산정되었음에도 국민연금이 이에 찬성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이재용 뇌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외압 행사,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부당한 업무처리가 모두 유죄로 확정된 이상, 대한민국 정부가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손해배상 결정을 완전히 뒤집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찬진 공적연금강화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좌담회에서 첫 발제를 맡은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삼성물산 불법사건의 전말을 명확히 짚기 위해 삼성물산 불법합병의 본질과 당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문제점, (구)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전 과정에서 자행된 불법 행위를 정리해 발표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김남근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은 엘리엇 대 대한민국 손배배상 중재신청의 법적 성격과 주요 쟁점을 짚고, ISDS 결정에 따라 발생한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해 사건의 당사자인 이재용, 박근혜, 문형표 등에 대한 구상권 청구 근거를 확인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김종보 변호사는 청와대와 보건복지부의 행위가 협정상 ‘조치’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국가배상법상 직무집행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이번 ISDS 결정 이후 국민연금을 포함해 (구)삼성물산 주주들의 손해배상청구 인용 가능성과 배상 범위 등을 검토해 발표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5년 이재용 당시 삼성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지배권을 승계받기 위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분을 상당수(4.06%) 보유하고 있었던 (구)삼성물산과 자신의 일가가 많은 지분(42.32% 보유)을 보유하던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했다.

이 두 기업의 합병비율 산정은 (구)삼성물산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의 가치를 과대평가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구)삼성물산은 제일모직보다 자산총계가 3배 이상 큰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구)삼성물산 1주는 제일모직 주식 0.35주와 동일한 수준으로 밖에 평가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당연히 (구)삼성물산 지분 11.21%을 보유하던 국민연금이 찬성하기 어려운 합병 비율이었지만 이재용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해 국민연금의 찬성을 유도하도록 했고, 이후 박근혜와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으며, 홍완선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를 이행해 국민노후자금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하지만 (구)삼성물산 지분을 약 7.12% 보유하고 있었던 엘리엇은 자신들의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ISDS를 제기한 것이다.

좌담회를 주최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5월 2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구)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비율 합병 찬성에 따른 국민연금 손실과 관련해 그 책임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할 계획이 있는지’를 질의한 바 있고, 이에 보건복지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엘리엇-메이슨캐피탈 ISDS 중재사건에 대한 판단이 확정된 이후, 손해배상청구를 위한 소 제기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추후 국민연금에게 엘리엇의 승소로 결정된 지난 ISDS 결정을 참고해 이재용, 박근혜, 문형표 등 정경유착, 국정농단 책임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청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엘리엇 등 해외자본에 대한 대한민국 국고 지출이 발생할 경우 그 책임자로부터 이를 회수하도록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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