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감세 세법개정안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경실련l승인2023.07.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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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부자감세 세법개정안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 불평등과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세법개정안 국회에서 수정해야 –

– 결혼자금증여 공제한도액이 아니라 근로소득 기본공제액 등 인상해야 –

– 결혼자금증여 공제한도액과 가업승계 증여세 연부연납기간 연장 및 특례저율과세 적용대상 확대는 경제적 양극화 심화시킬 것 –

이번 달 초에 발표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이어 진행된 당정 협의를 통해서 올해 세법개정안이 확정되었다. 금년 세법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9월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 윤석열정부의 세법개정안은 지난해부터 계속되어 온 재벌대기업 및 대자산가와 고소득자에 대한 부자감세의 연장선에 불과할 뿐 아니라, 금년 상반기까지 40조원가량 세수가 감소하였으며 하반기 경제성장도 담보할 수 없는 현재의 경제상황을 보아도 대단히 부적절하다.

먼저 결혼자금 증여세 완화와 관련하여 윤석열정부는 최근 10년간의 물가와 소득 및 주택가격과 결혼비용 등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결혼하는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증여세공제금액을 인상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자녀의 결혼자금으로 1억원 이상을 증여하는 가구는 가구소득 상위 10% 이내인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인 가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를 반대로 해석해보면 결혼자금증여 공제한도액 인상에 따른 조세혜택은 가구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90%의 중산층과 서민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됟다.

특히 가구소득 상위 10%에 해당하는 부모가 아니면 결혼하는 자녀에게 1억원 이상을 증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뿐 아니라 50대 이상 가구주의 60% 가까이가 생활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금번 결혼자금 증여공제 신설은 출산장려정책이라는 미명으로 잘 포장된 “부자(富者)들의 부자(父子)를 위한 부자(富者)감세”일 뿐이다. 따라서 가구소득 상위 10%를 제외한 90%의 중산층과 서민은 전혀 혜택을 기대할 수 없는 상속세및증여세법 개정안은 마땅히 철회 또는 수정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정부와 여당에서는 결혼자금증여 공제한도액 인상으로 인한 감세액이 약 1천만원에 불과하므로 부자감세가 아니라 청년층의 결혼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결혼자금증여 공제한도액 인상의 혜택을 받는 한 쌍의 커플이 각자의 부모님으로부터 창업자금을 증여받는다고 가정하면, 창업자금증여 공제한도액이 5억원이므로 한 쌍의 대자산가 혹은 고소득자의 자녀가 결혼하면서 면제받거나 비과세 혜택을 수 있는 증여소득은 15억에 가까워지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부모님으로부터 결혼을 전후로 15억원의 경제적 지원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청년이 몇 명이나 있는가? 정부와 여당은 결혼자금이라는 미사여구로 대다수의 성실한 납세자인 국민을 기망하면서 부자들의 부의 무상이전에 대한 조세지원을 획책할 것이 아니라, 부모님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결혼자금이나 창업자금을 증여받을 수 있는 청년이 몇 명이나 되며 전체 청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몇%인지에 대한 답변을 먼저 내어놓아야 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부자들만의 부자만을 위한 정부이고 정당인가?

한편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도 작년 세제개편안에서 적용대상 기업의 기준을 매출액 5천억으로 확대하고 가업영위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 한도로 10억원을 공제한 후 10~20%의 특례세율을 적용하도록 개정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정부에서는 지난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에 따른 연부연납 기간을 5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고 10%의 특례저율과세 적용 구간을 현행 60억원에서 300억원까지 상향하는 세제개편안을 제시하였다.

윤석열정부의 가업승계에 대한 전방위적 조세감면은 소득과 자산의 재분배라는 증여세의 정책적 기능을 완전히 무력화한 것으로서, 기회균등 민주주의라는 우리나라의 헌법적 가치마저 형해화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윤석열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재벌대기업과 대자산가 및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정책을 정교하고 치밀하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에 재벌대기업과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인하와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공제 관련 규정의 개정을 통해 재벌대기업 등에 대한 조세부담을 대폭 감면하였으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에 관한 규정도 대대적으로 개정하여 부동산 등을 보유한 자산가에 대한 조세부담을 경감한데 이어, 올해에는 상속세법 및 증여세법을 개정하여 그러한 자산과 소득을 자녀에게 상속 또는 증여하는 단계에서의 조세부담마저 경감하고자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적인 서민세금인 근로소득세의 감면에 대하여는 “넓은 세원, 낮은 세율”혹은 “국민개세주의”라는 신자유주의적 프레임에 가두어두고, 물가와 소득의 상승분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거위가 비명을 덜 지르도록 하면서 최대한 많은 깃털을 뽑듯이 “보이지 않는 증세”를 단행하고 있다.

예컨대 근로소득세 기본공제금액은 1997년 1인당 100만원이었는데, 2008년에 50만원을 인상하여 1인당 150만원을 공제하도록 소득세법을 개정한 이후 14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15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근로소득공제 기준금액 또한 1996년 500만원으로 규정한 이후 2023년 현재까지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의 근로소득세 납부액(징수액 기준)은 2008년의 약 15조6300억원에서 2021년 약 50조3350억원으로 300% 이상 증가하게 되었다. 이는 대부분 자연증가분으로서 근로자들의 소득과 급여 수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상승하였음에도 관련 공제금액을 인상하지 아니하고 방치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같은 기간 법인세 징수액은 2008년 39조1544억에서 약 80% 증가한 2021년에는 70조3962억으로 집계되었다. 2008년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체제하에서 우리나라 대기업 등의 시장지배력과 이익획득능력이 현저하게 제고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인에 비하여 자연인인 근로자의 조세부담은 과도하게 무거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근로소득세는 “보이지 않는 증세”의 주요 대상이 되어 왔으며, 최근 물가상승에 따른 급여인상 등으로 인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따라서 2008년 이후 물가와 소득 수준이 큰 폭으로 상승하여 결혼자금증여 공제한도액을 인상하여야 한다는 윤석열정부의 논리라면, 당연히 근로소득세의 근로소득공제 기준금액과 기본공제금액 등도 그에 상응하거나 유사한 수준으로 인상하여야 한다.

이처럼 다수의 납세자에게 혜택이 주어지는 세법개정이야 말로 윤석열정부가 주창하는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지, 소수의 재벌대기업과 대자산가 및 고소득자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세법개정은 “기득권 카르텔의 유지와 결속”을 위해 혈세를 지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윤석열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적이고 전면적으로 부자감세를 추진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대비한 포퓰리즘정책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 한 나라의 대통령은 특정계층의 대통령일 수 없으며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부의 재분배 등을 모두 고려해야 마땅하다.

윤석열정부가 재벌대기업과 대자산가 및 고소득자 중심의 일방적이고 사회적 합의가 결여된 경제정책과 그에 기초한 감세정책을 즉시 폐기하고, 고착화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통해 지속가능성장이라는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경제정책과 조세정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2023년 7월 28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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