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선거제도 개편 야합, 거대 양당 규탄”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의석 확대 반대안 철회하라” 양병철 기자l승인2023.09.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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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후퇴하지 말고 개혁안 이행의지 보여야

비례대표 의석 확대, 연동형 유지, 위성정당 방지 이뤄져야

지난 1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고, 각각 협상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의석 확대 반대와 병립형 회귀를,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의석 확대와 준연동형 유지를 협상안으로 정했다.

그동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서 보여온 밀실 야합적 행태를 고려하면, 국민들이 기득권 양당구조의 타파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비례대표제 확대와 연동형 유지, 위성정당 방지 등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국회의사당)

이런 가운데 경실련은 11일 “선거제도 개편에서 야합을 꾀하고 있는 거대 양당을 규탄하며, 비례대표 의석 확대·연동형 유지·위성정당 방지 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미 국민들이 바라는 선거제도 개혁의 방향은 지난 5월 시민 500명이 참여한 공론조사 결과에서 확인된 바 있다. 국민들이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를 반대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공론조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숙의 과정을 통해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합의점에 도달했다. 기득권 양대 정당에 유리한 선거제도를 타파하기 위하여 비례대표제라는 의석 배분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한 결과이다.

그럼에도 거대 양당은 이러한 공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있다. 만약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아직 호의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한다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비례대표 의원 선출 방식 개선 등을 경쟁적으로 제시해도 모자랄 판에 기득권 야합으로 국민 공론조사 결과에 반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그동안 당론으로 제시하지 않았던 비례대표 의석 확대 반대를 공식화해 대단히 우려스럽다. 사표 발생 방지와 불비례성 축소를 위하여 비례대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학계와 시민사회의 요구가 꾸준히 있어 왔고, 공론조사 결과에서도 시민들이 숙의 과정을 통해 이러한 결과에 이르렀음에도 비례대표 의석 확대 반대를 고집하는 것은 선거제도 개혁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국민의힘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하기는 커녕,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이라며, 2019년 선거제도 개혁 논의 당시 어렵게 도입된 연동형 의석배분 방식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20년 의원 전원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준연동형 비례제’ 위헌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2일 이를 기각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기존 병립형 선거제도보다 선거 비례성을 향상시킨 제도이며,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판결 내린 바 있음에도 연동형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것으로 밖에 읽히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조금이라도 기득권을 내려놓을 의지가 있다면, 선거제도 개혁 역행행보를 지금이라도 멈춰야 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도 선거제도 개혁에 의지가 있는 것인지 대단히 의심스럽다.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의석 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병립형을 고집하며, 노골적으로 선거제도 개혁의 퇴행을 꾀하고 있는 상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유지라는 협상안을 제시해 과연 선거제도 개혁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대단히 의심스럽다.

오랫동안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제시, 정치개혁을 정치적 자산으로 내세우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현재에는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어 매우 실망스럽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유지를 협상으로 제시하면서도 위성정당 창당 방지를 협상안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도 선거제도 개혁의 의지를 의심케 한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기득권 유지를 위하여 위성정당 창당 방지 약속을 번복하여 많은 빈축을 산 바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6석만 확보해야 했음에도 위성정당 창당으로 17석을 챙겼다.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당시 미래통합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6석, 15석 확보해야 했음에도 위성정당 창당으로 각각 17석, 19석을 확보했다.

지금이라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퇴행적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중단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을 총 의석의 3분의 1 수준으로 확대하고 50%로 퇴행된 연동률을 100%로 높히고 위성정당 방지안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에는 비례대표 의석이 총 의석(300석)의 16%(47석)밖에 되지 않고, 게다가 정당 득표율을 전체 의석수에 반영하는 것이 아닌 비례대표 의석수에만 반영하는 병립형 의석 배분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소수 정당이 의석을 차지하기 매우 어려운 상태이다.

경실련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확대하고 정당 득표율을 전체 의석수에 반영, 정당이 지역구에서 정당 득표율 만큼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초과 확보하면 이를 비례대표 의석을 통해 조정하는 연동형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합의문에 반드시 포함시켜 선거제도 개혁이 좌초되지 않도록 약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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